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LPG 등 친환경차량 규제 완화·디젤 규제는 강화
문재인 대통령의 자동차산업 공약을 보면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LPG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엔진,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카 개발을 돕고 전기차 부품, 충전인프라 지원 등 친환경·스마트카 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자율주행차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신설해 지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예산을 얼마나 투입할지, 충전소 등 친환경차 인프라 구축에 어느 정도 속도를 낼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디젤차 규제 역시 미세먼지 감축 공약 중 하나로 언급된 수준이다.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공약이라기보다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경유차를 규제한다는 내용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문 대통령의 자동차 산업 공약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노르웨이는 203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시키겠다고 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이미 10대 중 7대가 전기차일 만큼 문화적 요건이 조성돼 있다”며 “우리나라는 전기차 인프라가 깔려있지 않은 상황이라 시기상조라고 판단된다”이라고 말했다.
◆ 공공기관 친환경차 구입 비율 70%로 확대...LPG차량 규제 완화
문재인 정부는 현재 50%인 공공기관의 친환경차 구입 의무 비율을 향후 70%로 높일 계획이다. 전기렌터카 보급 촉진을 위해 보조금, 법인세 감면 등의 지원도 늘린다. 또 노선버스 연료를 압축천연가스(CNG)로 바꾸고, 도심 대기오염원인 노후 오토바이 대신 친환경 전기오토바이 보급·확산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큰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의 사용제한 규제도 완화한다. 문 대통령은 물론 대선 기간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도 LPG 차량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이 공약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LPG차의 경우 일반인은 신차로 살 수 없고 차종도 렌터카, 경차, 7인승 이상 RV(레저용차) 등에 국한돼 있다.
다만 이같은 공약이 얼마나 실현될지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정부도 2020년까지 친환경차 100만대(누적)를 보급하겠다는 구상을 지난 2015년 발표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친환경차 보조금 확대와 충전 인프라 구축, 친환경차 이용혜택을 늘리겠다는 정책을 내놨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실제 올해 3월 기준으로 등록된 전체 자동차(2199만4213대)에서 친환경차(26만1195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있어야 친환경차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공약도 박근혜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친환경차 육성 정책에 맞춰 현대차 등 자동차 업체들의 관련 연구개발(R&D) 투자가 대거 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자동차 업체들의 경유차 생산과 판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관련 R&D 투자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 디젤 규제 독일차 타격, 국산차 경쟁력 강화 시급

자동차업계가 불안해하는 부분은 디젤차 규제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주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경유차를 강하게 규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경유차 연료인 경유가격을 인상하고 2030년까지 경유차 운행을 아예 중단시키겠다고 공약했다. 또 대형 경유화물차나 건설장비는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동시 저감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공약에 포함됐다.
디젤 규제가 현실화되면 국내 시장에서 경유 차량 위주로 판매를 확대해온 수입차 업체들은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 전체등록대수 중 경유 차량은 지난해 기준 58%에 달한다. 특히 디젤차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 BMW와 벤츠, 폴크스바겐 등 독일 수입차 업체들은 차량 판매 전략을 바꿔야 한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량에 강점이 있는 일본차 등은 새롭게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이후 매년 급증했던 승용 경유차들이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전체 자동차 판매 가운데 경유차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BMW와 벤츠 등 유럽산 수입차업체도 판매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 정부의 경유차 관련 규제가 단기간에 급진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프라 등이 완전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섣부른 친환경차 육성정책 등은 자동차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의 경우 미국과 일본,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어 오히려 이들 업체만 배불릴 가능성도 있다.
고태봉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경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출을 매년 늘리고 있다”며 “새 정부가 자동차 수출의 큰 타격을 감수하고 경유차에 대한 규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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