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다 잡겠다, 네가 보낸 스파이들!.. 美·中 '스파이 전쟁'

- 中, 포상금 최대 50만 위안
CIA에 정보 제공하던 20여명
정부에 의해 살해되거나 투옥
법령 강화하고 시민 참여 독려
- 美도 대대적 中스파이 단속
軍설비 빼돌리려던 여성 체포
보안 기술 넘기려한 7명 기소
주중 美대사 ‘미인계’ 연루설
패권 경쟁 관계인 미국과 중국 간에 ‘스파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중앙정보국(CIA)의 중국 내 정보 요원들을 일망타진해 20여 명을 처형 및 투옥했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미국 정부도 미국 내에서 활동하는 중국의 스파이를 끊임없이 검거하고 있다.
미·중의 스파이 전쟁은 이데올로기 대립 초창기인 1930, 1940년대 미국과 소련 간 정보 전쟁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은 거액의 포상금을 내걸고 스파이를 색출하고 있으며 간첩들에게 극형을 부과하면서 문단속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中, 포상금 최대 50만 위안, 간첩죄는 최고 사형 =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CIA에 중국 내 정보를 제공하던 중국계 현지 정보 요원 20여 명이 지난 2010~2012년 중국 정부에 의해 처형 및 살해 또는 투옥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첩보망 조직의 와해를 추구하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의 중국 내 정보수집 능력이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에 신원이 노출된 미국 스파이 중에서 10여 명은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청사 마당에서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 요원들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나 등장할 만한 충격적인 내용이다. CIA와 연방수사국(FBI)은 당시 중국 첩보망에서 비상 상황이 벌어졌다고 판단하고 ‘벌꿀 오소리(Honey Badger)’ 작전이라는 합동조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도가 정보기관을 무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경고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CIA와 FBI 등 미국의 정보 및 방첩기관들은 21세기 들어 미국의 최대 적국을 중국으로 상정하고 있고, 20세기 구소련보다 더 어려운 적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보 개념이 희박한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된 정보를 제3자 또는 제3국에 누설하기 일쑤였다. NYT가 10명 이상의 전·현직 CIA 요원들의 인터뷰 도움을 통해 이번 기사를 완성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의 방첩조직이 효과적인 것을 입증한 사건이며, 일부는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간첩죄는 최대 사형에 처한다.
중국은 최근 들어 반(反)스파이법 등을 제정해 외국인에 의한 조사 활동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10일부터 외국 스파이와 국내 포섭 간첩을 색출하기 위해 거액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간첩신고 1등급은 10만~50만 위안, 2등급 경우 5만~10만 위안, 3등급 1만5000위안의 포상금을 책정하고 있다. 정치 중심지인 베이징(北京)시는 간첩을 검거하는 데 도움을 준 시민에게 최대 50만 위안(약 8264만 원)의 포상금을 지불하는 ‘공민 간첩행위 신고 장려조례’의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시는 “외국 정보기관과 적대 세력이 중국에 대해 침투와 전복, 분열, 파괴, 기밀 절취 등 공작을 벌이는 최적지로서 수도인 베이징(北京)을 택하고 있다”며 “일망타진하려면 시민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도 중국 스파이 속속 색출해 기소 = 미국 역시 중국의 스파이 단속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는 24일 미군 항공 및 군용 통신 설비와 관련한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중국 여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름은 천스(32·캐리 천)로 14개 범죄에 얽힌 혐의를 받고 있으며 법원에서 기소 사실이 모두 인정돼 유죄가 내려지면 최고 120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홍콩 밍바오(明報)가 보도했다. 미 연방당국에 따르면 캐리는 지난 23일 캘리포니아에서 체포됐다. AFP는 “캐리는 지난 2013년부터 2015년 12월까지 연방법에 의해 수출 허가가 나지 않은 10만 달러(약 1억1167만 원) 상당의 통신장비를 구입해 빼돌리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장비 중에는 군용 항공 통신 장비들이 포함됐다.
미 법무부는 24일 텍사스에 거주하는 7명을 보안기술을 절도해 중국 업체에 넘기려 한 혐의로 기소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유리기포강화 플라스틱의 기술 개발과 관련한 기밀을 중국 기업에 넘기려 했다”고 밝혔다. 7명 중 4명은 미국 국적, 나머지는 캐나다와 미국 영주권자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텍사스에 위치한 중국 국영 기업에 적을 두고 있었다.
최근 중국의 대미 첩보 활동과 관련된 사안 중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게리 로크 전 주중 미 대사에 대한 소문이었다. 중화권 언론들은 로크 전 대사가 중국 정보기관의 미인계에 걸려 사임하고 이혼까지 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계 미국인 최초의 주중 미국 대사인 그는 2013년 갑자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미국으로 돌아간 로크 전 대사는 2014년 8월 부인과 별거에 들어가 2015년 4월 이혼했다.
2014년 미 태평양사령부 군무원이었던 벤저민 비숍은 기밀 누설죄로 징역 7년 3개월을 선고받았다. 예비역 중령으로 당시 60세였던 비숍은 2011년 6월부터 연인으로 지내온 32세 연하의 중국인 여자 친구에게 미국의 핵무기 현황, 중·장거리 미사일 포착기술, 조기경보 레이더 시스템, 태평양사령부 작전계획 등 특급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은 정보를 빼돌리기 위해 돈도 미끼로 쓰지만 젊은 미모의 여성 스파이를 통한 미인계를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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