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과 쪽박 사이, 빈센트 얀센의 운명은?

2017. 8. 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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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리그 에레디비시는 세계적인 ‘셀링 리그’로 유명하다. 브라질의 ‘축구 황제’ 호나우두와 호마리우, 네덜란드의 ‘전설’ 뤼트 판 니스텔로이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에레디비시를 거쳤다. 디르크 카윗과 아르연 로번, 루이스 수아레스 등도 에레디비시에서 성장해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실패의 사례도 많다. 에레디비시를 평정한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첼시로 이적해 처참하게 실패한 마테야 케즈만, 잊혀버린 득점왕 알폰소 알베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번호 7번의 자격을 증명하지 못한 멤피스 데파이 등은 네덜란드에서의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최근 에레디비시가 이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데도 이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에레디비시 득점왕 계보를 잇는 스트라이커, 빈센트 얀센 .ⓒAFPBBNews = News1

에레디비시 득점왕 계보를 잇는 선수가 있다. 이 선수는 ‘실패했다’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해서 성공으로 보기는 더욱 힘들다. 손흥민과 토트넘 홋스퍼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빈센트 얀센(23·네덜란드)이다.

얀센은 지난 2015~2016시즌 에레디비시 소속 AZ 알크마르에서 40경기(리그+유로파리그) 28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차지, 토트넘으로 이적하는 데 성공했다. EPL 최고의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존재하지만, 그 하나만으로는 리그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FA컵 등 수많은 경기를 병행할 수 없는 탓에 얀센은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얀센의 EPL 데뷔 시즌은 아쉬움이 컸다. 얀센은 시즌 초반 케인의 부상으로 인해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득점력을 폭발시킨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도 활용되면서, 얀센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2016~2017시즌 리그 27경기(선발 7)에 나섰지만, 출전 시간은 832분밖에 되지 않았다. 득점(리그)도 2골에 머물렀다. UCL에서도 2경기 선발, 3경기 교체 출전의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은 없었다.

2016~2017시즌 막판, 얀센의 이적설이 대두됐다. 케인의 휴식을 보장할만한 득점력을 뽐내지 못했고, 손흥민, 델레 알리 등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많았다. 에레디비시 복귀설과 터키 수페르리가 이적설 등 얀센의 EPL 도전은 한 시즌 만에 막을 내릴 것으로 보였다. 이적료로 지불했던 2,000만 파운드(약 280억 원)가 아쉽기는 했지만, 토트넘에는 얀센의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던 차에 흐름이 바뀌었다.

토트넘은 EPL 경쟁팀들과 달리 여름 이적 시장을 조용하게 보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오른쪽 풀백으로 손꼽히는 카일 워커가 맨체스터 시티로 떠나갔고, 나빌 벤탈렙 등도 이적시켰다. 이적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토트넘의 올여름 소득은 6,817만 파운드(약 996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출은 ‘0’이다. 영입 선수가 없다. 한때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이스코를 영입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단순히 '설'에 머물고 있다.

최근 에버턴의 미드필드 로스 바클리의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이 역시 현실로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의 행보로는 새로운 영입 없이 새 시즌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얀센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EPL 2년 차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AFPBBNews = News1

얀센에게는 EPL 첫 시즌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케인이 건재하고, 스트라이커로 나설 수 있는 손흥민까지 존재하지만, 그들에게 없는 자신만의 장점으로 기회를 살리겠다는 심산이다.

얀센은 전통적인 스트라이커 유형에 가깝다.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볼을 안정적으로 받아낼 수 있고, 손흥민과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을 활용하는 데 강점이 있다.

손흥민이 멀티골을 기록했던 지난해 9월 미들즈브러전, 손흥민이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냈던 지난 4월 스완지 시티 원정 등을 돌이켜보면 얀센의 플레이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득점은 없었지만, 수비수의 시선을 끌어주고,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가 팀 승리에 큰 힘이 됐다.

EPL 첫 시즌의 아쉬움을 잊고 득점력까지 폭발시킨다면, 얀센은 케인을 대체할 선수로 제격이다. 새로운 스트라이커의 영입이 없다면, 충분한 기회도 주어진다. 토트넘은 다가오는 새 시즌에도 리그와 UCL, FA컵 등 수많은 대회를 치러야 한다. 케인 혼자서는 이 모든 대회를 소화할 수 없다. 손흥민도 주 포지션인 측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얀센은 첫 시즌의 아픔을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무게추가 실패 쪽으로 향하던 도중 찾아온 두 번째 기회. 얀센이 자신만의 강점과 더불어 득점력까지 폭발시키며 토트넘의 핵심적인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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