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증거 '대통령 말씀자료'.."비밀스럽게 작업하라 지시"
[앵커]
지금부턴 국정농단 재판 소식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오늘(4일) 재판에선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얘기들이 나왔습니다. 물론 모두가 박 전 대통령에게는 불리한 내용들입니다. 이른바 '대통령 말씀자료'는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 재판의 중요한 증거 가운데 하나로 꼽히죠. 대기업 총수들과의 독대를 앞두고 작성한 말씀자료엔 기업들의 경우 자신의 현안을,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 지원을 각각 언급한 정황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선 이 자료를 직접 만든 전 청와대 행정관들이 증인으로 나왔는데요, 당시 비밀스럽게 작업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청와대 경제수석실이 만든 대통령 말씀자료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독대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 지 파악할 수 있는 증거입니다.
2015년 7월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의 독대를 앞두고 작성된 자료에는 계열사 합병 언급과 함께 "정권 내 경영권 승계 문제가 해결되길 희망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듬해 2월 SK 최태원 회장을 만나기 전 자료에는 그룹 현안이던 면세점 사업권 등 사안이 담겼습니다.
오늘 박 전 대통령 재판에는 자료 작성에 관여한 전 청와대 행정관 2명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이들은 안종범 전 수석 지시로 자료를 작성했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했지만, 대기업에 투자와 일자리 확대 등을 당부하기 위한 좋은 뜻으로 이해했다는 취지로 증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비밀스럽게 작업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기업별 말씀자료를 작성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도 했습니다.
특히 말씀자료에 미르와 K스포츠재단 관련 내용을 추가한 건 안 전 수석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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