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참상 그대로 담은 광주 시민 일기.."왜 그리 잔인했나"
[앵커]
5·18 당시의 참상을 보여주는 자료는 꽤 많습니다만, 당시 광주시민들이 직접 쓴 일기장은 어떤 기록보다 생생한 내용과 또 절절한 마음을 담고 있었습니다. 시민 5명의 일기장이 지금 5·18 기록관에 보관중입니다. JTBC 취재진이 일기장의 주인공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주이택씨는 1980년 5·18 당시 천주교 광주대교구 윤공희 대주교의 운전기사였습니다.
그가 당시 기록한 일기장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는데 지금 그 일기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관 수장고에 보관돼있습니다.
주씨는 광주 진상조사 특위가 출범한 날 다시 일기장을 꺼냈습니다.
[주이택/5·18민주화운동 기록 : 다시는 기억하지 않으려 했지만…이제는 세상이 달라졌잖아요.]
일기는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9일간의 참상이 빼곡히 담긴 기도문 형식이었습니다.
[주이택/5·18민주화운동 기록 : 항의하니까 노인도 때리더라고요. 3일간 타작을 하고… 굉장히 마음이 아팠습니다.]
일기장에는 공수부대의 만행과 시민의 아픔, 전두환 씨에 대한 분노 등이 감겨 있었습니다.
또다른 4명의 일기에도 당시 상황은 고스란히 기록돼 있었습니다.
광주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여고생은 "영어는 믿어도 한국어는 못 믿는다"며 언론 보도에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광주우체국 통신과장이던 오빠와 목포에 살던 여동생은 계엄군을 잔혹한 행동을 낱낱이 적었습니다.
[조한금/5·18민주화운동 기록 : 헬리콥터가 저수지에 시신을 빠트렸다고…나는 눈물이 나와 그때만 생각하면…]
당시 초등학교 6학년생이던 김현경 어린이는 5월 19일 일기 제목을 '공포'라고 썼습니다.
두렵고 슬픈 마음을 일기장에 적어놓았던 이들의 바람은 한 가지입니다.
[주이택/5·18민주화운동 기록 : 살아있는 자들의 숙명이고 책임…왜 그렇게 잔인하게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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