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기업들, 얼마나 처벌 받았을까 [정리뉴스]

송윤경 기자 2017. 6.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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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 환경의 날’이었던 지난 5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직접 만남을 검토하라고 참모진에게 지시하면서 10년 넘게 이어진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미 발생한 가습기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지원 확대 대책 강구’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 마련도 함께 지시했다.

가습기에 넣어 사용하는 방식의 가습기살균제는 한국에서만 제조·판매됐다. 처음 시판된 것은 1994년. 이후 무려 18년간 아무 규제 없이 팔리던 가습기살균제들은 2011년 영유아·산모의 잇따른 죽음으로 치명적인 독성이 확인되면서 그해 말 판매가 중단됐다. 현재까지 가습기살균제로 질병을 얻어 피해를 신고한 이들은 5615명이며 그중 1195명이 사망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전무후무한 환경참사로 불리는 이유다.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주기 가습기살균제 참사 추모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추모 제상에 헌화하기 위해 줄 서 있다./김정근기자

문 대통령이 ‘가습기살균제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하면서 피해자들은 ‘반쪽’에 그쳐버린 참사 규명이 이번에는 제대로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강제수사권을 지닌 검찰이 수사에 다시 나서야 한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입장이다.

많은 독자들은 지난해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 수사에 착수하면서 세상이 떠들썩했기 때문에 가해기업 처벌이 어느정도 이뤄졌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검찰은 가습기살균제 22종 중 4종의 제조·판매 책임자에 대해서만 수사했으며 이마저도 재판에서 형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SK케미칼은 옥시 등의 가습기살균제 원료를 제조했고 가습기메이트(애경 판매)라는 또다른 종류의 가습기살균제를 만들었는데도 수사대상에서 제외됐다. 가습기메이트는 폐섬유화 질환은 물론 코가 딱딱하게 굳는 코섬유화 등 다양한 피해자를 낳았다. 그러나 수사망을 빠져나간 SK케미칼은 아직까지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옥시 측에 유리하도록 실험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던 서울대 교수는 1심에선 징역2년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로 풀려났고 조작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김앤장’ 수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검찰은 가습기살균제가 18년간 아무런 제동장치 없이 팔려나가는 과정에서 화학물질 관리를 엉망으로 한 각 부처 책임자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수사를 마무리했다.

가습기 살균제 기업들에 어떻게 수사가 이루어졌는지, 이들은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를 다시 한번 짚어본다.

2013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가습기살균피해자모임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참사 드러난 지 4년만에 수사 착수한 검찰

2016년 1월 검찰은 6명의 검사로 구성된 ‘가습기살균제 수사 전담팀’을 꾸린다. 가습기 참사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2011년, 피해자들이 검찰에 첫 고소한 것은 이듬해인 2012년이다. 무려 4년만에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2012년 당시 피해자 9명은 홈플러스·롯데마트·옥시레킷벤키저 등 살균제를 생산·유통·판매한 10개 업체를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피해자들은 2014년에는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생산하고 또다른 원료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론/메틸이소티아졸론(CMIT/MIT) 기반의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한 SK케미칼 등 5개 업체를 추가하고 혐의도 ‘살인’으로 바꿔서 다시 고소했다. 그리고 2015년에 두차례의 고소를 더 했다. 모두 네차례 고소한 셈이다.

