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보고받았을 수 있지만..받은 적 없다"
[앵커]
방금 전해드린 내용들 외에 박근혜 전 대통령 조서엔 블랙리스트 등과 관련한 다른 발언들도 자세히 적혀 있는데요. 법조팀 심수미 기자와 나와있습니다.
진술 내용을 보면 본인이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 그러니까 혐의를 부인하는 건데, 문화계 블랙리스트 혐의에 대해선 어떻습니까?
[기자]
검찰은 청와대 문건이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진술 이런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데요. 박 전 대통령은 연달아 네 번 넘게 "보고받은 바 없습니다"라는 똑같은 답변을 합니다.
그러다 나중에는 "박준우 청와대 수석이 그렇게 말했다면 제가 보고받았을 수는 있지만 제 기억으로는 보고받은 적이 없습니다"라는 모순된 진술을 했습니다.
[앵커]
앞뒤가 안 맞는 상황인데, 검찰이 확보한 다양한 물증과 진술에 압박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오죠?
[기자]
네, 처음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다가 나중에 이뤄진 조사에서는 "잘 생각해보니 이런 취지로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면서 진술이 바뀌는 모습들이 상당히 눈에 띕니다.
그러니까 이런 수첩과 같은 물증 그리고 다양한 청와대, 삼성, 최순실 측근 등과 같은 다양한 사람들의 진술들이 계속 제시가 되니까 미리 준비해 왔던 방어 논리가 무너지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앵커]
사실관계에 대해 인정을 하는 부분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왜 그렇게 진술했는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큰 틀에서 국가를 위해서 한 일이라는 주장입니다.
블랙리스트의 경우 "종북 단체들이 문화예술을 빙자하여 국민을 현혹시키는 것은 막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소위 좌파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지원을 많이 받아서 평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역시 구체적인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동문서답 같은 진술도 있었는데요. 검사가 박 전 대통령에게 "비서진들에게 문화예술계 좌편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를 했으니까 그대로 이행한 거 아니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참모들이 큰 틀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알고 있지 않겠냐. 국가 수호관, 국방 외교에 대한 제 입장을 보면 제 생각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은 지시한 것도 없는데 참모들 알아서 잘못된 행동을 했단 주장입니다.
[앵커]
유영하 변호사와 협의 하에 나온 답변이긴 하겠죠. 심수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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