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가 싱가포르항공을 '애정'하는 몇 가지 이유

maytoaugust 2017. 6. 2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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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항공의 특색있는 승무원 복장
[옆집부부의 수상한 여행-35] "오빠, 저 승무원 입은 것 봐봐."

"아, 나도 그 말 하려고 했는데. 참 특이하단 말이지.(웃음)"

여기저기 공항 다니다가 이 승무원 유니폼을 보면 잘 모르는 사람은 누구나 "저기는 어디 항공사야?"라고 궁금해할 만큼 독특한 복장. 바로 싱가포르항공 승무원 복장이다. 싱가포르 여행을 하다 보니 부부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싱가포르항공 얘기가 나왔다. 'Batik(바틱)'이라는 말레이시아의 전통 문양을 활용한 프린트로 '사롱 케바야(Sarong Kebaya)'라고 불리는 이 유니폼은 프랑스 유명 디자이너 피에르 발망의 작품이다. '싱가포르 걸'이라는 슬로건으로 싱가포르항공이 1970년대부터 수십 년째 꾸준히 밀고 있는(?) 항공사 상징 중 하나다. 그래도 신발은 편해 보였다. 신발까지 맞춰서 신는 건지는 유심히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Batik(바틱)` 이라는 말레이시아의 전통문양을 활용한 승무원 복장
"근데 한편으론 공항에서 싱가포르 에어라인 승무원들을 볼 때마다 너무 치마가 길고 타이트해서 비상상황에 괜찮을까 싶은데…."

"그런 건 다 방편을 마련해두고 있겠지, 뭐."

가끔 벌꿀이가 나한테 "뭔데 항공사 얘기를 이렇게 많이 알아? 이거 항공 덕후 아냐?"라고 말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건 싱가포르항공 정도다. 개인적으로 참 애정을 느끼는 항공사 중 하나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스타얼라이언스(Star Aliance)' 마일리지를 모으는 우리 부부에게 있어 싱가포르항공이 좋은 선택지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이 항공이 가격도 적당하고 취항지도 많기 때문이다.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들
얘기 나온 김에 스타얼라이언스에 대해 잠깐 논하자면, 마니아들 사이에선 줄여서 보통 '스얼'이라고 한다. 한국을 근거지로 하고 있는 우리의 색동날개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유럽의 강호인 터키항공, 말썽도 많지만 수송능력은 톱클래스인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동남아 물류허브인 싱가포르를 베이스로 하는 싱가포르항공 등이 속해 있다. 이렇게 몇 군데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를 찍고 이용하면 웬만한 취항지를 커버할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대한항공이 소속된 마일리지 프로그램인 '스카이팀(SkyTeam)'보다 더 선호한다. 쏠쏠하게 모이는 항공 마일리지를 보는 것은 덤이다.

가장 최근에는 싱가포르항공으로 인천에서 출발해서 로스앤젤레스(LA)를 가는 항공편을 이용한 적이 있었다. 마침 싱가포르항공에서 대대적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Premium Economy)석'을 광고했기에 한 번 이용해 봤다.

"오빠만 좋은 구경하지 말고 와이프도 좀 데려가라…. 라라랜드…."

"그래그래. 꼭 올해 안에 또 가도록 하자."

미국 로스엔젤레스(LA)의 모습
구체적으로 인천~LA 노선이 뭐가 좋았냐면 일단 취항 시간이 괜찮았다. 우리나라를 취항하는 외국 항공사 중에서 싱가포르항공이 유일하게 인천~LA 직항 노선 운항을 작년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시간이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출발·도착 시간대가 적절했다. 매일매일 인천 11시 30분 출발→LA 06시 40분 도착, 그리고 LA 17시 15분 출발→인천 다음날 10시 30분 도착이라 미국에 도착하면 새벽부터 하루를 꽉 차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매우 괜찮다고 생각하는 일정이다.

그리고 다른 좋은 점은 바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옵션이었다. 인천에서 LA까지 11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런 장거리 노선에 이코노미는 건장한 성인이라도 조금 부담스럽다. 그런 와중에 비즈니스는 어렵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 선택 옵션이 있다는 건 충분히 환영할 만한 일이었고, 직접 이용해 봤는데 꽤 만족스러웠다. 너무 다닥다닥 붙은 이코노미 좌석보다 간격이 더 넓은 것이 참 좋았다. 모르는 사람과 지나치게 친밀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이코노미석보다, 한 뼘이라도 더 간격을 벌려주는 건 뭐랄까 이게 더 인간적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인천-LA행 프리미엄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했다.
"어차피 평범한 직장인이 비즈니스 타는 게 마일리지를 영혼까지 끌어모으지 않는 이상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니깐요."

"그래도 작년 터키로 출장갈 때 비즈니스 처음 타봤는데, 앞으로 우리도 세 번 여행갈 거 비즈니스를 타고 한 번만 가는 게 어떨까 싶더라고."

"왜 그래. 오빠 슬프게…."

한 가지 더 생각나는 건 이건 딱히 싱가포르항공만의 장점은 아닌데, 인천~LA 직항을 타면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료는 아니지만 아무튼 급하면 쓸 수 있다. 가격은 15MB에 6.99달러다. 비싸기 때문에 급한 비즈니스맨 아니면 별로 사용할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말이다(항공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면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당시 먹었던 기내식. 퀄리티는 무난했다.
이런저런 싱가포르항공에 얽힌 얘기를 듣던 그녀가 말했다.

"오빠, 나는 사실 비행기에서 인터넷 안 되는 게 마음 편하고 좋아. 뭐랄까, 이륙하면서 데이터 연결이 딱 끊기면 여행지로 '워프'하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그 단절되는 느낌이 참 좋더라고."

"그래 놓고 내리면 와이파이 찾는다고 난리지.(웃음)"

"그래도 안 되는 게 더 좋아. 와이파이가 너무 빵빵하게 잘 터지면 회사에서 비행기 안에서까지 일 시킬 수도 있거든. 그래서 지금처럼 계속 비쌌으면 좋겠어.(웃음)"

하지만 지하철에서 전화 터지는 게 당연한 세상처럼, 가까운 미래에는 항공기에서도 인터넷 되는 게 흔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긴 하다. 시대에 맞춰 비행기 좌석에도 USB 포트가 있어야 하고, 심지어 여행 캐리어에도 보조배터리가 달려 나오는 세상이기에. 싱가포르의 한 공원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진다. 아직까지는 부부가 보다 아날로그 느낌 나는 여행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우리는 서로 잘 결혼한 천생연분인 듯하다.

[MayToAugust부부 공동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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