2012년 첫 고소 때에만 해도 이미 사망자가 52명으로 파악됐고 이후 신고가 계속되면서 사망자 규모는 더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세 번의 고소가 더 있었다. 그럼에도 검찰은 2016년에야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 ‘뒷북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애초 검찰은 첫 고소 이후인 2013년에는 수사에 나서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내 멈췄다.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가 나오면 수사를 재개하겠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손상’의 주요원인이라는 내용의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는 이미 2013년에 마무리 됐다. 검찰의 뒤늦은 수사로 가해기업들이 ‘빠져나갈 궁리’를 할 시간만 벌어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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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김종인 대표가 지난해 4월1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사과 및 보상 발표 기자회견을 하며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의 인사를 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 되자 지난해 4월18일 롯데마트는 검찰 조사를 ‘하루’ 앞두고 사과에 나섰다. 그동안 피해자의 목소리는 외면하다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겠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뿌렸다. 그러나 정작 피해자들에게는 사전에 연락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어쨌든 롯데마트는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기업 중 처음으로 공개 사과를 한 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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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4년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많은 사람이 사망한 사건의 담당회사인 옥시레킷벤키저를 규탄하는 집회와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검찰, 옥시의 ‘보고서 조작’ 확인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검찰은 이내 ‘난관’에 부딪쳤다. 질병관리본부가 2011년 영유아와 산모가 폐손상으로 사망한 것은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고 역학조사를(2012~2013년)를 내 놓았지만, 옥시레킷벤키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체 조사결과를 내밀었다.

옥시의 의뢰를 받은 서울대 연구팀이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을 밀폐된 아파트에서 취침시간 동안 사용한 뒤 공기 중 위험 농도를 60차례에 걸쳐 측정한 값을 평균을 내 봤더니 위험 농도가 나오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수사팀은 평균값이 아닌 전체 측정값을 볼 때 60번 중 2번은 매우 위험한 농도가 나타난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실험이 옥시의 사원 아파트 빈방에서 이뤄져 직원들이 수시로 환기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진행하면서 지나치게 느슨한 실험 환경을 적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아울러 옥시가 서울대 연구팀 독성실험에서 임신한 쥐가 잇따라 폐사하는 등 가습기살균제가 임산부에게 특히 치명적이라는 사실은 쏙 빼고 검찰에 연구보고서를 제출했음이 밝혀졌다. 여기까지가 지난해 4월까지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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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대표가 지난해 5월2일 기자회견도중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하고 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

‘보고서 조작’ 사실까지 발각되자 다급해진 옥시는 지난해 5월2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사과했다. 앞서 4월21일에도 사과한다는 내용이 담긴 자료를 뿌렸지만 공개된 자리에서 대표가 직접 나와 사과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한결같이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외면하던 옥시가 악화된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사과에 나서자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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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옥시측의 기자회견도중 한 피해자가족이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샤프달 대표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옥시의 사과 직후인 지난해 5월4일 검찰은 옥시 측에게 유리하게 보고서를 작성해 준 서울대 조명행 교수를 긴급체포했고 이어 9일 구속했다. 호서대의 유모 교수 역시 서울대의 조 교수와 유사하게 옥시 측에 유리한 실험을 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옥시 직원의 아파트에서 창문을 열어놓은 채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간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 독성을 검증한 것이다. 당초 검찰은 유 교수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려 했지만 ‘나는 PHMG가 독성물질’이라는 정부(질병관리본부) 발표를 못믿겠다면서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결국 구속영창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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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처벌을 촉구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

검찰은 옥시 측의 보고서 조작 과정에 옥시를 변호한 ‘김앤장’이 개입했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잠시 김앤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따르면 당시 보고서 조작 혐의로 구속됐던 서울대 조명행 교수는 실험결과 조작에 김앤장이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옥시 측이 조 교수 연구팀으로부터 독성이 검출된 ‘중간 실험결과’를 보고받을 때 김앤장 소속 변호사도 참석했다고 조 교수가 증언한 것이다. 즉 옥시 측에 유리하도록 불리한 내용을 삭제하고 최종 자료를 제출하는 데 김앤장이 가담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야당은 김앤장에 대해서도 ‘위조증거’를 사용한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피해자들도 처벌을 촉구했다.

