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뤼미에르의 영화 뒤집기] '킹스맨: 골든 서클' 액세서리는 많아졌는데, 정작 매너는?
들어도 잘 구분하지 못하지만 미국식 영어와 비교해 영국식 영어엔 묘한 매력이 있다. 과하게 발음을 ‘굴리는’ 미국식에 비해 강건한 영국식 발음은 마치 족보 있는 가문 같은 느낌이다. 그 정수를 보여주었던 2015년작 <킹스맨>이 2편을 내놓았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는 카우보이 손에 들린 햄버거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거의 어벤저스급 등장인물들이 ‘킹스맨 유니버스’를 탄생시켰다.

철저하게 비밀에 둘러싸인 채 세상을 안전하게 지키는 임무를 수행해온 독자적인 국제 정보 조직 킹스맨. 그러나 어느 날 국제적 범죄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킹스맨 본부가 무참히 파괴된다. 에그시(태런 에저튼)와 멀린(마크 스트롱)은 킹스맨 ‘최후의 날’ 규약에 따라 발견된 위스키 병에서 ‘미국 켄터키’라는 키워드를 얻게 되고, 그곳에서 형제 조직인 스테이츠맨의 존재를 알게 된다. 또한 그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해리 하트(콜린 퍼스)와 재회한다. 전 세계를 장악하기 위해 위협적인 비즈니스를 추진 중인 골든 서클과 수장 포피(줄리안 무어). 이들의 계획을 막기 위한 킹스맨과 스테이츠맨의 합동 작전이 시작된다.

이 영화의 백미는 무엇보다 뮤지션과 음악이다. 엘튼 존, 존 덴버라는 영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가수를 등장시킨 것은 감독 매튜 본의 의도 같다. 엘튼 존은 카메오 수준을 넘어서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영화 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미국의 대표적인 컨트리 가수 존 덴버의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완성시킨다. 그는 아마도 엘튼 존에게는 경의를, 세상을 떠난 존 덴버에게는 존경의 의미를 부여한 듯 하다.
이렇게 뷔페처럼 볼거리 가득 차린 영화지만 왠지 몰려드는 아쉬움은 ‘지나침’에 있다.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듯 전편의 완벽하게 결합된 ‘신사도’와 ‘B급 정서’가 이번에는 마치 산발총을 난발하듯 이곳저곳에서 터진다. 로맨스, 액션, 전편의 오마쥬, 미국과 영국의 대비, 신사와 악녀, 노장과 청년의 힘, 섹스코드와 화장실 유머 등의 끊임없는 이어짐은 뷔페를 연이어 두 번 찾은 듯한 부담스런 포만감을 준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액션 블록버스터급’으로 진화한 것만은 분명하다. 사실 두 시간 동안 관객으로서 이 정도 눈 호사를 누리는 것도 그리 흔치 않은 경험일 것이다. 즉 <킹스맨 3> 탄생을 기대케 하는 시리즈물로서 생존하기 위한 기반은 구축한 셈이다. 왜냐구? ‘세상은 넓고 악당은 많기’때문이다.
[글 블랙뤼미에르(필름스토커) 사진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99호 (17.10.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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