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넌 해고야!' 유행어 남긴 트럼프, 줄줄이 해고 칼춤

국기연 2017. 5. 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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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넌 해고야! (You’re fired)’ 미국의 유명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에서 ‘부동산업자’ 도널드 트럼프가 남긴 최대 유행어이다. 이제 대통령이 된 트럼프가 정부 고위 인사들에게 ‘넌 해고야’를 연발하고 있다. 임기 10년 중에서 아직 6년이 남은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국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말 한마디로 단칼에 잘렸다. 코미는 자신이 해고된 사실을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알았다. 미국 언론은 이를 ‘화요일의 학살’이라고 부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지난 대선 기간 동안에 트럼프 팀과 러시아 측이 ‘내통’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트럼프는 이 ‘러시아 커넥션’ 의혹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주지 못하는 인사를 가차없이 날려버리고 있다.
◆트럼프 조사를 하다가 해고된 코미 전 FBI 국장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코미 전 FBI 국장은 2016년 대선을 겪으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코미는 처음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이 FBI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다가 공화당 측의 거센 항의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코미는 수사를 마친 뒤 클린턴 후보가 기소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가 대선 투표일 11일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밝혔다. 코미의 결정으로 결승선을 향해 앞서 달리던 클린턴 후보는 넘어졌고, 그 사이에 트럼프가 추월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이 코미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코미는 그러나 트럼프 팀이 클린턴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러시아 측과 결탁한 의혹을 파헤치려다가 철퇴를 맞았다. 트럼프는 코미를 전격 해임했고, 그 후폭풍이 지금 백악관을 강타하고 있다. 트럼프는 방어에 나섰다. 트럼프는 코미에게 러시아 커넥션 의혹의 수사 대상에 자신이 포함돼 있었는지 확인했고, 자신은 그 대상이 아니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떠벌려 논란을 자초했다.

트럼프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미 당시 국장과 한차례 만찬,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트럼프는 “만약 알려줄 수 있다면 내가 수사를 받고 있는지 알려 달라고 했더니 그가 나는 수사를 받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미국의 대통령이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는 수사 기관 수장과 자신의 수사 문제를 논의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그러한 사실을 공개한 것도 극히 드문 일이라고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트럼프 조사를 했던 3인방 추방
샐리 예이츠 전 법무부장관 대행

코미 전국장에 앞서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이 해임됐다. 예이츠 대행은 지난 1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이슬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제한 행정명령에 반기를 들었다가 곧바로 잘렸다. 그러나 예이츠 대행이 해고된 근본적인 이유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빈번하게 접촉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한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기 때문이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화살이 날아올 수 있는 러시아 커넥션의 진상을 예이츠가 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곧바로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
프릿 바라라 전 뉴욕지검장

프릿 바라라 전 뉴욕 연방지검장이 해임된 것도 트럼프에 대한 수사와 관련이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바라라 전 지검장은 헤지펀드나 금융·부동산 기업이 연루된 복잡한 금융 사기 사건을 파헤쳐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렸다. 그는 조직 범죄와 테러 사건, 사이버 범죄, 공직 부패 사건 등을 가리지 않고 대대적인 수사를 단행해 명성을 얻었다. 할리우드는 그를 모델로 한 드라마 ‘억만장자들’을 제작하기도 했다.

바라라 지검장은 뉴욕에서 트럼프 타워가 있는 지역을 관할하고 있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 시절에 트럼프 타워에서 그와 회동해 재임명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정부가 트럼프 타워에 있는 대통령 인수위 사무실을 도청했다고 트럼프가 주장했고, 바라라 지검장이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 들었다가 사표 제출을 강요받았다. 트럼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 커넥션으로 쫓겨난 인사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 내통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트럼프는 예이츠 당시 법무장관 대행이 플린 전 보좌관과 러시아 측 인사간 부적절한 접촉 사실에 관해 보고한지 18일 만에 플린을 해고했다. 플린은 자진 사임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해고였다. 미 상원 정보위는 청문회에 출석하도록 플린에게 강제 소환장을 발부해 놓은 상태이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선임 고문이었던 카터 페이지도 러시아 측 인사들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쫓겨났다. 트럼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폴 매너포트는 지난해 8월에 친 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대통령 소속 정당에서 거액을 받고 미 정가에 로비한 의혹이 불거져 선대위원장 자리에서 낙마했다.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위원장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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