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기]승부는 치열하게, 우정은 진하게..고문희-권무진 두 감독의 이야기

김현기 2017. 6.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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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치열하게 하지만, 끝나면 서로 붙어다니죠."

'한국수력원자력 제25회 여왕기전국여자축구대회' 고등부 준결승 충북예성여고와 충남인터넷고 맞대결이 끝난 8일 경주 알천2구장.

권 감독이 "고 선배님은 내가 존경하는 분이다. 해체됐던 인터넷고 축구부를 지난해 다시 살려 착실하게 이끌고 있다"고 칭찬하자 고 감독도 "권 감독도 그렇다. 선수층이 얇았던 예성여고를 각고의 노력 끝에 발전시켜 이번 대회 결승까지 올려놓았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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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희 충남인터넷고 감독과 권무진 충북예성여고 감독이 8일 경주 알천2구장에서 열린 ‘한국수력원자력 제25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고등부 준결승전 직후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경기는 치열하게 하지만, 끝나면 서로 붙어다니죠.”

‘한국수력원자력 제25회 여왕기전국여자축구대회’ 고등부 준결승 충북예성여고와 충남인터넷고 맞대결이 끝난 8일 경주 알천2구장. 종료 휘슬이 울리자 목이 쉬도록 선수들을 독려하던 고문희 예성여고 감독과 권무진 인터넷고 감독이 얼싸안으며 “고생했다”는 말로 우정을 나눴다. 승부는 예성여고의 2-1 역전승으로 끝났지만 두 사령탑의 얼굴에서 승자의 환호와 패자의 아쉬움은 없다. 서로가 잘 되기를 바라고 다음에 더 좋은 경기하길 바라는 격려만 있을 뿐이다.

둘은 여고축구를 이끄는 대표적인 여성 감독들이다. 이번 대회 고등부 참가 8개팀 중 3개팀 감독을 맡을 만큼 여성 지도자들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지만 몇 년 전만해도 상황은 달랐다. 선수들의 생활을 관리하는 코치 정도가 여성들의 몫이었다. 권 감독이 2014년 8월 예성여고를 맡은 것에 이어 1년 선배인 고 감독이 지난해 인터넷고를 담당하면서 여고축구에도 여성 사령탑 시대가 점점 열리고 있다. 권 감독이 “고 선배님은 내가 존경하는 분이다. 해체됐던 인터넷고 축구부를 지난해 다시 살려 착실하게 이끌고 있다”고 칭찬하자 고 감독도 “권 감독도 그렇다. 선수층이 얇았던 예성여고를 각고의 노력 끝에 발전시켜 이번 대회 결승까지 올려놓았다”고 화답했다.

두 팀 모두 충청 지역을 연고로 하다보니 훈련을 같이 하고 연습 경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 고 감독은 “워낙 가깝고 서로를 잘 아니까 이렇게 4강에서 붙을 때도 선수들에게 더 강한 표현을 못하게 된다. 그냥 두 팀 선수들이 축구만 열심히 하도록 둔다”며 웃었다. 권 감독은 “아마 고 감독님에겐 남편 다음으로 내가 친할 것이다”며 “같이 차 마시고 그러면서 붙어다닌다. 어제도 그랬다. 지도자 생활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둘은 경기도의 라이벌인 오산고(고 감독)와 장호원상고(권 감독·지금은 해체)의 선수로 서로를 알게 됐다. 권 감독은 대교, 고 감독은 현대제철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나가는 등 실업 무대까지 한 번도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었다. 고 감독이 2013년 포항여전고 코치를 그만둘 때 후임으로 권 감독이 온 적도 있었다. 그렇게 일정한 거리를 두고 쌓아나가던 둘의 스토리가 켜켜이 쌓여 지금의 관계를 만들었다. 권 감독은 “내가 정말 많이 의지하는 분이다”고 표현했다.

두 감독이 여자축구 현장을 다부지게 뛰어다니는 이유가 있다. 지금 가르치는 제자들에게 ‘여자축구는 우리의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고 감독은 “우리가 잘 하면 학생들도 ‘나중에 현역을 마쳐도 지도자 등 여자축구에서 계속 일할 수 있을 것이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나와 권 감독이 그런 변화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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