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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공원 나무 그늘에 버스가 주차되어 있다. 보통 버스와 달리 만화영화 캐릭터가 그려져 있거나 알록달록 예쁘게 도색돼 있다.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버스는 폐차 버스를 이용한 작은 도서관이다.
스마트폰과 같은 첨단 IT기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책을 읽는 사람이 줄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진중한 독서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독서습관을 들이기 위해 도서관마다 어린이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 폐차 버스를 이용한 작은 도서관을 주택가 근처에 만드는 사업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다.
서울시에는 도봉구에 3곳, 중랑구 1곳에 폐차 버스를 이용한 작은 도서관이 있다. 모두 공원, 혹은 숲속에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도봉구에 있는 폐차 버스 작은 도서관 세 곳은 주택가 혹은 아파트단지 인근 공원에 위치해 접근성이 더욱 좋다.
도봉구는 2013년 10월 창동 '창골마을 붕붕도서관', 2016년 4월 쌍문동 둘리 유아 숲 체험장 내에 '둘리마을 붕붕도서관', 2017년 8월 방학동 샘말 어린이공원 내에 '샘말 붕붕도서관'을 개관했다. 버스는 관내 버스회사인 아진교통이 기증한 폐차 버스를 이용했고, 서울시 주민 참여 예산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만들었다.
도봉구는 폐차 버스를 이용한 작은 도서관의 이름을 '붕붕도서관'으로 통일했다. '붕붕도서관'마다 내부는 다채롭게 꾸며졌다. 구석구석에 작은 공간을 만들어 주 이용층인 유아 및 초등학교 저학년이 좋아할 내부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2016년 7월 개관한 중랑구 용마폭포공원 '책깨비 도서관'은 버스 뒤편지붕 위에 작은 원두막을 짓고 연결해 이층버스 효과를 주었다. 유아·어린이용 그림책, 동화책을 중심으로 같이 온 보호자가 볼 수 있는 책 등 1500여 권 내외가 폐차 버스 도서관 마다 비치돼 있다.
폐차 버스 도서관마다 어린이집 원생들로 구성된 단체방문객이 많다. 좁은 공간이기 때문에 단체방문객은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샘말붕붕도서관'에서 만난 아이세상어린이집 보육교사인 이숙자(49)씨는 "폐차 버스 도서관이 아이들에게 공중도덕을 배우는 교육현장으로 좋다"고 말했다. 또한 "책보기에 집중하면 차분하게 되고, 책 볼 때는 작게 말하고 조용히 해야한다고 말하면 아이들도 잘 따른다"고 했다. 다만 "어릴수록 오래 집중할 수 없기에 15분에서 20분 정도만 책을 보게 한다"고 말했다. 그 뒤 "주변 놀이시설에서 뛰놀게 하면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도봉구내 붕붕도서관 세 곳의 운영시간은 모두 11시부터 17시까지이며 법정공휴일과 추운 계절인 1~2월은 휴관한다. 숲속 창골마을붕붕도서관만 화요일 휴관하고 다른 두 곳은 월요일 휴관한다. 중랑구내 용마폭포공원 '책깨비 도서관'은 10시부터 18시까지 운영하며, 11월은 1시간 줄인 17시까지 운영한다.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과 12월부터 2월까지는 휴관한다. 신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