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원가절감이 사고 불러..방폭기능 없는 방폭등 사용

김정훈 기자 2017. 9. 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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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노동자 4명이 숨진 STX조선해양 건조 선박 사고원인 중 하나가 원청과 하청의 무리한 원가절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청이 원가를 절감하려고 가스폭발 등에 약한 방폭 기능이 없는 방폭등을 사용하는 등 안전시설 부족이나 관리를 소홀히 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경 수사본부는 5일 “사고가 발생한 잔유(RO) 보관 탱크에 설치된 깨진 방폭등 1개를 포함해 방폭등 4개는 모두 방폭 기능이 전혀 없었다”며 “해당 방폭등은 완제품 형태라기보다는 비전문가가 방폭등 속 전구나 겉유리를 교체하기 위해 오링이나 패킹으로 봉합·밀폐 방폭등을 임의적으로 조작해 방폭 성능이 소멸된 것”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STX조선해양과 협력업체가 원가절감 차원에서 방폭 부품을 교체하면서 방폭기능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방폭 성능이 있는 방폭등과 없는 방폭등의 원가 차이는 2~3배 정도 난다고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또 사고가 발생한 잔유 탱크에 설치된 공기 배기·흡입관 등 환기시설이 기준보다 2배가량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사고 잔유 탱크의 작업표준서에는 배기관 4개, 흡입관 2개를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배기관 2개, 흡입관 1개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애초에 작업 당시 설치된 환기시설로는 제대로 된 환기가 어려웠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수사본부는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안전시설 부족과 관리소홀 등이 사고의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사고 당시 발화원인으로 추정된 방폭등이 깨져있다. |해경 수사본부 제공

앞서 수사본부는 노동자 37명의 고용계약서를 위조한 혐의로 숨진 작업자들이 소속된 STX조선 재하청 업체의 직원 1명 등 2명을 최근 불구속 입건했다. 수사본부는 STX조선해양 폭발사고와 관련해 지금까지 모두 11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오전 11시 37분께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잔유(RO) 보관 탱크에서 폭발이 일어나 안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4명이 숨졌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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