그러나 검찰은 끝내 김앤장에 대해선 기소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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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가 마트에 진열돼 있는 모습(2011년 판매 중단 전)

검찰은 지난해 5월 당초 6명이던 전담팀의 검사 수를 11명으로 늘리고 수사를 확대했다. 옥시와 옥시 외 제조사로 나누어 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수사대상 제품을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옥시레킷벤키저 판매·한빛화학 제조)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롯데마트 판매·용마산업사 제조)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홈플러스 판매·용마산업사 제조) ‘세퓨 가습기살균제’(버터플라이이펙트 제조·판매) 등 4개로 압축했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얽힌 기업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이 때문에 “가해 기업 절반은 빠져나가게 됐다”(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는 비판이 나왔다. (가습기살균제 전체 목록은 아래 표 참고) 옥시레킷벤키저의 해외 본사의 책임자 수사도 사실상 ‘보류’됐고 가습기살균제 관련 화학물질 관리를 엉망으로 한 각 부처 책임자에 대해서도 수사가 거의 없었다.

노병용 롯데마트 전 대표(현 롯데물산 대표)가 2일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던 중 피해자와 환경단체 회원들이 뿌린 인공 눈을 맞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YONHAP PHOTO-1498> 황급히 검찰 출석하는 존 리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존 리 전 대표가 7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6.6.7 mtkht@yna.co.kr/2016-06-07 08:27:03/<저작권자 ⓒ 1980-201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그러나 존 리 전 대표는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특히 수사대상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PHMG·PHG)를 만들어 팔고,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론/메틸이소티아졸론(CMIT/MIT)를 활용한 가습기살균제는 직접 만들어 판 SK케미칼이 수사대상에서 빠진 것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신현우 옥시 전 대표이사가 26일 오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수사와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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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방송통신대학교 이경무 교수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전국 각 지역 주민 1500명에게 각자 쓴 제품을 묻고 정리한 표이다. 이 중에서 옥시, 와이즐렉, 홈플러스, 세퓨 (별도 박스 처리)만 수사대상에 올랐다.

이경무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SK케미칼이 제조한 ‘애경 가습기메이트’가 그동안 두번째로 많이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이마트·GS의 가습기살균제도 옥시의 원료와 다르다는 이유로 수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애경의 가습기메이트와 이마트의 가습기살균제, GS마트의 함박웃음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론/메틸이소티아졸론(CMIT/MIT)라는 원료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CMIT/MIT의 흡입독성은 이미 외국에서도 확인된 바 있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대상을 좁힌 것을 두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이어져 왔다.

가습기 살균제 목록 (이경무 교수의 연구보고서 ‘가습기 살균제 특성과 피해 규모’ 중 발췌, 별도 박스는 기자가 처리)

■ 검찰 수사망 빠져나간 SK케미칼

검찰의 수사대상에서 제외된 SK케미칼은 가습기살균체 참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일단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등의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PHMG·PHG)을 만들어 판 장본인이다. 그러나 검찰은 ‘흡입용도로 사용해선 안된다고 옥시에 경고했고, 가습기살균제로 만들어 팔 줄은 몰랐다’는 SK케미칼 측 직원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SK케미칼은 아울러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론/메틸이소티아졸론(CMIT/MIT)를 원료로 한 가습기살균제를 직접 만든 제조사이기도 하다. 이 가습기살균제는 ‘가습기메이트’로 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이 판매했다. 정부에는 가습기메이트를 쓰고 폐섬유화, 코 섬유화, 뇌질환 등을 앓게 됐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사망자도 있었다. 그럼에도 수사대상엔 포함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가 2012년~2013년 독성실험을 했을 때 특정 형태의 폐 섬유화와 PHMG·PHG의 인과성만 확인됐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이 판매한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의 당시 독성실험엔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2011년 말 영유아·산모의 죽음이 계속되자 빠른 시간 안에 원인을 밝히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짧은 기간 동안에만 실험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 질병관리본부는 PHMG·PHG 실험결과부터 확인되자 서둘러 발표했고, 결과적으로 CMIT/MIT의 흡입독성 실험은 더 긴 기간에 걸쳐 끝까지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CMIT/MIT의 흡입독성은 외국의 연구결과에서는 확인된 터였다. 그럼에도 검찰은 끝내 SK케미칼 관계자는 한명도 기소하지 않았다.

