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계엄군, 광주시민을 '적'으로 규정했다
[경향신문] ㆍ당시 육본 작성한 2급 비밀 문서 ‘충정작전’서 첫 확인
ㆍ붙잡은 사람은 ‘포로’…광주 재진입 작전 때 기록한 듯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광주시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진압 작전을 펼쳤다는 것을 보여주는 군 기록이 처음 발견됐다. 군에 붙잡힌 시민은 ‘포로’로 표현됐다.
경향신문이 30일 5·18 당시 작성된 ‘충정작전’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확인한 결과 계엄군은 광주시민을 ‘적’으로 규정했다. ‘2급 비밀’로 지정된 이 문서는 당시 육군본부 작전참모부가 작성한 것이다.
‘충정작전’은 1980년 5월17일 신군부가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한 후 계엄군의 시위 진압 때 사용한 작전명이다. 당시 전국 201개 지역에 군인 2만3000여명이 배치됐고, 광주지역 계엄군 작전은 ‘광주권 충정작전’으로 불렸다.
이 문서는 5월21일 도청 앞 집단 발포 이후 잠시 광주 외곽으로 물러난 계엄군이 ‘광주 재진입 작전’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은 5월23일부터 광주 재진입 작전을 논의했으며 5월27일 새벽 공수부대를 앞세워 전남도청 등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작전명은 ‘상무충정작전’이었다.
문건은 공수부대와는 별도로 보병인 20사단과 31사단의 작전 지침을 담고 있는데 시민군을 ‘적’으로 표현했다. ‘공격 실시 방법’ 지침에서 군은 “공격 시 ‘강력한 적’과 만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우회하고 기동타격(지원) 요청을 하라”며 시민군을 또 한 번 ‘적’으로 규정했다. 군은 작전 개념을 설명하며 “(광주권을) 2개 지역으로 분할하여 제20사단과 제31사단이 내곽에 대한 공격 및 ‘잔적 소탕작전’과 봉쇄작전 실시”라는 지침을 내렸다. 군이 붙잡은 시민들은 ‘포로’로 간주하도록 했다. 이 지침에는 공격과 포획을 하는 타격조, 강력한 폭도를 타격하는 기동타격조, 포로 발생 때 데려가는 후송조로 공격 부대를 편성토록 지시했다.
육군본부의 이 같은 작전 지침을 바탕으로 광주권 충정작전을 수행한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는 ‘상무충정작전’ 세부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광주시민들을 ‘폭도’로 표현한 군 문건은 많았지만 ‘적’으로 기록한 문서는 이례적이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관계자는 “이 문건은 당시 계엄군이 광주시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진압 작전을 펼쳤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계엄군이 광주에서 기관총과 수류탄 등 무려 51만발의 실탄을 사용한 이유도 이 기록에서 충분히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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