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딸 창업 개입 없었다" 거짓 해명 도마

이유진·김원진 기자 2017. 5. 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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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29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외교부 청사 인근에 마련한 임시사무실에서 나와 취재진 앞에서 자녀의 위장전입문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큰딸 이모씨(33)가 강 후보자의 유엔 부하 직원으로부터 투자받아 주류 수입·도소매 회사를 차린 것과 관련해 강 후보자 측이 또 다시 거짓 해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외교부는 29일 밤늦게 ‘장관후보자 장녀가 세운 회사 관련 아래와 같이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해명자료를 내 “회사 창업에 있어 어떠한 법적 하자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후보자는 이 회사 창업과 관련하여 개입한 바 없고, 창업 당시 뉴욕에서 근무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외교부의 해명은 유엔에서 강 후보자와 함께 일했고, 지금도 유엔에 재직 중인 우모씨의 발언과 배치된다. 우씨는 지난 29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지난해 6월 강 후보자의 장녀와 멕시코 고급 주류 수입 사업을 시작하기 전 강 후보자에게 (투자금) 2000만원을 빌리기 위해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씨는 “강 후보자가 딸에게 2000만원을 빌려줬고, 딸이 회사를 설립해 대표를 맡게 됐다”고 덧붙였다.

우씨에 따르면 강 후보자가 초기부터 사업 성격과 딸이 대표를 맡을 것을 알고 있었던 정황이 있다. 외교부는 “후보자는 이 회사 창업과 관련해 개입한 바가 없다”고 했지만, 강 후보자는 이씨가 어떤 사업을 할지 사전에 알고 있었고 돈도 빌려준 것이다.

외교부는 또 “장녀(33세)가 제네바 유학(2010~2015) 당시 스위스 와인과 치즈에 관심이 많았고, 귀국 후 2016년 지인 2명(우모씨 형제)과 함께 스위스 와인과 치즈 수입을 위해서 ‘포즈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창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외교부의 해명 또한 우씨의 설명과 거리가 있다. 우씨는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사업의) 콘셉트는 제 콘셉트다. 콘셉트 자체를 (제가 제안한 것은) 그건 분명히 인정한다”며 “아주 친한 멕시코 친구가 멕시코에서 ‘메스칼’(증류주)이라는 술을 한다. 이 친구가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고 했고,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술이라 (사업을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씨는 “제가 유엔에 근무하고 공무원이니까 사업을 할 수가, 경영을 할 수가 없었다”며 “이씨가 그때 우연히 한국으로 돌아가게 돼 ‘그럼 잘 됐다’ 회사를 설립해 네(이씨)가 CEO가 되면 우리가 투자하는 걸로 회사가 설립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와인 수입을 하기 위해 회사를 차렸다는 외교부의 해명과는 배치되는 설명이다.

강 후보자의 딸 이씨는 지난해 6월 주류 수입업체를 해보자는 우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엔 자본금 8000만원 중 우씨가 4000만원, 그의 형(공무원)이 2000만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뒤늦게 국내 주류 도매상들로부터 사업 수익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은 뒤 1년 가까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본점은 지난해 사업자등록 당시 강 후보자 가족의 국내 거주지로 되어 있다가 충남 논산의 한 부지로 옮겼다. 회사의 감사는 해외에 거주하는 우씨의 조카(21·대학생)가 맡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강 후보자를 임명하며 이씨가 이화여고에 들어갈 때 위장전입한 사실을 미리 밝혔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는 친척집에 주소를 옮겼다고 밝혔지만, 친척집이 아닌 당시 이화여고 교장의 전셋집에 주소를 옮긴 것으로 드러나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29일 “미국에서 1년 교육받고 돌아왔을 때 큰딸이 미국에서 적응이 어려운 모습 봤고, 돌아와서 엄마의 맘으로 한국 적응에 편했으면 하는 생각에 제가 다녔던 이화여고 넣고 싶은 마음 생겼다”며 “마침 아는 은사가 주소지 소개해줘서 주민등록 옮기게 됐다. 근데 그 주소지에 누가 사는지, 소유주가 누군지는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거짓해명 의혹에 대해 30일 “앞으로 모든 질문에 대해선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유진·김원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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