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드라마의 계보] 공유, 장혁, 임수정의 풋풋한 신인 시절

구성 및 편집/뉴스큐레이션팀 정영민 2017. 8. 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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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지만 진지했던, 우리들의 이야기

우리나라 청소년 드라마의 시초는 1975년 MBC에서 방영된 '제3교실'이다. 배우 이정길과 이효춘이 나온 '제3교실'은 매회 다른 에피소드로 청소년의 고민을 다뤄, 약 5년간 방송되었다. 이후 나온 청소년 드라마가 1981년 KBS의 '억척선생 분투기'다. 가출, 폭력 등 청소년 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거진 1990년대에는 청소년 드라마의 전성기였다. KBS, MBC, EBS 등에서 같은 시기에 각각 청소년 드라마를 방영해 경쟁할 정도였다. 비슷한 컨셉을 지녔던 청소년 드라마는 2000년대 들어서 캐릭터와 주제, 연출이 다양해졌다.

┃고교생 일기 (KBS, 1983~1986)

/KBS 제공.

중·고등학교의 교복 자율화가 시행됐던 1983년 처음 방영된 KBS 드라마. 최재성, 채시라, 강수연, 손창민, 하희라 등이 출연해 청춘스타로 사랑받았으며, 특히 반장 역할을 맡았던 이청의 인기가 대단했다. 초기 20분짜리 일일 드라마로 시작해 50분짜리 주간 드라마로 재편성돼 1986년 종영했다. 요즘 청소년 드라마처럼 청소년들의 성장통을 다루기보다는, 청소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계몽적인 성격이 강하다. 가수 민해경이 부른 OST인 '고교생 일기'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이 노래의 가사 역시 '너와 나는 고교생/ 진리의 물을 마시자/ 푸른 풀잎처럼 자라자'처럼 청소년을 선도하는 느낌이 강하다. 여담으로 이 드라마에서 음악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노래를 부르던 배우 박길라는 실제로 가수가 되었다.

┃사춘기 (MBC, 1993~1996)

/방송 화면 캡처

90년대 중반 청소년 드라마 붐을 본격적으로 일으킨 작품이다. 1993년~1995년까지 시즌 1, 1995~1996까지 시즌 2가 방영되었는데, 시즌 2는 전편만큼 성공적이진 않았다. 각각의 주인공과 등장인물이 다른데, 드라마 '사춘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시즌 1의 주인공인 스포츠 머리의 아역배우 정준을 떠올린다. 당시 15세였던 정준은 순진하고 섬세한 중학생 감성을 잘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이 드라마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 정준(동민 役)이 누나의 속옷을 이용해 가짜 근육을 만들어 벌어지는 일을 다룬 '육체미 소동' 편은 1994년 국제 청소년 방송제에서 입상했다. 또한 7차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이 에피소드의 대본이 실렸다. 한편, 드라마 '사춘기'는 강원도 춘천에서 촬영돼 청소년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영상미도 뛰어났다. 춘천시에 있는 강원사대부고가 이 작품의 배경이다.

┃공룡선생 (SBS, 1993~1995)

/방송 화면 캡처

청소년 영화 '공룡선생'이 개봉한 이듬해인 1993년, SBS에서 같은 제목으로 방영한 드라마다. 배우 이정재와 김희선의 데뷔작이며, 아역 출신의 이민우, 이의정, 안연홍 등이 출연했다. '공룡선생'이란 제목의 의미는 '멸종한 존재', 즉 현시대에 찾아보기 힘든 이상적인 선생님이란 뜻이었다. 드라마 속에서 선생님은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인생 선배가 되어주고, 학생들은 이런 선생님을 존경하고 따르는 모습이 그려진다. '너무 힘들다고 느껴질 때/우리 모두 하늘을 봐~'로 시작하는 드라마 OST는 당시 인기 혼성그룹 잼(JAM)이 불렀다.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 (KBS, 1995~1998)

/방송 화면 캡처

KBS에서 1995년부터 3년여간 방송된 청소년 드라마로, 독특하게 드라마국이 아닌 교양국에서 제작되었다. 그 이유가, 방송 초반 드라마 형식의 에피소드가 나간 후 자녀와 부모들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구성됐었기 때문이다. 매회 주제와 주인공, 배경이 되는 학교가 달라지는 단막극 형식인데, 한 번 나왔던 등장인물들이 여러 편의 에피소드에 나오기도 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등장인물이 상당히 많은데 최강희, 양동근, 최민용, 기태영, 안재모, 김래원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어른들은 몰라요' 하던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어린 배우들은 이제 성인 연기자들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일진회, 우열반 편성, 사학비리, 청소년의 성 문제 등 당시 이슈가 되던 주제들을 솔직하게 다뤄 호평과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일부 기성세대는 '세대 갈등을 더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가 종영한 후에는 '접속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교양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여기서는 연기자가 아닌 실제 청소년들의 고민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줬는데, 시청률 부진으로 방송 1년여 만에 폐지되고 말았다. 한편, 드라마 방영 당시의 제목은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였는데 어쩐 이유에서인지 현재는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제목으로 검색되고 있다.