당시 검찰의 수사망을 빠져나간 SK 케미칼은 질병관리본부의 초기 역학조사 결과를 ‘방패’로 내세우며 지금까지도 ‘가습기 메이트’ 피해자들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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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서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돼 태어난지 4개월만에 사망한, 권씨의 아기. 사진제공=환경보건시민센터

검찰의 ‘SK케미칼 배제’에 피해자들은 억울함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다음은 SK케미칼이 제조한 ‘가습기메이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들이다.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이들에 대한 판정을 통해 ‘피해인정’ 여부를 가리는데 ‘가습기 메이트’만 사용했다가 폐 손상을 입은 이들에게도 1·2단계 판정(국가가 피해자로 인정하는 단계)을 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것만 가지고는 SK케미칼 수사에 착수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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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수사는 지난해 6월쯤 거의 마무리됐다. 따로 수사결과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당시의 검찰 수사결과는 대략 아래와 같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지난해 6월25일까지의 상황을 토대로 정리한 내용이다.

가습기살균제 수사결과 (지난해 6월 기준,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기소 그 후… 재판 결과는?

검찰은 옥시의 전 대표인 신현우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최대 형량이 무기징역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법원이 인정하지 않으면서 형량이 크게 줄어버린 것이다. 사망자가 1195명(피해신고 접수 기준·올해 6월 현재)에 이르는 대참사였음에도 1심에서 7년형이 선고된 데다가 ‘아이에게 안심’ 같은 광고문구를 넣었는데도 ‘사기’ 혐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피해자들은 반발했다.

법원에서 세퓨의 오모 전 대표(50) 역시 신 전 대표와 같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김원회 전 홈플러스 본부장은 징역 5년, 노병용 전 롯데마트 본부장은 금고 4년을 선고받았다.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올해 1월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한 형사재판 1심 선고공판이 끝난 후 피해자 가족들이 예상보다 낮은 형량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법원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 책임자로 지목된 신현우(69)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고

·검찰의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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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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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입맛에 맞게 보고서를 만들어 준 혐의로 기소됐던 서울대 조명행 교수는 1심에서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2심 법원은 조 교수에게 서울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연구용역과 무관한 물품대금 5천6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만 인정해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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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비코리아의 로고(전 옥시레킷벤키저). 현재 알비코리아의 홈페이지는 포털사이트를 통해서는 쉽게 찾을 수 없다.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 기업들, 지금은?

SK케미칼, 홈플러스, 이마트, 애경은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드러난 뒤에도 큰 흔들림 없이 순조롭게 기업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세퓨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한 ‘버터플라이이펙트’는 이미 2011년 폐업한 상태다.

옥시레킷벤키저도 ‘RB코리아’로 기업명을 바꿔서 여전히 생활화학용품을 제조·판매 중이다.

옥시는 원래 동양제철화학이 설립한 회사로 2001년 영국계 생활용품기업 레킷벤키저에 인수돼 ‘옥시레킷벤키저’가 됐다. 2011년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옥시레킷벤키저는 그해 12월 ‘주식회사 옥시레킷벤키저’ 법인을 해산하고 같은 날 ‘유한회사 옥시레킷벤키저’를 설립했다. 주식회사가 아닌 유한회사는 외부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고 회사의 연매출, 영업이익 등의 실적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옥시는 이어 2014년 기업명도 ‘RB코리아’로 바꿨다. RB코리아의 홈페이지는 현재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도 확인되지 않는다.

사망자가 1195명(신고 기준)에 이르는 10여년간의 대참사. 그러나 가해기업 중 일부에 대해서만 수사가 이뤄진 데다 이들에게 내려진 가장 높은 수준의 형사 처벌은 네 사람에 대한 징역 7년형(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와 전 연구소장 등 3인,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 오모씨) 정도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수사망을 빠져나간 SK케미칼, 애경, 이마트 등의 잘못이 밝혀져 이들 기업이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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