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온가족 잃은 아이의 끝나지 않은 슬픔
주변 아이들 "너희 엄마, 아빠 모두 돌아신거야? 질문
결국 2차례 전학 후 이름까지 바꿔가며 학교 생활
여러 사연 가운데 특히 온 국민의 코끝을 찡하게 한 사연이 있었다. 세월호에서 영문도 모른 채 모든 가족을 잃고 배가 침몰하기 전 가까스로 구조된 당시 다섯 살배기 권모(현재 8세)양의 이야기다.
권양은 사고 2년 만인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트라우마 치료와 주변의 보살핌으로 점점 세월호 사고의 상처가 아물어갈 무렵이다.
권양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랐던 친척들의 기대는 걱정으로 바뀌었다. 학교 아이들이 “너희 엄마, 아빠 모두 돌아가신 거야?”라며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서다. 철없는 아이들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툭 던지는 질문을 교사들도 막을 순 없었다.
권양은 현재 기초생활수급자인 상태라고 한다. 법원은 권양에게 지급된 보상금과 성금ㆍ보험금 등 15억원을 만 30세가 될 때까지 은행에 신탁하라고 결정했다. 만 25세가 되면 재산의 절반을 지급받고, 만 30세 때 나머지 재산을 모두 지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직 어린 권양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다.
친척들은 권양의 상처가 아물도록 평범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그러면서도 성인도 아닌 초등학교 1, 2학년 또래의 철없는 호기심과 관심을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도 없어 걱정하고 있다.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 신항에서 지난 29일 만난 권양의 큰아버지 권오복씨는 "조카가 현재 넉넉하지 않은 형편 속에 힘겹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며 “어른들은 조카가 누구인지 알 수밖에 없지만, 주변 아이들은 과도한 관심을 갖지 않도록 부모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포=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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