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동아/7월 20일]두 번째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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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
아폴로 11호를 타고 우주로 나간 두 사람은 협정 세계시(UTC) 기준 1969년 7월 20일, 한국시간으로는 이튿날인 21일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동아일보는 그해 7월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지면 곳곳을 달 탐사 관련 보도로 채웠다.
아폴로 17호 선장이던 유진 서넌(1934~2017)이 현재까지 달에 발자국을 남긴 마지막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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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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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사람은?
잘 알려진 대로 정답은 ‘닐 암스트롱(1930~2012)’이다. 그러면 두 번째는 누구일까.
시사상식에 밝은 분은 버즈 올드린(87)이라고 답을 하실 터. 아폴로 11호를 타고 우주로 나간 두 사람은 협정 세계시(UTC) 기준 1969년 7월 20일, 한국시간으로는 이튿날인 21일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퀴즈 하나 더. 달을 처음 떠난 사람은 누구일까.
이번에는 올드린이 정답이다. 달착륙선인 ‘이글호’에서 조종사인 올드린이 앉는 자리가 더 안쪽이었기에 올드린이 나중에 내리고 먼저 탔어야 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짓궂은 이들은 올드린을 인류 역사상 최고 ‘콩라인(2등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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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암스트롱, 콜린스, 올드린. |
그래도 올드린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사령선인 컬럼비아호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87)는 아예 달을 밟아보지도 못했다. 대신 콜린스는 멋진 사진을 많이 찍기로 유명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도 수작으로 손꼽히는 아래 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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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라면 올드린도 뒤지지 않는다. 그는 1966년 제미니 12호를 타고 나가 4시간 동안 우주유영(EVA)을 하면서 ‘셀카’를 찍었다(아래 사진). 이 사진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에서 찍은 셀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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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처음 사진에 찍힌 사람도 올드린이다. 암스트롱이 입은 우주복에만 카메라가 달려 있었기에 암스트롱은 달에 첫발을 내딛고도 정작 자기가 나오는 ‘인증샷’을 남기지 못했다. 버즈 올드린이 쓴 헬멧 부분에 조그맣게 비친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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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TV 보급률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음에도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딛는 장면은 전 세계적으로 약 6억 명이 시청했다. 동아일보에서는 김남호 진철수 특파원이 미국 휴스턴 우주기지에 머물면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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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루만이 아니다. 동아일보는 그해 7월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지면 곳곳을 달 탐사 관련 보도로 채웠다. 그달 12일자 동아일보는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딜 것을 상상만 해도 어마어마한 그 순간 월인(月人) 암스트롱은 무엇을 생각하고 지상의 우리들은 또 무엇을 느낄 것인가. 기자회견에서 암스트롱은 ‘달 표면에 내려선 첫 순간 무어라고 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다만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대답하면서 굳은 표정이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자국을 남기기 전 남긴 말은 그 유명한 “이것은 한 사람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였다. 올드린이 달을 밟고 남긴 첫 마디는 “아름답다! 아름다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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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지구로 돌아온 그달 25일 동아일보 1면에는 서정주 시인(1915~2000)이 쓴 ’대우주의 님에게 - 미스터 앨드린(올드린) 宅(택) 잔디밭 옆에서‘라는 시를 실었다. “그 색시의/한 발톱에 턱도 대 보고/입술 부르르 떨고 내려오는/미스터 ’앨드린‘ 부러웁군/달아/너는/그저/그 시의 한 개 발톱이었던 것을/이쁜 때도 삼삼히 끼인/그 색시의 한 개 발톱이었던 것을… (후략)”
서 시인이 암스트롱이 아니라 올드린에 대한 시를 쓴 정확한 이유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암스트롱보다 올드린이 한국과 인연이 깊다. 미국 공군 조종사였던 올드린은 6·25 전쟁에 참전해 F86 세이버를 몰고 총 66회 출격해 옛 소련 전투기 두 대 격추한 전력이 있다. 미국 잡지 ’라이프‘ 1953년 6월 8일자에는 올드린이 격추한 미그15 전투기에서 조종사가 탈출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 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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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과 올드린 달에 첫발을 디딘 이후 아폴로 계획이 17호로 막을 내릴 때까지 총 12명이 달에 다녀왔다. 아폴로 17호가 달을 떠난 건 1972년 12월 14일. 그 후 인류는 45년이 다 지나도록 달에 가지 않고 있다.
아폴로 17호 선장이던 유진 서넌(1934~2017)이 현재까지 달에 발자국을 남긴 마지막 사람이다. 서넌 선장은 달을 떠나면서 바닥에다 딸 트레이시의 이름 약자인 ’TDC‘를 썼다. 인류가 달에 남긴 첫 번째 흔적은 작은 발자국이었지만 마지막 흔적은 크고 깊은 사랑이었던 셈이다.
마지막 퀴즈.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달에 발걸음을 디딘 사람은?
이제 올드린이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되셨으리라 믿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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