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어떻게 '국정원 댓글 사건'을 옹호해왔나

유정인 기자 입력 2017. 8. 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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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원세훈 전 국정원장(왼쪽)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2013년 8월16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정지윤 기자

국가정보원 적폐청산태스크포스(TF)가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3일 밝히면서 당시 여당(새누리당)으로 관련 의혹을 철저히 옹호했던 자유한국당 입장이 난감해졌다. 이들은 국정원 댓글 사건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국회 국정조사 특위가 관련 조사를 벌일 때에도 ‘국정원 여직원 습격사건’, ‘국정원 직원의 매관매직 사건’, ‘대선 불복 사건’ 등의 프레임을 꺼내 들며 방패막 역할을 해왔다.

새누리당은 18대 대선이 임박한 2012년 12월 11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측이 국정원 댓글 공작 의혹을 제기하자 즉각 이를 ‘국정원 여직원 습격사건’으로 규정해 성토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당시 “민주당의 ‘국정원 직원 습격사건’은 국민주권 찬탈 테러”, “문재인 후보는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반인권적 작태에 대해 사죄하라”, “문재인 후보는 국정원 여직원과 가족, 국민들께 엎드려 사과하라”, “‘국정원 여직원 습격사건’ 경찰 중간수사 발표,‘음모론’은 민주당의 물타기다” 등 논평을 쏟아냈다.

이 발표는 이후 국회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에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국민의당 국회의원)의 폭로로 “대선 영향 위한 부정한 목적”으로 축소 수사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선 이후에도 새누리당은 대선불복과 국정원 직원의 매관매직 사건 프레임을 가동해 방어에 나섰다. 정우택 최고위원(현 한국당 원내대표)은 진실공방이 치열했던 2013년 6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이 민주당의 매관매직 제의를 받고 정보를 빼내는 짓을 했다면 이것이야말로 명백한 정치개입”이라며 “검찰은 매관매직 공작으로 인한 기밀 유출사건과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이던 시절 3차 TV토론에서 “그 여직원이 댓글을 달았는지 증거도 없는 것으로…”, “하나도 증거를 못내놓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이후 의혹이 확산되자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7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왜 그런 일이 벌어졌고, 실체가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여야가 국정조사를 시작한 만큼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한 후에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 이후는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을 그치고 국민들을 위한 민생에 앞장서 달라”고 했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 지난 2013년 7월 2일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당의 위원선임에 반발하며 퇴장해 회의가 정회됐다./경향신문 자료사진

같은해 여야 합의로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가 가동됐지만 여기에서도 정부·여당의 ‘적반하장식’ 대응은 반복됐다. 당시 새누리당은 특위 간사로 권성동 의원을 포함해 김재원·김진태·김태흠·윤재옥·이장우·이철우·정문헌·조명철 의원 등을 선임했다. 이후 이철우·정문헌 위원이 사퇴하면서 경대수·김도읍 의원이 포함됐다.

이장우 의원(현 한국당 의원)은 그 해 8월 14일 특위 청문회에서 “이번 국정조사는 애당초부터 잘못됐다”며 “첫째, 민주당-김상옥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후보 측과 공모된 실패한 정치공작 사건이었다’ 애당초부터 이렇게 규정했어야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또한 ‘대선에 공을 세워서 공직에 진출하려고 했던 매관매직 사건이었다’, 세 번째는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불법 감금, 인권유린이었다 이게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현 한국당 최고위원)은 8월 16일 특위 회의에서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국정원 전·현직 직원이 민주당의 선대본부 관계자와 사전 공모하여 국정원을 활용한, 활용했는데 실패한 그런 정치공작이다, 그리고 그 대가로 매관매직을 약속한 매관매직 사건이다 저는 이렇게 규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과거 병풍사건에서 재미를 본 사람들이 커다란 그물을 치고 기다리다 고기가 안 잡히자 국정원 여직원을 미행했다…고기는 안 잡히고 잡풀과 올챙이만 잡히자 올챙이만 갖고 커다란 고기라고 우기는 꼴”이라며 “국정조사를 통해서 허위사실 유포를 하고 의혹 제기를 통해서 흑색선전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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