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입 수사 돌리려?..군, 정보 흘려 '증거인멸' 유도했나

서복현 입력 2017. 9. 2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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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하 "여론달래기 차원 조사로 알아

[앵커]

사실 정치댓글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것보다 더욱 충격적인 내용들이 들어있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가 압수수색 정보를 이틀 전에 알려줬다, 압수수색을 뭐하러 하느냐는 얘기가 당연히 나오고. 그 자체로도 중대한 범죄행위인데,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이 전 단장의 재판 중에 확인됐던 내용이 뭐냐면요. 2013년 10월 20일에 심리전단 요원들은 내부 자료를 삭제하고 하드디스크 등을 무더기로 복구 불능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9일부터 5일 간 요원 9명이 노트북 9대를 초기화 했고, 같은달 28일부터는 다른 사이버사 요원들이 쓰는 60여대의 노트북에 저장된 자료도 삭제한 것으로 나옵니다.

[앵커]

압수수색 정보를 알았다면 이 전 단장이 지시했다는 것인가요?

[기자]

네, 이 전 단장이 심리전단 요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는데요.

이 전 단장은 심리전단 1,2 대장 등 13명에게 '압수수색 대비 만전 신속히'라는 문자메시지를 2013년 10월 20일에 보낸 것으로 나옵니다.

녹취록에서 나오는 이 전 단장의 말대로라면, 국방부 조사본부로부터 압수수색 정보를 듣고 이 전 단장이 요원들에게 대비를 하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되는거죠.

[앵커]

그러면 국방부 조사본부가 한 일이 이태하 전 단장에게 압수수색 정보를 알려줘서 증거인멸을 유도하게 한 뒤, 도리어 증거인멸 부분을 수사했다… 자신들이 인멸하게 해 놓고 인멸했는지 여부를 수사했다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기때문에 이 전 단장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거죠. 이 말대로라면.

이 전 단장은 대선 개입을 했느냐, 정치개입을 했느냐를 가지고 하면 될 것을 2013년 10월 이후에 증거인멸을 했느냐로 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풀어보면요, 국방부 조사본부가 증거인멸을 유도한 뒤에 그 부분을 문제 삼으면서 정작 중요한 대선 개입이나 정치 개입 수사는 초점을 두지 않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앵커]

일부러 대선이나 정치개입 수사를 돌리기 위해 증거인멸 유도라는 함정을 팠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일단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전 단장의 발언은 그런 뜻으로 읽힙니다. 이 전 단장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여기 오면 다 까지고 그러면 어쩔 수 없으니 알아서 잘 정리하세요'라고 했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은 댓글 작업의 증거를 가지고 있으면, 또 국방부 조사본부가 확보하면 어쩔 수 없으니 미리 정리하라, 이렇게 되는 건데요.

이 말대로라면 조사본부가 대선이나 정치개입 관련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증거를 회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돌이켜 보면 최초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에 대한 진상조사 이것은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의 지시 아니었나요?

[기자]

네, 김관진 국방장관은 2013년 10월 15일에 직접 사이버사령부 정치개입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 직할부대인 조사본부가 이런 태도를 보였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겉으로 조사를 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부실 조사를 하고 사건 은폐 활동을 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이에 대해서 이 전 단장의 얘기가 있습니까?

[기자]

네, 이 전 단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관진 장관이 정치 공세가 심해서 회피하기 위해서, 여론을 달래기 위해서 전수조사를 다 했는데 하고나면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말하는데요.

이 전 단장의 말대로 정리하면 김관진 장관의 조사는 여론달래기 차원의 조사였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숨가쁘게 보도를 해 드렸는데 재차 정리해서 2부에서 다시 요약해서 정리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 녹취록 보도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해 그 부분도 정리해서 2부에서 마저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서복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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