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공감] '크리미널마인드' 200억 드라마에 건질 게 카메오 뿐이라니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크리미널마인드'가 근래 보기 드문 혹평을 받고 있다. 연출, 극본, 배우까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30일, 후반부의 시작을 앞두고 있는 케이블TV tvN 수목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극본 홍승현·연출 양윤호)는 범죄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심리를 꿰뚫는 프로파일링 기법으로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범죄 심리 수사극이다.
앞서 '크리미널마인드'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동명의 미국 드라마의 세계 첫 리메이크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아이리스'를 연출한 홍승현 PD가 나선다며 대작이 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베일이 벗겨지자마자 시청자들은 혹평을 쏟아낼 수 밖에 없었다. 연출, 극본, 배우까지 그 어느 하나 시청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크리미널마인드'는 강기형(손현주), 김현준(이준기), 하선우(문채원) 등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중심 스토리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범죄 사건 관련된 옴니버스식 스토리를 이야기 하기에도 바빠, 10회 분량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강기형의 이야기조차 제대로 된 스토리 라인이 그려지지 않았다.
강기형은 지난 4회에서 살인마 리퍼(김원해)의 손에 아내를 잃었다. 당시 현장에서 리퍼를 체포했으나, 그는 너무나도 손쉽게 탈옥했다. 그 이후 10회가 지났지만 별다른 상황의 진전은 없다. 그나마 지난 9, 10회에 리퍼가 다시 등장했다는 이야기가 언뜻 등장했으나, 시간적으로 너무 동떨어져 흐름이 뚝뚝 끊겼고, 집중도 되지 않았다.
김현준과 하선우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나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을 함께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 각자 어떤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10회, 두 사람은 강기형의 아들 강한별(김강훈)과 만나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로맨스의 분위기를 풍기며 캐릭터 설정은 더욱 미궁으로 빠진 상황이다.
주연들의 이야기도 제대로 풀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다른 출연진들의 매력은 드러날 틈도 없다. 특히 유선이 맡은 나나황 역과, 고윤이 맡은 이한 역은 동명의 원작 미국 드라마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역할이었다. 그러나 한국판 '크리미널마인드'에서는 외면적 특성만 드러났을 뿐, 제대로 된 대사나 역할 하나 없다. 기껏해야 주인공들의 업무를 도와주는 게 전부다. 원작의 제대로 역할을 살리지도 못했을 뿐더러 극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도 못한 채 소모되고 있다.
그렇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살릴 수 있을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탁월한 것도 아니다. 앞서 문채원은 웅얼거리는 발음으로 논란이 됐고, 이준기는 과하게 연기하는 것 같다는 평을 받았다. 데뷔 27년차 배우 손현주 또한 강기형의 무뚝뚝한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연기에 감정을 싣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드는 수준이다. 신인 배우 고윤도 흐름에 녹아들지 못하며 '발연기' '금수저'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이선빈의 메이크업과 나나황의 스타일링 또한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어느 배우 하나 극에 제대로 몰입된 배우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배우들의 연기뿐만 아니라 극본 자체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엔 역부족이다. 살인 사건이 계속해 그려지는 수사물의 특성을 제외하더라도, 드라마는 자극적이고 징그러운 소재로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했다. 살인마 리퍼가 피해자들을 칼로 수차례 찌르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거나, 아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들이 계속해 등장해 보는 이들을 걱정케 했다. 케이블 편성 밤 11시대 드라마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15세 이상 관람가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 그 결과 시청자들의 무관심을 낳았다.
연출은 더하다. 당초 회당 10억원, 총 200억에 가까운 제작비를 투입해 2017년 대작을 예고했지만 CG(Computer Graphic, 특수효과)는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첫 회 등장했던 폭발신과 각종 CG들은 시작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기대를 와르르 무너뜨렸다. 혹평이 쏟아진 이후로는 CG 장면을 극도로 최소화 했고, 현재는 사건을 브리핑 하는 장면 외에는 제대로 찾아보기 힘들다.
BGM(Background Music, 배경음악)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대작 드라마라고 홍보했던 것과 달리 아직까지 공개된 OST는 단 하나로, 그 마저도 극에 어울리지 않는다. 첫 회에서 혹평을 받았던 해당 OST의 일부분은 방송에서 제외됐으나, 엔딩 신에서는 다른 부분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이는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이 탐탁지 않게 여긴 부분이었지만 아직도 변화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200억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드라마라고 보기엔 연출과 OST 등등, 그 어느 곳에서도 제작비를 쓴 흔적을 볼 수 없다.
그나마 최근 볼만한 이유를 꼽아보자면 카메오 출연 배우들이다. 앞서 배우 김인권, 김수향, 조한철, 이윤미, 정태우 등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그들은 전에 볼 수 없었던 매력으로 역대급 열연을 펼쳐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주연배우들보다 1, 2회 출연하는 카메오 배우들이 극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다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임수향 출연분의 경우 바닥을 쳤던 '크리미널마인드'의 시청률을 소폭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조금 부풀려 말하자면 연출, 극본, 주연배우를 빼면 볼만한 정도다.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의 세계 최초 리메이크라는 위상은 떨어졌다. 기대를 모았던 첫 방송 시청률은 4.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냈지만 현재 최저 시청률 2.3%까지 떨어졌다. 지상파 제작비의 수십 배에 달하는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tvN 최고 실패작이라 꼽히는 드라마 '안투라지'(2016) 못지 않다.
시청자들은 더이상 '크리미널마인드'를 재밌어하지 않는다. 때문에 남은 10회도 그닥 기대되진 않는다. 손현주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도, 이준기 문채원의 이야기를 어딘가에다가 밀어 넣어야 한다. 다른 캐릭터들도 버릴 수 없다. 이것들을 살려보고자 하는 감독의 욕심이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이 조잡해지기 좋은 상황이다. 과연 죽어가는 '크리미널마인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두고봐야 할 일이다.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크리미널마인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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