천만 촛불시민, 독일 '2017 에버트 인권상' 수상
[경향신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을 든 한국의 1000만 촛불시민이 독일 공익·정치 재단인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주는 ‘2017 에버트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박 전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가한 대한민국 시민이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선정하는 2017 인권상을 받게 됐다고 15일 밝혔다.
에버트 재단은 “민주적 참여권의 평화적 행사와 평화적 집회의 자유는 생동하는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구성요소”라며 “한국 국민들의 촛불집회가 이 중요한 사실을 전세계 시민들에게 각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재단은 또 “퇴진행동은 평화적 시위와 비폭력 집회를 가장 열정적으로 옹호한 조직”이라며 “평화 집회 권리를 행사한 모든 이들을 대신해 퇴진행동이 인권상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1925년에 설립된 에버트 재단은 비영리기구로 독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정치재단이다. 에버트 재단 인권상은 1994년 처음 제정됐으며, 매년 세계 각지에서 인권 증진에 탁월한 공헌을 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한다. 프리드리히 에버트는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독일에서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인물이다.
인권상 시상식은 오는 12월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며 촛불시민들을 대표해 퇴진행동이 상을 받을 예정이다. 시상은 쿠르드 벡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대표가 맡는다.
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수상자 선정의 의의를 설명하고, 촛불집회 1주년 기념행사·집회 등을 설명한다. 이 자리에는 스벤 슈베르젠스키 에버트 재단 한국 사무소 소장도 참석한다.
박진 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 촛불백서팀장은 “특정 단체나 개인이 아닌 특정국가의 국민이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에버트 인권상이 제정된 이래 처음”이라면서 “이번 수상이 퇴진 촛불로 이루고자 했던 적폐청산, 새로운 사회에 대한 요구가 실현되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나자 퇴진행동은 2300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지난해 가을 출범했다. 지난해 10월29일 첫 집회부터 지난달 4월29일 마지막 23차 집회까지 총 1684만8000명이 참석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냈다.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 있기 직전에 열린 지난해 12월3일 6차 집회에는 232만1000명이 모였다. 퇴진행동은 지난 5월 24일 공식해산을 한 후 기록기념위원회를 구성해 촛불집회 백서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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