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프랜차이즈 기업 "제품원가 공개 못해"
제품 원가와 유통 마진 등을 공개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요구와 관련해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이 거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공정위의 첫 표적이 된 프랜차이즈 업계가 정부에 맞서는 형국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갑질’ 관행은 개선돼야 하지만 영업기밀 공개는 물론 공개 대상에 협력업체까지 포함시킨 것은 과도한 영업 침해란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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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영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협회 회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협회는 최근 불거진 `갑질 관행`에 대해 사과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변화할 시간을 달라`고 공정위에 요청했다. |

이런 업계의 강경 기류는 공정위가 유통마진 등을 공개하라는 것이 ‘명백한 위법행위’란 판단에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프랜차이즈협회와의 간담회에서 “공정위가 영업기밀로 간주할 수 있는 것까지 공개할 경우 저를 상대로 소송을 내면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에 제출하는 모든 기밀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공개 기준을 공정위가 정한다는 것인데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형식이 되지 않겠느냐”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일부 기업은 공정위 요청을 거부하고 관련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최근 외식업체 50개 가맹본부에 ‘필수 물품 관련 서면 실태조사’를 보내면서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을 경우 50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C프랜차이즈 관계자는 “7월18일 공정위가 발표한 ‘가맹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대책’의 정책추진 과제를 법률이나 시행령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차라리 과태료 처분을 받는 게 낫다”고 밝혔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의 대응이 주목된다. 업계 반발이 확산할 경우 새 정부 적폐청산의 한 선봉으로 나선 공정위의 고민도 깊어질 수 있다.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고 해도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고, 자칫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한 경제 전문가는 “유통 마진을 골자로 한 실태조사를 벌이는 것은 결국 가맹본부가 표준약관 또는 모범거래 기준을 만들어 가맹계약서에 반영하라는 요구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공정위가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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