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번호를 010번호로 변조 가능케 한 앱 서비스 대표 붙잡혀
[경향신문]

‘070’으로 시작되는 인터넷 전화를 걸어도 상대방의 전화에는 ‘010’으로 시작되는 일반 휴대전화 번호가 뜨게끔 번호변조 서비스를 제공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업체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앱은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도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번호변조 기능이 담긴 선불 인터넷 전화 앱 서비스 대표 이모씨(60)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폰·유심칩을 공급한 일당을 상대로 조사하는 중 이씨 업체의 앱이 보이스피싱에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 업체의 앱은 해외에서 인터넷 전화를 걸어도 본인인증을 거친 국내 휴대전화 번호가 상대방에게 찍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에서 인터넷 전화를 걸어도 상대방이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알아보고 의심없이 전화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서비스 취지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를 악용했다. 대포폰 공급책인 하모씨(41)는 타인 명의로 된 유심칩·대포폰을 확보하고 관련 개인정보를 중국 내 조직원들에게 넘겼다. 조직원들은 이씨 업체의 앱을 사용해 본인인증 절차를 거쳤다. 앱에서 대포폰에 발송하는 개인인증번호는 하씨가 한국에서 중국에 다시 전달했다. 조직원들이 이를 받아 인증을 마치면, 중국에서 인터넷 전화를 걸어도 한국 수신자의 전화에는 대포폰의 010 번호가 뜨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수신인이 010 번호로 전화가 오면 보이스피싱·사기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드는 점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영리를 목적으로 송신인의 전화번호를 거짓으로 표시하면 안된다’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을 위반했다며 입건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우리의 서비스는 ‘수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정당한 서비스’라는 법 예외조항에 해당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업체의 취지대로 앱을 사용한 사례는 전무했다고 보고 소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에도 발신번호 변조 제공 업체에 대한 제제 및 재도개선을 요구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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