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홍완선 2심도 혐의 부인..특검과 '靑 지시' 공방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강애란 기자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부당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영 부장판사)는 25일 문 전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문 전 장관 측은 청와대 지시를 받고 공단에 합병 찬성 압력을 가했다는 범죄 동기가 1심에서 밝혀지지 않았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변호인은 "1심에서 범죄 동기를 판단하지 않은 점은 잘못"이라며 "특검도 동기가 중요하다고 보는 것처럼 이 사건에서 동기가 없다면 범죄를 저지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심판결에서 문 전 장관이 대통령 지시를 전달받았다는 부분은 사실관계 인정이 되지 않았다"며 "문 전 장관과 대통령, 안종범 전 수석 등과의 공모관계가 인정돼야 찬성 의결을 유도했다는 범죄 동기가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또 1심 판결에서 유죄가 인정된 일부 직권남용 혐의에는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기금운용의 주체는 복지부 장관으로, 감독과 지시할 권한이 있다"며 홍 본부장을 비롯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했다고 한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합병 의결을) 투자위에서 실질적 결정을 하지 않고 바로 전문위원회로 보내려고 해서 규정에 맞게 하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전 장관은 '규정에 맞으면 하라'는 정도로 관여했을 뿐"이라며 "이런 행위가 과연 범죄에 가담한 것인지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홍 전 본부장의 변호인 역시 "관련 규정에 따라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임무를 위배하지 않았고 투자위에서 찬성을 결의해 공단에 손해를 끼친 사실도 전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홍 전 본부장이 투자위 위원들에게 합병 찬성 압력을 가한 혐의에 대해선 "(위원들은) 전문가로서 각자 의견을 표명한 것이지 부당한 권유로 잘못된 의견을 낸 것이 아니다"며 "업무상 배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특검은 "두 사람은 국민의 쌈짓돈을 청와대와 이재용을 위해 사용했다"며 "거대한 국정농단 사건의 단면으로써 사안이 중한 점을 고려해 원심에서 구형한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22일에 열린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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