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우승 이끈 SK '용감한 자매' 김온아-김선화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동생이 없었다면 적응하기 힘들었을 거예요(김온아)." "언니가 잔소리를 많이 했지만 항상 고마워요(김선화)."
'용감한 자매'가 SK 슈가글라이더즈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SK의 센터백 김온아(29)와 라이트윙 김선화(26)이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SK는 1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7 SK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프전 3차전(3전2선승제)에서 연장 혈투 끝에 서울시청을 31-30으로 이겼다.
1차전을 30-29로 따냈던 SK는 2차전에서 26-27로 석패했지만, 이날 승리로 2012년 창단 후 첫 우승의 감격을 맛 봤다.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SK는 챔프전을 앞두고 강경택 감독이 외국인 심판과 식사 자리를 했던 것이 드러나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탓에 이날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사령탑 부재라는 악재 속에서도 SK는 이기호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선수들을 지휘했고, 첫 우승을 견인했다.
정규리그 1위를 합작했던 김온아-김선화는 챔프전에서도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친언니 김온아의 패스를 받은 김선화는 날카로운 사이드 돌파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김온아는 가장 중요했던 연장 후반전에 혼자 2골을 넣으며 '우승 청부사'의 진가를 발휘했다.
김온아는 이날 8골을 넣었고, 김선화도 7골로 힘을 보탰다. 팀 득점의 거의 절반을 둘이 책임지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6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나란히 인천시청에서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던 김온아와 김선화는 입단 2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김온아는 우승을 확정지은 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서 기쁘다"며 "팀을 옮기고 나서 지난해 부진해 부담이 컸는데, 올해 우승할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나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의 간판 김온아는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경기 초반 도움에 집중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득점에 가세했다.
특히 김온아와 김선화는 평소 잘 이야기 하지 못했던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온아는 "지난해 SK에 왔지만 부상으로 재활에 매진하느라 동생이 혼자 짊어져야 하는 부담이 많았다"며 "그 동안 힘들었을 것이다. 이번 우승을 통해 앞으로 동생의 짐을 덜어주겠다"고 말했다.
참았던 눈물을 쏟아낸 김선화는 "언니가 부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 아마 다른 선수라면 포기했을 것이다. 그래도 언니와 같이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고, 고맙다"고 밝혔다.
김선화는 "언니가 항상 잔소리를 많이 해서 서운했는데,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 그래도 잔소리를 좀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온아도 "솔직히 동생이 아니었다면 SK에서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동생이 아니라 친구 같은 느낌이다. 팀 동료로서도 너무 고맙다. 앞으로 (선화 말대로)짜증을 줄이겠다"고 화답했다.
이기호 감독대행은 "김온아가 팀의 리더답게 중요한 경기에서 잘 해줬다. 선수들이 차분하게 경기에 임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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