┃나 (MBC, 1996~1997)

/방송 화면 캡처

MBC에서 '사춘기'로 성공한 뒤 청소년 드라마의 계보를 이어가고자 선보인 드라마다. '고등학교 방송부'라는 특정 동아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기존 청소년 드라마들과의 차별점이다. 1학년 신입 방송부원들과 2학년 선배들간의 갈등이 주요 에피소드 중 하나. '나'의 시청률이 20%에 달할 만큼 큰 인기를 끌면서 실제 고등학교에서도 방송부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실제 고등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이나 학원 때문에 저녁 시간에 방송하는 '나'를 볼 수 없었고 이로 인한 불만이 컸다. MBC는 청소년들의 끈질긴 요구 끝에 주말에 '나'를 재방송하였다. 시간이 흐르면 학생들이 진학을 해야 하는 청소년 드라마의 특성 상, '나' 역시 1기와 2기로 구성되며 출연진이 약간씩 다르다. 최강희, 김정욱, 허영란, 김수근, 안재모 등이 출연했다.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최강희는 '나'를 통해 청춘스타로 완전히 발돋움하게 되는데, 연말 시상식에서 스무 살의 나이로 아역탤런트 부문 상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학교 시리즈 (KBS)

(시계 방향으로) 학교1, 학교2, 학교3, 학교4. /방송 화면 캡처

학교 1 (1999), 학교 2 (1999~2000), 학교 3 (2000~2001), 학교 4 (2001~2002) 우리나라 청소년 드라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1999년 처음 방영됐다. 이후 학교 2~4편, 학교 2013, 2015, 2017까지 사실상 7편까지 나오며, 청소년드라마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999년에 방영된 학교의 첫 편은 후속편들과 구별하기 위해 '학교 1'이라고도 한다. '학교' 시리즈는 일진, 왕따, 촌지, 체벌, 흡연, 전교조 등 청소년과 학교를 둘러싼 다소 어두운 문제들을 많이 다뤘다. 이전의 청소년 드라마와 학교 시리즈가 차별화되는 점이다. 또한 각 시리즈마다 눈에 띄는 신인 배우들을 배출해냈다는 특징도 있다. '학교 1'의 장혁, '학교 2'의 김민희, '학교 3'의 조인성, '학교 4'의 임수정 등이 대표적이다. 학교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학교 2'가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그 무렵 PC 통신이 한창 발달하던 때라 컴퓨터를 통해 입소문을 탔다. '학교 2'의 한 에피소드인 '어느 날 심장이 말했다'의 대본은 7차 교육과정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학교 4'는 한국 청소년 드라마 최초로 예술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했다.

학교 2013, 학교 2015, 학교 2017 스틸컷. /KBS 제공

학교 2013 (2013) 2002년 '학교 4'가 종영한 뒤, 학교 시리즈는 그대로 끝나는 것 같았다. 그런데 11년 뒤, '학교 5'가 아닌 '학교 2013'이라는 제목의 청소년 드라마가 등장한다. 학교 시리즈의 범주에 들어가긴 하지만, 사실상 내용과 연출 면에서 완전히 다른 드라마로 보는 것이 맞다. 가장 큰 차이점은 주인공이 선생님이라는 것. 학생들 이야기를 주로 다룬 전작들과 달리, '학교 2013'에서는 교권 붕괴, 기간제 교사, 체벌 금지 등 전에 없던 주제들이 다뤄진다. '학교 1~4'편이 방영되던 10년 전과 비교해 교육 환경이 많이 달라진 점도 엿볼 수 있다. 학교의 새로운 면면을 보여준 '학교 2013'은 시청자들에게 '웰메이드(well-made) 드라마'라는 호평과 함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후아유-학교 2015 (2015), 학교 2017 (2017) '학교 2013' 이후의 학교 시리즈는 격년제로 제작되고 있다. 2015년에는 '후아유-학교 2015'이란 제목으로 방영됐는데, 주인공 한 명이 드라마를 끌어가는 구조로 학교 전체가 배경이 됐던 전작들과 다르다. 주인공 김소현(이은비 役)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다 자살 시도를 하는 인물로, 현실의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 외에 직접적으로 청소년 문제를 다루고 있진 않아서, 이전의 학교 시리즈와 달리 '트렌디 드라마'에 가깝다는 평가도 받았다. 최근에는 학교의 7번째 이야기인 '학교-2017'이 방영 중에 있다. '학교 2017' 측은 '1994년의 학교와 2017년의 학교를 보며, 바뀌지 않는 답답한 현실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고 싶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네 꿈을 펼쳐라 (EBS, 1999~2000)

