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폭로한 MB정부 국정원 수준..'사찰 대상자'에게 카톡?
개그맨겸 방송인 김제동이 MB 정권 블랙리스트에 대한 소회를 특유의 재담을 섞어 말했다.
김제동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의 10일차 파업 집회에서 자리에서 그동안 받은 압박들을 이야기했다.
김제동에 따르면 고 노무현 전대통령 1주기 행사를 앞두고 그는 국정원 직원을 만났다. 그 직원이 “노제 때 사회를 봤으니 1주기 때는 안가도 되지 않겠나, 방송 계속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김제동은 이에 “내가 가지 않으면 국정원이 협박한 것이 되지만, 내가 가면 협의한 것이 된다. 당신을 위해서라도 1주기 행사에 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 직원은 자신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사람”이라며 “VIP(이명박 전 대통령)가 김제동씨 걱정을 많이 한다”는 압박성 발언을 했다. 국정원 개혁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 지시에 따라 그 해 7월 MBC는 김제동이 진행하는 예능 프로그램 <환상의 짝꿍-사랑의 교실>을 폐지했다.

김제동은 “VIP와 직보하는 사이라기에 VIP에게도 말을 전하라고 하며 ‘지금 대통령 임기는 4년 남았지만 내 유권자 임기는 평생 남았다.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전세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말을 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이후 집에 들어가서는 무릎이 탁 풀리면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후회했다”며 “다음날 아침에는 공황장애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김제동은 국정원 직원에게 사찰 당한 경험도 익살스럽게 전했다. 김제동은 “국정원 직원 별로 겁내지 않아도 된다”며 “나 만나는 보고 문자를 국정원 상사에게 보내야 하는데 내게 잘못 보낸 적도 있다”고 밝혔다. 김제동은 “‘18시 30분. 서래마을 김제동 만남’ 이렇게 문자가 와서 내가 국정원 직원에게 ‘문자 잘못 보냈다’고 전화를 해서 알려줬다”며 “이런 사람들에게 국가안보를 맡겨도 되나 하는 불안감도 들었다”고 꼬집었다.
김제동은 이명박 정부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에 이름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노제 사전행사를 진행하고, 2010년 1주기 때 사회를 봤다는 것이 이유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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