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우 연극배우 10년만에 첫 스크린 출연 소감은?(인터뷰)




진지하고 올곧은 눈빛의 배우 전성우(30)를 만났다.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더 테이블'에서 전성우가 맡은 민호도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경진(정은채)에게 집요한 눈빛으로 다가가는 인물이었다. 영화 '더 테이블'은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에서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을 담고 있다. 네 개의 에피소드를 엮었으며 그중 전성우는 두 번째 에피소드에 출연했다. 최근 전성우를 만났다. 다른 많은 배우들처럼 그 또한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 아쉽다. 촬영 시간도 이틀이라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다. 현장 환경에 대해 많이 알지도 못했고, 그러다 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나는 내 연기에 대해서는 항상 만족을 못 한다. 좋아해 주고 잘 봐주면 너무나 고마운 일이지만, 자기 연기에 만족하는 순간 끝인 것 같다."
단편 영화 '하늘피리'를 제외하면 그가 스크린에 등장한 건 영화 '더 테이블'이 처음이다. 개봉은 '하늘피리'가 먼저였지만 촬영은 '더 테이블'이 빨랐으니 사실상 '더 테이블'은 전성우 인생의 첫 영화다. 그는 '더 테이블'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흥미를 느꼈다.
"특별하지 않은데 특별한 느낌이었다. 특별하다는 게 꼭 자극적이거나 화려한 것만 뜻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지만 스쳐 지나가는 것들, 그런 것들이 인물들의 대화나 상황으로 전달되는 걸 보고 특별하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영화에서 그는 배우 정은채와 호흡을 맞췄다. 과거 하룻밤 사랑을 나눈 사이로 등장하는 두 사람은 상대에 대한 확신이 없어 호감을 선뜻 표현하지 못한다.
"(정은채는) 수수하고, 어떻게 보면 차가운 이미지도 있다. 굉장히 조용하다. 경진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처음이고 하니까 여유가 없을 수 있는데, 불편하지 않게 많이 배려해 주셨다. 민호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따로 생각해 만들지 않아도 같이 얘기하면 내가 자연스럽게 민호가 됐다."
극 속에서 민호는 경진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서툰 행동으로 경진을 계속 불편하게 한다. 로맨스 기류와 아슬아슬한 상황 사이에서 둘은 위태롭다.
"제일 하고 싶었던 캐릭터는 당연히 민호였다. 민호는 경험도 많지 않고, 모든 게 서툴다. 진심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 미흡하다. 나도 표현을 잘 못 하는 성격이라 그런 부분에서 많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 나도 민호처럼 행동할 것 같다."
그의 배우 데뷔작은 2007년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다. 당시 어린 정조 역을 맡았던 전성우는 그 이후 뮤지컬 '쓰릴 미' '여신님이 보고 계셔' '블랙 메리 포핀스'와 연극 '데스트랩' 'M.Butterfly' 등을 통해 뮤지컬·연극계 스타로 부상했다. '뷰티풀 마인드' 등 드라마에도 도전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데뷔, 그리고 이제 딱 10년이다. 전성우는 잠시 지난 10년을 되돌아 봤다.
"어릴 때는 마냥, TV에 나오는 사람이 멋있어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공연과 연기라는 걸 처음 해 보고,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또, 누군가가 내 연기를 보고 힘을 받고 변화하게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도 힘과 용기를 얻기도 했다. '내가 해도 되는 일인가'에서 '하고 싶다, 해야겠다' 쪽으로 조금씩 확고해지는 것 같다."
그는 고등학생 때 처음 연기를 접했다. '피크닉'이라는 공연을 하며 무대에 섰고, 떨림과 벅찬 감정을 느꼈다. 10대 소년이 30대 배우가 되는 사이 그는 철이 들었다고 말했다.
"철부지였다가 조금 더 철이든 것 같다. 원래도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까불거리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린 건 어린 거잖나. 어렸을 땐 모든 면에서 급했다. 나는 연기는 급하면 절대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여유가 있어야 오롯이 표현할 수 있다. 그런 걸 조금씩 깨닫게 된 것 같다."
전성우는 지난 연기 인생을 톺아보면 "말 못 할 후회들이 많다"며 미소지었다. 동시에 그럼에도 그런 선택이 있어 지금의 자신이 있는 것 아니겠냐며 담담하게 대답하기도 했다.
"거기서 바뀌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을 거다. 물론 다른 걸 선택한다고 이 길로 못 오는 건 아니지만. 잘 왔다기보다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생각을 긍정적으로 하려고 한다. 비관적으로 있어봤자, 후회 속에 갇혀 있으면 발전이 없다."
글= 뉴스엔 객원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 사진= 한제훈(라운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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