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언양불고기, 야들야들 쇠고기에 양념 살짝 불맛 더하니 '살~ 살 녹네'

기자 2017. 9. 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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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등심 부위를 조리해 구워낸 언양불고기. 일반 불고기와 달리 양념 맛이 약한 반면, 연한 육질에 고소한 맛이 더 강하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일제부터 도축장·푸줏간 많아

고속도 건설 근로자들 입소문

살 사이사이 기름 박힌 등심

육즙 많아 노약자도 먹기좋아

겉부분, 석쇠로 센불서 빠르게

속부분은 중불로 익혀야 제 맛

쌈채소와 곁들이면 영양 완벽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한식을 ‘K-푸드’라고 부르며 한국음식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식을 접해본 외국인들이 꼽는 최고의 메뉴는 단연 불고기와 비빔밥이다. 특히 불고기는 ‘한국식 바비큐 요리’라 하여 육식을 즐기는 이라면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어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보통 불고기라고 하면 쇠고기를 양념에 재우고 채소를 넣고 자작하게 만든 한국 전통 음식을 지칭한다. 돼지고기에 고춧가루나 간장 양념을 써서 만든 것은 별도로 돼지불고기라고 부른다. 세계적으로 고기를 먹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이렇게 양념에 재워서 구워먹는 고기 음식으로는 불고기가 유일하다.

불고기라는 이름은 ‘불에 구워먹는 고기’라는 뜻으로 생겨난 것으로 추측된다. 이것이 점차 양념한 고기를 익히는 의미로 바뀌었다. 불고기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고구려인들이 먹던 ‘맥적(貊炙)’이라는 음식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여기서 맥(貊)이란 고구려를 지칭하는 말로, 맥적은 ‘고기를 양념장에 재워서 꼬챙이에 꿰어 숯불에 구워먹는 것’을 의미한다.

고려시대에 불교가 국교가 되고 사찰음식이 발달하면서 육식이 쇠퇴했으나 13세기 이후 몽골이 고려를 지배하면서 다시 육식이 성행했고, 이때 맥적이 ‘설야멱적(雪夜覓炙), 설리적(雪裏炙), 설야적(雪夜炙)’이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났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설야멱적’이 얇게 저민 쇠고기의 등심이나 안심을 양념한 뒤 석쇠에 구워 잣가루를 뿌린 ‘너비아니’가 됐다.

불고기와 관련된 재미난 이름으로 ‘방자구이’가 있는데, 방자구이는 양반 심부름을 하는 하인이 마당에서 양반을 기다리다가 급하게 소금만 뿌려서 먹었다고 하여 붙여진 음식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불고기는 조리법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고기를 얇게 저며 양념에 재운 후 육수를 자박하게 구워내는 국물불고기와 국물 없이 석쇠에 바싹하게 구워내는 석쇠불고기가 그것이다.

같은 불고기라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육수를 사용한 국물 불고기는 일반적으로 서울이 유명하고, 바싹 불고기는 경남 언양(현 울산 울주군 언양읍)과 전남 광양이 유명하다. 서울식 불고기는 고기에서 나온 육즙과 양파, 간장, 마늘 등 갖은 양념이 함께 어우러져 달콤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광양불고기는 얇게 저민 소고기에 양념을 묻혀 숯불 석쇠에 바로 구워내는 방식이라 석쇠불고기에 더욱 가깝다.

오늘 소개하는 언양불고기는 본래 언양읍의 향토 음식으로, 이 지역 특산물인 쇠고기를 얇게 썬 후 양념해 조리한 불고기이다. 언양에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도축장과 푸줏간이 많았는데, 1960년대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모여든 근로자들이 고기 맛을 접한 후 맛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언양불고기를 내놓는 식당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불고기 요리는 보통 쇠고기 등심 부분을 많이 이용하는데 등심 주위의 지방이 살 사이에 많이 들어 있어 맛이 좋고 더 연하다. 등심은 육즙이 풍부하고 고기의 결도 좋아 아이들이나 연로한 분들도 즐겨먹기 좋다. 쇠고기의 단백질인 미오신과 미오겐은 40도 전후에서 응고하는데 이때가 가장 맛이 좋기 때문에 중불에서 익히는 것이 좋다.

석쇠로 구울 때는 석쇠를 불에 얹어 달군 다음 고기를 펴놓고 센불에서 겉만 재빨리 익힌 후 중불에서 천천히 속까지 익혀낸다.

이렇게 구워낸 불고기에 깻잎과 상추, 배추 잎, 산나물 잎 등 쌈을 곁들여 먹으면 영양적인 면에서 더욱 완벽한 음식이 된다. 이렇게 먹는 쌈을 ‘복쌈’이라고 하는데, 육식과 채식을 통해서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할 수 있으니 ‘건강도 지키고 복도 많이 받으라’는 의미가 포함된 것이다. 가족 행사나 기념일에도 빠지지 않고, 세계인에게도 사랑 받는 쇠고기 일품요리인 언양불고기로 늦여름 특별한 건강밥상을 준비해보자.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만들어보세요

재료

쇠고기 등심 600g, 배즙 3T, 양파즙 3T, 양념장(간장 6T, 설탕 3T, 다진 파 2T, 다진 마늘 1T, 깨소금 1T, 참기름 1T, 후춧가루 1/4T)

만드는 법

1. 쇠고기 등심은 얇게 썰어서 배와 양파즙에 재워둔다.

2. 간장과 설탕,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 후춧가루를 넣고 모두 섞어준다.

3. 배와 양파즙으로 밑간을 한 쇠고기 등심은 그릇에 담아서 2의 양념을 부어준다.

4. 양념이 고기에 잘 스며들면 석쇠에 고기를 올리고 바싹 구워준다.

5. 잘 구워낸 고기는 접시에 예쁘게 담아낸다.

조리 Tip

1. 국물불고기는 가을에 나오는 시래기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2.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 고기는 올리브유나 식용유를 한번 바른 후 밀봉하여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더욱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

3. 불고기는 얇게 저며 양념에 재우기 때문에 등급이 너무 높은 고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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