EBS에서 '학교 2'의 경쟁작으로 1999년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 EBS의 방송 프로그램으로는 최고 수준인 3~4%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배우 주상욱, 이인혜, 장나라의 아버지로 알려진 주호성 등이 출연했으며 남궁민도 이 작품을 통해 데뷔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주인공이며, 여느 청소년 드라마와 비슷하게 학생들의 입시 고민, 일진 문제, 교사와의 갈등 등 일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반올림 시리즈 (KBS)

반올림#1 스틸컷 /KBS 제공

반올림#1 (2003~2005) '학교' 시리즈 이후 청소년 드라마가 한동안 주춤하던 중에 KBS에서 내놓은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는데, 특히 주인공 이옥림 역의 고아라는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돼 주목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고아라는 물론 주변인물인 서현석, 유아인, 이은성, 김정민 등이 골고루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는 평범한 여중생 이옥림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성장드라마'라는 컨셉답게 사건이 있을 때마다 옥림의 독백을 통해 그녀가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본은 '학교 3'의 메인 작가로 활약했던 '홍자매'(홍진아·홍자람)가 맡았는데, 여중생의 시선에서 자신을 둘러싼 교우, 이성 관계를 섬세하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올림#2 (2005~2006) 반올림 시즌1이 종영한 후 그 인기에 힘입어, 주인공 이옥림이 고등학생이 된 후의 모습의 그리는 2편이 방영됐다. 김기범, 김희철, 오연서 등의 새로운 친구들이 등장했는데, 1편에서 인기가 있었던 배우들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었다. 내용 면에서도 1편에 비해 아쉽다는 평이 많은데, 여중생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졌던 1편과 달리 2편에선 러브라인에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홍자매'는 1편의 대본만 썼다. 반올림#3 (2006~2007) 앞선 두 편의 작품과 같은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3편은 컨셉부터 전혀 다른 드라마다. 문제아들만 모아놓은 특별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등장인물은 담임교사인 안내상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되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가 주요 내용이며, 마지막은 '문제아도 알고보면 평범한 학생들이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전작들에 비해 크게 이슈화되지 못했고, 메시지 자체도 공감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공부의 신 (KBS, 2010)

/방송 화면 캡처

고등학교 문제아 5명을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공부시킨다는 내용으로, 일본 만화 '최강입시전설 꼴찌, 동경대 가다'를 원작으로 한다. '성장'이 주요 요소인 기존 청소년 드라마들과 차별되며, 코믹한 요소가 많다. 원작에서 실재하는 동경대가 언급되는 것과 달리, '공부의 신'에서는 한국 최고의 명문대가 '천하대학교'라고 나온다. 본래 '서울대'를 그대로 방영하려고 했으나, 공영방송에서 학벌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우려해 명칭을 바꿨다. 만화 원작의 드라마인 탓에, '현실성'에 무게를 두는 청소년 드라마와 달리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다. 여기에 주입식 교육 강요, 학벌주의 조장, 사교육 홍보 등을 이유로 방영 내내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했다. 유승호, 고아성, 이현우 등 인기 아역 배우들이 성인 연기자로 입지를 굳히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드림하이 (KBS, 2011/2012)

/방송 화면 캡처, 스틸컷.

연예인 지망생을 양성하는 예술 고등학교가 배경인 청소년 드라마다. 주인공인 수지를 비롯해 출연진 대부분이 아이돌이며, 실제 기획사 사장인 박진영과 배용준이 손잡고 만든 드라마라 하여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현재 최고의 한류스타가 된 김수현이 이 드라마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꿈에 대한 청소년들의 열정과 좌절, 삼각관계가 줄거리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 방영 초반 아이돌 출신들의 연기력 논란과 함께 줄거리가 유치할 것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회를 거듭하며 우려를 어느정도 불식시켰다. 극중 등장인물들이 직접 부른 OST도 대부분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등 흥행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인 2012년 '드림하이2'가 방영되는데, 화제성에 비해 성적은 좋지 않았다. 1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가 부족했고, 줄거리가 학생들의 러브라인에 너무 집중됐던 것이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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