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희토류 가격..전기車 부품소재업계 '긴장'
전기자동차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부품으로 사용되는 희토류의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006400), LG화학(051910)등 전기차 부품소재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 네오디뮴 가격 올들어 80% 급등
8일 광산전문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네오디뮴의 가격은 올들어 80%가량 상승했다. 지난 1월 ㎏당 330원이던 가격은 지난달 기준 78% 오른 590원에 거래되고 있다. 네오디뮴 등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자석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한국비철금속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는 희귀 금속이 나오지 않아 수급에 민감하다”며 “희토류 가격이 오르면 자석 생산 비용이 오를 수밖에 없는데, 업체들이 곧바로 가격에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희토류 가격 급등에는 전 세계 희토류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 내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환경오염을 이유로 6대 국유 희토류 기업 외에는 채굴 및 생산을 금지하고, 생산량을 연 10만5000톤으로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 자원세를 최대 27%까지 부과하는 등 수출 규제도 시행해 현지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은 커질대로 커진 상태다. 지난 2014년에는 중국 정부가 ‘대형 희토류기업 그룹 조직개편사업지도’를 통해 전국의 모든 희토류 관련 광산 및 제련 업체를 99개에서 6개로 통폐합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국내 관련 업체들이 희토류 가격 상승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또 있다. 중국의 희토류 자원무기화 전력이다. 중국은 2014년 일본과 센카쿠열도 분쟁을 계기로 대(對)일본 희토류 공급을 전년 대비 40% 축소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제재를 받으며 사건은 일단락됐으나 국제 희토류 가격은 여전히 중국의 입김에 좌지우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국제 희토류 공급은 중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으로 인해 한·중 관계가 계속해서 악화되면 국내로 유입되는 희토류 수급에 압박이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사용되는 희토류의 약 60%는 중국산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희토류는 평균 1448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평균 58.86%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평균 3214만달러로 집계됐다.
◆ “희토류 부르는 게 값 될 수도"...중국 자원무기화 우려
중국 내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희토류의 가격이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트라 다롄무역관에 따르면 2015년 중국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시장 규모는 3조6900억위안(약 598조원)을 기록했으며, 2020년까지 39조9700억위안(약 648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체 희토류 소비 중 가장 많은 비중(40%)을 차지하는 네오디뮴 자석의 수요는 지난해 약 8만8000톤에서 2020년 약 12.7만톤으로 연 평균 10.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네오디뮴 자석 수요 전망을 기초로 글로벌 희토류 수요가 2015년 이후 연평균 5~10% 성장해 2019년에는 40만톤으로 고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앤디 홈(Andy Home) 로이터 금속 전문 칼럼니스트는 “중국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생산을 위해 장기적인 부품 및 소재 공급 업체를 찾을 것”이라며 “중국의 희토류 업체들이 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을 경우, 시장에 나오는 희토류의 양이 줄면서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강효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희토류 생산과 대체품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나 아직 가시화된 성과가 없다”며 “중국 중심의 희토류 독점 구조 및 중장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한국은 현재 충북 충주와 강원 홍천에 약 2500만톤 희토류 광맥이 발견돼 추출법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추출 기술 보유국은 중국과 미국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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