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난 사람] 한국 e스포츠 협회 조만수 총장

김진욱 입력 2017. 6. 2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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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스포츠협회 조만수 사무총장.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경제사회부장] 국내에서 펼쳐지고 있는 여러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팬을 확보한 종목은 무엇일까?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야구를 일본, 대만 혹은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에서 열정적으로 관람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프로 축구는 어떨까? A매치가 아닌 한국의 K리그를 응원하고 매번 시청하는 해외 팬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스포츠토토 때문에 즐겨보는 팬들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국내에서 펼쳐지는 프로스포츠 종목 가운데 국제적으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한 종목은 아마도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을 종목으로 하는 e스포츠일 것이다. 일례로 국내 e스포츠 관련 방송권이 해외에 판매가 된 경우가 있고, LCK(리그 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같은 리그는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해외에서도 상당수 팬이 즐기고 있다.

해외 유명 e스포츠 커뮤니티에서도 한국 선수들과 한국 리그에 대한 소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국 e스포츠가 해외에서 많은 팬을 사로잡자 국내 방송사에서는 영어로 방송을 제작하고 있으며, 북미와 중국 등 e스포츠 전문 매체에서는 국내 e스포츠 리그를 취재하기 위해 상시로 기자를 파견하고 있다. 현장에서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를 쓰는 기자나 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글로벌화된 e스포츠 시장에서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리는 한국 e스포츠는 물론 국제 e스포츠 대표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한국 e스포츠협회 조만수 사무총장이다. 조 총장은 얼마전까지 협회장을 맡았던 전병헌 명예회장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회장 대행이라는 직책까지 맡고 있다. e스포츠 협회를 비롯해 세계 e스포츠 조직을 대표하는 국제 e스포츠연맹(IeSF)의 행정 업무도 총괄 책임지고 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한국 e스포츠와 IeSF를 대표하는 행정가 조만수 사무총장을 만나 한국 e스포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e스포츠협회 조만수 사무총장이 2017년 한국 e스포츠협회의 주요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사무총장이자 협회장 대행이다. 그 책임이 만만치 않은데. 협회장 대행으로서의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협회장님 대행이라기 보다는 현재는 이사회가 (협회장을) 대행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저는 실무 책임자 정도다. 그리고 회장님이 떠나신 부분이 크긴 하지만 명예회장으로서 그리고 IeSF회장으로서 응원하고 지원해주시는 부분이 많아서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 2017년 한국 e스포츠협회가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공인 e스포츠 클럽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역 거점을 만들고 아마추어를 육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어 국제 e스포츠 연맹(이하 IeSF)과 관련해 e스포츠 주도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사기업 알리스포츠에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주관하는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종목을 임의로 좌지우지하는 일이 발생했다. OCA가 e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다. e스포츠의 주도권 경쟁에 대한 과제가 커지게 됐다. 그리고 새로운 종목에 대한 고민도 있다. 다행히 국산 종목인 ‘배틀 그라운드’가 e스포츠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모바일 e스포츠에 대한 가능성도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 공인 e스포츠 클럽과 지역거점 아마추어 사업은 연계되는 측면이 많을 듯하다. 구체적인 연계 방안은?
공인 e스포츠 PC클럽 활성화는 지역별 e스포츠 클럽에서 지속해서 지역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하고, 관련 데이터·선수를 관리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광역 지역별 대회, 전국 대회, 프로선수 데뷔까지 이어져 프로와 아마추어를 잇는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다. 즉 e스포츠 클럽이 일반 스포츠의 지역별 협회 및 대회 주최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고, 지역· 아마추어 e스포츠 시스템의 중심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스포츠 클럽이 자리잡게 되면 각 지역이 자생적으로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를 진행할 수 있고, e스포츠 동호인이나 프로가 되고자 하는 이들도 전국 e스포츠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종목사들도 대회 개최를 위해 새로운 PC방 인프라를 매번 개척하는 수고를 덜고, 협회 정식종목으로 등록한 후 e스포츠 클럽 지역인 프라를 활용해 e스포츠 활성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한국이 e스포츠에서 강점을 가진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한국인들은 게임을 할때 즐기기보다 이기고자 하는 열정이 강하다. 이에 더해 한국시장에서 독특하게 활성화된 PC방 인프라가 있다. 이를 통해 게임에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아마추어 선수 발굴이 용이하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e스포츠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어 프로게이머 문화와 팀 운영 노하우가 축적돼 있고, 프로 e스포츠 선수를 취미가 아니라 전문적인 직업으로서 인식하고 접근한다는 점도 강점 가운데 하나다.
-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현실은 중국이 자본으로, 북미는 시장으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한국이 시장규모에서나 자본력에서 타 지역에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 게 2~3년 정도 됐다. 다만 한국은 오래전부터 우수한 선수 및 팀 자원을 통해 종주국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국 선수의 해외 유출도 적정 수준에서 막아내면서 LoL 세계 최고의 팀 및 선수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 자체 시장은 작지만 한국 리그는 전세계인들에게 자국 리그보다 더 인기 있는 리그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 종주국 위상을 지켜나가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한국 선수와 팀의 경쟁력을 유지해 리그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리그 수익화(해외관련 수입)를 통해 자본경쟁력까지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만 축구에서의 EPL이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처럼 장기간 세계 최고 리그, 세계 최고 선수를 가진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지킬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경쟁 리그들이 한국의 우수한 시스템을 보고 빠르게 쫓고 있는 만큼 아마추어 시스템 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뛰어난 e스포츠 선수 및 관련 인재를 확충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성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중요한 요소다.

