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화력 지원은 삭제"..5·18 헬기 기록, 지우고 고쳤다

정성진 기자 입력 2017. 9. 2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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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헬기 사격 관련 연속 보도 오늘(27일)도 이어갑니다. 당시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그때 군 기록을 찾아내고 분석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그런데 기록이 조작되거나 폐기됐다면 오히려 방해가 되겠죠. SBS 취재 결과 헬기 사격 관련 군 문건에서 고치거나 사라진 흔적이 여럿 확인됐습니다.

정성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988년과 89년 비밀리에 활동했던 보안사령부 5·11 연구위원회 문건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직후인 80년 9월 작성된 이른바 '광주 소요사태 분석 교훈집'에서 항공 임무 즉 헬기 부대 임무를 '화력 지원'이라고 한 부분을 5·11 위원회가 문제 삼았습니다.

화력 지원 즉 헬기 사격이 주목적이었던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삭제 조치를 내립니다.

역시 전투교육사령부가 작성한 '충정작전 결과' 문건에서는 투입 장비 중 코브라헬기를 삭제하라고 했습니다.

강력한 공중 화력 지원 무기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광주에 투입됐던 코브라헬기는 경장갑 차를 뚫을 수 있는 벌컨포로 무장한 강력한 공격헬기입니다.

5·11 위원회는 급기야 '교훈집'에 문제 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공식 문서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달았습니다.

88년 여소야대 상황에서 보안사령부는 광주 청문회를 앞두고 5·11 위원회를 만들어 군 기록을 조작·폐기했던 겁니다.

5·11 위원회는 군에 광주 관련 서류들을 정리한 뒤 문서 존안 창고를 폐쇄하고 무기고로 바꾸라는 지시까지 내렸습니다.

[김양래/5·18기념재단 상임이사 : (군에서) 5·18 관련해서 사실을 은폐하려고 하거나, 축소하려고 하거나, 왜곡하거나, 왜곡하는 것을 방조하거나 그랬습니다. 일부는 조작됐거나 폐기됐다는 것에 대해서 저희가 확인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5·18 특조위도 지난주 육군본부를 방문 조사했는데, 80년 당시 헬기 부대를 관장한 육군 1항공여단의 전투 상보가 남아 있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여단의 전투 상보는 매일매일의 헬기 출동과 기총 사격 여부 등 작전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당연히 남아 있어야 합니다.

또 보안사령부가 마이크로필름으로 처리한 군 기록 일부가 시커멓게 돼 있어서 판독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특조위 관계자는 문건 조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 작업을 하고 있으며, 조작되지 않았을 헬기 조종사 등 개인 소유 군 기록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이재성, VJ : 김준호)    

정성진 기자capta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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