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이슈]'CD-MP3 넘어 스트리밍의 시대' 13년만 국내 LP 제작업체 부활 의미는?

이지석 2017. 6. 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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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녹음 전문 스튜디오, 마장 스튜디오에서 래커 커팅중인 백희성 엔지니어. 사진 | 마장뮤직앤픽처스 제공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CD를 거쳐 MP3, 스트리밍 등 변천사를 거치며 음악을 듣는 방식과 음악 소비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이 시점에 국내 유일의 바이닐(LP) 제작 브랜드가 첫발을 내디뎠다. 21세기의 한복판, LP를 제작한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마장뮤직앤픽처스의 ‘바이닐팩토리’가 1일 서울 중구 정동의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유일의 바이닐팩토리의 런칭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마장뮤직앤픽쳐스의 하종욱 대표, 박종명 이사, 백희성 엔지니어 등이 참석했다. 국내에서 바이닐 제작 공장이 생기는 건 2004년 생산라인을 중단한 서라벌 레코드 이후, 13년 만이다.

하 대표는 “내가 왜 LP를 만들고 찍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까, 도전에 관련돼 스스로에게 요즘 되묻는다. 아직 결론 내리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내 생각은 이렇다. 아날로그나 LP, 더 나아가 음악, 그 위험하고 치명적인 것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음악에 대한 예의, 음악의 본질이 지닌 아름다움을 되살리는 일에 작게나마 참여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모바일, PC로 음악을 듣는 세상인데 왜 바이닐(LP) 공장을 시작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우리는 이렇게 답한다. 음악 듣기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그렇게 듣는 음악이 좋아서 LP제작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음악감상에서 소비 행태로 바뀐 건 분명한 현실이다. 이런 행태에 우려하며 문제 제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는 행위가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적극적 행동이 수반된 음악 감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소장, 소유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과거 음악 산업 시작하면서 음악 매체가 여러 형태 있었지만 그런 요구를 온전히 담을 매체가 LP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LP 제작 공장 전경. 사진 | 마장뮤직앤픽처스 제공
하 대표는 “마장 스튜디오는 1968년에 설립됐다고 명시한다. 대한민국 1세대 대표 녹음실 ‘유니버샬 레코딩 스튜디오’를 2010년 3월경 마장뮤직이 인수, 현재 아날로그 전문 레코딩 스튜디오로 운영하고 있다. 마장뮤직은 여러 연구를 통해 국내 유일의 현역 래커 커팅 엔지니어의 마스터 작업, 국내 기술로 자체개발한 프레싱 머신, 국내산 PVC를 원재료로 프레싱 완료된 LP 레코드, 그리고 패킹까지 올인원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백 엔지니어는 “지난 3년간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최적의 조건값을 찾기 위해 670일간 3만여장을 테스트 프레싱했고, LP애호가 100여명을 대상으로 청음테스트를 거쳤다”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전 레코딩협회 회장이자 지구레코드에서 LP의 전성기를 경험한 현 이태경 서울사운드 대표는 “LP제작에선 디스크커팅, 디스크마스터링이 중요한데, 바이닐팩토리의 기술과 LP의 품질은 단연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닐팩토리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부터 전 세계적으로 불기 시작한 ‘바이닐(LP) 붐’은 여전히 유효하다. 국제음반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바이닐(LP) 음반 판매량은 3200만 장으로 199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포브스에서는 2017년 LP 시장 규모를 약 10억 달러(약 1조 1천억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16년 국내 바이닐(LP) 판매량은 총 28만여 장으로 추산, 전체 음반 시장에서 바이닐(LP)가 차지하는 규모는 약 98억원에 이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고, A업체에 따르면 최근 3~4년 기준으로 매년 15~20% 정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음반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통상 체코, 독일 등 해외 LP 제작 공장을 통해 이루어져 왔는데, 높은 제조단가는 물론 해외 배송비까지 상당한 부담이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해외 여러 곳으로부터 주문량이 밀려 있어 기본 5~6개월은 대기해야 손에 받아볼 수 있는 상황의 연속이었고, 예정된 발매일정에 맞춰 진행하는 것 자체가 여의치 않았던 것. 국내 업체의 런칭으로 제작기간이 3~4주로 짧아지게 됐다.
한편 ‘바이닐팩토리’는 오는 17~18일 양일간 열리는 ‘제7회 서울레코드페어’에 참가하여 일반 소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바이닐(LP)만의 매력을 한껏 과시할 다양한 이벤트 상품을 기획하여, 소비자들과의 만남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바이닐팩토리는 ‘음악을 새깁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클래식, 재즈, 팝, 록은 물론 국내 대중음악을 아우르는 음반들을 기획, 제작, 발매할 예정이다.

첫 번째 발매작은 하나음악의 수장이자, 거장 ‘조동진’이 20년만에 발표한 6집 음반 ‘나무가 되어’다.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속해있는 ‘어떤날’의 1집과 2집 제작도 앞두고 있으며, 전설적인 여류 바이올리니스트 요한나 마르치의 ‘Bach: Sonatas & Partitas’ 음반의 오리지널리티를 그대로 재현, 3장의 LP로 발매될 계획이다.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의 신보 ‘가물거리는 세상’, 커먼그라운드의 ‘댄스 레퍼블리카’ 등 비주류 장르의 음악도 제작된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마장뮤직앤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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