한국e스포츠협회 조만수 사무총장이 한국 e스포츠의 강점과 문제점, 앞으로의 과제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협회에 대한 아쉬운 점으로 언제나 나오는 이야기지만 한 종목에 치우친 행정은 문제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데
프로 대회로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아마 종목이나 가족 e스포츠 대회, KEG(대통령배 아마추어 대회) 등에서는 협회 공인 종목에 의거 다양한 종목으로 대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클래시 로얄’ 등 모바일 게임이나 최근 인기가 심상치 않은 ‘배틀 그라운드’ 등 다양한 종목에 대해서도 종목사와 함께 계속 의견 협의 및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특정 종목이 프로화까지 가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상당 기간 검증을 거치고 게임의 인기와 개발사의 투자 의지, 팀 등을 다 고려해야 프로화가 가능하다. 한번 프로 리그를 만들고 진행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엄청난 유발효과(선수/코치/팀/리그 등)를 초래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협회의 입장이다.

- 지난해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운영을 종료하고, 팀들도 다수 해체됐는데
정말 아쉽고 안타까웠다. 특히 개인적으로 처음 e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종목이었기 때문에 더 그런 감정이 들었다. 친하게 지내는 선수, 감독도 많아서 많이 미안하기도 했다. 다만 협회 행정을 맡은 사람으로서 스폰서, 예산, 비용, 팀의 입장 등 여러 요소를 모두 고려한 결과라고 이해하고 있다. 사실 이미 3~4년전부터 스타2리그의 힘든 상황은 이사사와 팀, 하물며 팬들까지 모두 공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리그 유지를 위해 여러 시도도 했다. 그러나 만족할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고 자본 투자가 이어지지도 못했다. 그간 선수와 팀에 애정을 가진 이사사들의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스타2 마지막 버전인 ‘공허의 유산’ 까지 리그가 몇 년 더 존속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고생해준 선수와 팀들, 투자를 해주신 이사사들 그리고 마지막까지 지켜봐 주신 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나오면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는가?
오래된 스타 팬들의 향수를 충분히 채워주리라 생각한다. 상당한 반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는 하고 있다. 다만 세계적으로 어떤 반응 있을지는 좀 지켜 봐야 한다. 또 MOBA(진지점령전)와 FPS게임이 트랜드인 상황에서 RTS(전략)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종목의 대세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하는 것도 궁금한 부분이다.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대해 협회에서는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게임의 인기뿐만이 아니라 e스포츠로의 성공을 위해서는 개발사의 종목에 대한 전략과 투자 등 다양한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 또한 글로벌한 반응도 중요하다. 이런 모든 점을 고려해 출시 후 반향에 따라 블리자드와 충분히 협력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 새로운 종목 가운에 눈에 띄는 게임이라면?
단연 배틀그라운드다.

- ‘배틀 그라운드’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평가하나?
게임성과 e스포츠성 등에서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존 e스포츠와는 다른 포맷으로 경기와 방송을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 도전이 필요한 요소이다. 이미 종목사인 블루홀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좋은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 및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LoL 이후 ‘초대박’ e스포츠 종목으로 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향후 5년간 16조 5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상당부분이 e스포츠 테마파크, 지역 경기장 구축 등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대규모 건설 계획으로 알고 있다. 텐센트 정도의 기업과 사업비전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액수라고도 보고 있다.

- 텐센트의 투자 계획에 대한 평가는?
e스포츠의 미래 전망과 텐센트의 현재의 위상과 IP 확보 현황 등을 보면 텐센트 입장에서는 충분히 해볼 만한 전략과 사업계획으로 생각한다.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으로 다양한 e스포츠의 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부분에 대해 대단하고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 스마일게이트가 가장 오래된 글로벌 e스포츠 브랜드 WCG(월드사이버게임즈) 소유권을 확보했다. 이들과의 협업에 대한 논의는 있는가?
구체적인 협의는 아직 없으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기존 WCG모델을 생각하면 국제기구인 IeSF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문이 상당히 많다. 다만 스마일게이트의 WCG에 대한 전략과 생각이 어떤지가 중요하고 그에 따라 협력이 가능한지 판단해야할 것 같다.

-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 현재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일정은?
e스포츠뿐 아니라 다른 기존 정식 종목들도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협회의 통합이슈가 확정이 나야 향후 세부 전략이 결정될 수 있는 사정이 있다. 현재 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다양한 방면에서 여러 의견을 교류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IeSF가 스포츠어코드 및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정식종목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가시적인 성과도 곧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약간의 절차적 문제는 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도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던 e스포츠 정식종목화가 좀 더 속도를 낼 것이란 희망도 가지고 있다.
김진욱기자 jwkim@sportsseoul.com

◇한국 e스포츠협회 조만수 사무총장
▲출생년월일=1971년 2월
▲출신학교=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경력= SK텔레콤 입사(1998년)
SK텔레콤 홍보실 (1998~2004년)
SK텔레콤 T1 게임단 창단 및 e스포츠 담당(2004년)
SK텔레콤 스포츠단 스포츠 마케팅팀 (2005~2010년)
한국 e스포츠협회 파견 기획지원 팀장(2011~2013년)
한국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2014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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