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샤(Kesha) 'Rainbow' | 와신상담한 와일드 디바


몇 년 전만 해도 도발적인 파티 걸 이미지를 내세운 와일드한 댄스 팝을 선보였던 케샤는 사실 닥터 루크에게 발탁되기 전까지만 해도 수학과 물리를 사랑하던, 만점에 가까운 SAT(대학수학능력시험)를 기록한 내쉬빌의 여고생이었다. 학교를 중퇴하고 18살의 나이에 케이티 페리, 마일리 사이러스 등을 프로듀싱한 닥터 루크의 키모사베 레코즈와 계약한 케샤. 섭식 장애와 스트레스로 입원 생활을 하며 닥터 루크와 소송을 진행하던 케샤는 이름 스펠링 사이의 달러 사인을 원래의 ‘S’로 바꾼 것을 시작으로 기존의 강한 이미지를 벗어 던진다. 덕분에 키모사베 레코즈에서 발매되긴 했지만 닥터 루크의 곡이 단 한 곡도 없는 이번 앨범에는 돌리 파튼의 노래를 작곡했던 자신의 어머니이자 싱어송 라이터인 피비 세버트의 곡이 다수 포함돼 있다. 어린 시절 홈비디오 장면이 들어간 ‘Learn to Let Go’를 두고서는 “진실로 진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를 과거로 만들고 열린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밝힌 케샤는 스눕 독, 핏불의 랩 트랙을 많이 만들어온 리키 리드와 함께 자신의 힘들었던 경험을 성숙한 목소리로 극복해냈다. 무려 벤 폴즈가 참여한 타이틀 트랙 ‘Rainbow’은 특유의 밝고 서정적인 피아노 뒤로 케샤의 목소리를 스트링 사운드가 뒷받침하고, 케샤가 ‘내 인생의 사운드트랙’이라 밝힌 돌리 파튼의 ‘Old Flames’는 그녀와 함께 불렀다. 1집 앨범 <Animal>로 한국에서 4K 플래티넘(400만장)을 기록한 케샤는 5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으로 ‘팝 디바’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중이다. 9월 말부터 미국과 캐나다 21개 도시에서 펼쳐지는 투어가 이미 전석 매진된 것을 보라. 고난을 겪은 뮤지션이 할 수 있는 일은 음악으로 그것을 승화해내는 것뿐. 앨범 제목 ‘Rainbow’처럼 그녀가 앞으로 무지개 길만 걷기를, 비 온 뒤 더 단단해진 땅 위에 아름다운 무지개를 드리워보길 기원해본다.
[글 박찬은 기자 사진 소니뮤직]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96호 (17.10.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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