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베네수엘라, 20억 매출 인디게임 '발할라'팀 출국금지 이유는?

안종훈 2017. 7. 1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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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네수엘라의 인디게임 개발팀 스케벤게임즈 직원들이 정부에 의해 출국금지 명령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스케벤게임즈는 팀원 4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개발사로 인디게임 '발할라(Va11-hall-A)'를 지난해 출시해 약 15만 장의 판매고를 올린 바 있다.

'발할라'는 지난해 6월 출시된 인디게임으로 사이버 펑크 세계관을 배경으로 바텐더 입장에서 다양한 손님을 상대하는 게임이다. 손님의 이야기와 스토리를 듣고 어떠한 음료를 내놓느냐에 따라 스토리 진행과 엔딩이 달라지는 참신한 구성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도트 그래픽 및 MIDI BGM으로 많은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스케벤게임즈를 출국금지 시킨데에는 다양한 추측이 있다. 그 중 해외 판매를 통해 얻은 약 20억 원의 매출을 해외 은행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가장 신빙성 있는 추측으로 꼽히고 있다.

한때 남미 최대 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는 현재 농지 국유화, 가격 및 통화 통제로 식량 생산, 유통 체계가 붕괴돼 초인플레이션 현상을 겪고 있다. 물건을 거래할 때는 지폐를 세는 대신 아예 무게로 재서 거래할 정도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7년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을 720%로 예상했다. IMF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2013년 이후 경제 규모는 27% 축소됐으며 식량 수입은 70% 감소했다. 식량의 자체 생산도 수입도 원할하지 않아 베네수엘라 국민 중 30%가 하루 한끼로 연명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민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에까지 손을 대고 있는 것. 달러 등의 환전을 정부가 결정한 공식 환율로 정부를 통해서만 환전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정부 공식 환율은 일반 환율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라 누구도 환전을 이용하지 않았고, 베네수엘라 정부는 외환거래 금지, 암시장 환전 시 몰수 및 징역형이라는 더욱 강경책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해외 은행에 고액을 보유하고 있는 내국인들의 출국을 금지시켰고 이 중 스팀 매출을 미국 은행에 보관 중인 스케벤게임즈도 출국금지 명단에 들어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소식을 접한 팬들은 그들의 무사를 기원하고 있다. 스팀 '발할라' 커뮤니티의 이용자들은 "이 게임은 베네수엘라 개발사의 땀과 피로 만들어졌다. 게임을 구매해 그들이 탈출하도록 도와달라", "게임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디스토피아적인 도시는 그들이 사는 곳을 나타난 것일지도 모른다"라는 등의 게시물을 남겼다.

한편 베네수엘라는 반정부 시위와 중남미 국가로의 난민 신청이 연일 이어지는 등 정부와 국민의 대립이 커져가고 있는 상태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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