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적폐청산·남녀 같은수 내각..새정부 문화·여성정책

입력 2017. 5. 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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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간섭 원천 차단..예술인 실업급여 지급
'페미니스트 대통령' 표방, 임기 내 남녀동수 내각 추진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9일 밤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시민들과 함께하는 개표방송에서 활짝 웃고 있다. 2017.5.10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문화정책은 우선 문화행정 공정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정부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을 차별한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의 왜곡된 문화정책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데다 문 대통령이 슬로건으로 내건 '적폐청산'의 핵심 대상이기도 하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하며 당선된 만큼 여성정책 역시 이전 정부보다 한 발짝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첫 조각부터 여성 장관을 다수 포진시켜 여성 대표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 "지원하되 간섭 않는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팔걸이 원칙'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문화예술지원기관-문화예술계가 공정성 협약을 맺어 문화예술계에 대한 정치적 간섭을 원천 차단한다는 복안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예술인 차별의 통로로 악용된 문화예술지원기관들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지원심사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새 정부는 기관장 선임과 위원회 구성 때 현장 문화예술인을 적극 참여시키고 지원심사 과정을 기록·공개할 방침이다. 지원심사를 비롯한 문화행정에 불만이 있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옴부즈맨 제도도 도입될 전망이다.

예술인 복지를 위해 프랑스의 '엥테르미탕'(Intermittent) 같은 예술인 실업급여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엥테르미탕은 공연·영상 분야 비정규직 예술인에게 실업급여를 주는 제도다. 예술인이 노동에 대한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를 의무화하고, 경력·활동 유형에 따른 표준보수지급 기준을 마련해 예술인의 '복지 사각지대'를 없앤다는 계획이다.

청년예술인을 위해 지역 유휴공간을 작업공간으로 제공하는 등 창작 주거 인프라를 조성하고, 예술교육·지역문화재생사업과 관련한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바닥을 드러낸 문화예술진흥기금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고 출연을 확대하고 체육·관광기금을 전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 "일상에서 문화예술·스포츠·관광 누린다"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의 시대', '모든 국민이 체육을 즐기는 스포츠 복지국가', '쉼표가 있는 삶, 관광복지사회'. 모든 국민이 소외되지 않고 일상에서 문화생활을 향유하는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한다는 문 대통령의 문화예술·체육·관광 정책 모토다.

구체적 방안으로 문화·체육·관광 지출비에 대한 세액공제제도 도입, 통합문화이용권(문화누리카드)의 사용처 확대 및 지원금액 현실화,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확대, 동네 생활문화 환경 조성 및 생활문화 동아리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공공도서관 확충과 장서 구입 확대,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예산 확대, 출판문화 활성화를 위한 제도정비도 포함됐다.

유아·노인·청소년·장애인 등 유형별 맞춤형 스포츠가 늘어날 전망이다. 초등학생은 생존수영을 의무적으로 배우고 지역 단위의 공공 스포츠클럽이 도입된다. 생활체육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공공기관 체육시설은 지역주민에게 좀더 개방된다.

새 정부는 공정한 스포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스포츠공정위원회 기능이 강화되고 체육특기자 입시전형을 개선해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을 양성할 방침이다.

'한국형 체크바캉스' 같은 노동자 휴가지원제와 연령대에 따른 생애주기별 맞춤형 여행지원 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체크바캉스는 기업과 직원이 여행비용을 공동 적립해 사용하게 하는 제도다.

외래 관광객 2천만명 유치를 목표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융합관광산업을 육성한다. 문화·관광 자원인 문화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보존·활용 정책도 추진한다. 매장문화재 발굴비용 정부지원 확대, 고도지역 매장문화재 지표조사 공영제, 문화재 지진방재 종합대책 마련, 시도 등록문화재 지정제도 도입 등이다.

◇ "임기내 남녀동수 내각 노력"

문 대통령은 여성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 임기 내 남녀동수 내각 구성에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여성 장관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15년 기준 29.3%) 수준인 30% 정도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약속대로라면 새 정부는 여성 장관 5∼6명으로 출발하게 된다.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에 여성 관리직 임용목표제를 도입하고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여성 관리자 비율 확대를 추진하는 등 공공부문부터 여성 대표성을 제고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도 추진된다.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2014년 기준 36.7%다. 새 정부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성별임금격차를 좁히기 위해 임금격차 현황보고와 개선계획 수립을 의무화하는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성차에 기반한 유무형의 폭력 전반을 포괄하는 젠더폭력방지기본법(가칭) 제정도 추진된다. 현행 법령이 젠더폭력을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등으로 협소하게 규정하고 관련 법도 나뉘어 있어 스토킹과 인신매매, 데이트 폭력, 사이버 성폭력,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 등 점점 다양해지는 젠더폭력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정책들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여가부 기능을 강화하고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무총리 산하 양성평등위원회의 위상을 높이고 상설 사무국과 전담 인력을 둔다. 성평등위원회는 정부 양성평등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조정하고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dad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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