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정대현, "아이돌의 연기도전..편견 깨준 옥주현 선배님 최고"[인터뷰]

[서울경제] 아이돌 그룹 B.A.P의 멤버 정대현이 ‘나폴레옹’을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7월 15일 샤롯데씨어터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 뮤지컬 ‘나폴레옹’은 위대한 영웅 나폴레옹을 둘러싼 대 서사시를 그려낸 작품.

작품은 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유럽의 18세기,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라는 강한 신념과 뛰어난 전략으로 툴롱 전투, 이집트 원정, 마렝고 전투에 이르기까지 승리로 이끌며 황제의 자리까지 오른 나폴레옹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의 야망을 간파하고 나폴레옹을 황제의 자리까지 이끈 조력자이자 그를 이용하려 했던 정치가 탈레랑, 나폴레옹의 정치적 지지자이자 반기를 드는 동생 뤼시앙, 나폴레옹을 사로잡은 연인 조세핀을 주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뮤지컬배우 겸 B.A.P 정대현 /사진=조은정 기자

정대현은 뮤지컬 ‘나폴레옹’에서 나폴레옹의 동생 뤼시앙 역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그는 “가수 경력은 6년차가 됐지만, 뮤지컬에 대해선 아직 모르는 게 많다”며 “아이돌이 연기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확실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에 대한 편견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편견은 실력도 검증되지 않았는데 단지 ‘아이돌’이란 이유로 주역으로 캐스팅 됐다는 시선이다. 그렇게 되면 앙상블부터 차근 차근 실력을 쌓아온 배우들의 기회를 앗아간다는 오해까지 더해져 대중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지게 된다.

정대현 역시 대중의 편견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아이돌이란 타이틀에 기대지 않고 새내기처럼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했다.

“아이돌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뮤지컬이든 드라마 쪽에 오셔서 최선을 다한 분이 있고 아닌 분들도 있었다고 봐요. 무수히 많은 분들이 있었지만 누가 잘했다 못했다고 말할 순 없을 듯 해요. 하지만 잘하면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편견 섞인 그런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모든 걸 비우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새내기처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계속 겸손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요.”

그는 아이돌의 연기 도전 편견을 깨준 선배로 옥주현을 꼽았다. 뮤지컬 ‘레베카’ 영상을 통해 만난 옥주현의 가창과 연기력은 ‘선배님 대박이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들었다고 한다.

“뮤지컬을 많이 본 적이 없어요. ‘빨래’ 랑 ‘록키호러쇼’는 극장에서 직접 봤는데, ‘레베카’ 는 아직 영상으로 밖에 보지 못했어요. 이번 ‘나폴레옹’을 준비하면서 많은 정보를 찾아보던 중 ‘레베카’ 영상을 보게 됐어요. 와!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주현 선배님은 제가 가수 활동 하면서 힘든 걸 이미 겪으셨고, 아니 한참 넘으셨고 거의 가수 쪽에서 탑으로 존재하셨던 분이잖아요. 아직 직접 만난 적은 없어요. 이번에도 ‘레베카’ 공연을 하시더라구요. 직접가서 볼 계획입니다.”

정대현의 마음을 잡아 끈 뮤지컬은 ’나폴레옹’ 외에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데스노트’, ‘킹키부츠’, ‘헤드윅’ 등이다. 그 중에서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꼭 하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열의를 불태우기도 했다.

첫 뮤지컬 데뷔인 대현이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인물은 같은 뤼시앙 배역을 맡고 있는 배우인 백형훈, 진태화, 비투비 이창섭이다. 그는 “형들이 있었기에 무대에 설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무대에서 어떻게 해야 될지 전혀 몰랐을 초보 뮤지컬 배우 대현은 배려심 깊은 형들 때문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백형훈 형은 그의 ‘록키호러쇼’ 뮤지컬에 초대하는가 하면, 이창섭은 낯가림이 심한 대현이 보다 편하게 다가올 수 있게 친한 형처럼 부담 없이 챙겨줬다고 한다.

“제가 아직 칭찬을 받기엔 턱없이 부족한 경력이라고 생각해요. 편하게 다가와주신 형들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저희 작품엔 베테랑 분들 밖에 없어요. 뮤지컬 하시는 분들 중에도 손 꼽히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너 왜 이걸 못해?’ ‘왜 노력 안해?’ 이런 소리만 안 들어도 일단 괜찮은 것 같아요. 조금씩 조금씩 무대에서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한편 뮤지컬 ‘나폴레옹’은 10월 22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