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터키 경유 가스관 착공.. 對유럽 '에너지 권력' 커질 듯

김효인 기자 2017. 5. 9.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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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잦은 우크라쪽 가스관 대신 흑해 해저 통해 안정적 공급 가능
EU는 러시아 가스 의존도 낮추려 이스라엘 천연가스 수입을 추진
지중해 경유 가스관 건립에 합의

러시아를 출발해 터키와 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투르크 스트림(Turk Stream)' 가스관이 7일(현지 시각) 첫 삽을 떴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투르크 스트림'이 완공되면 러시아의 대(對) 유럽 가스 공급량이 늘어나고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유럽연합(EU)은 이스라엘산 천연가스를 지중해를 거쳐 들여오는 다른 가스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안보전'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사내 경영위원회를 소집해 "러시아 남서부 흑해 연안에서 투르크 스트림 파이프 설치 작업이 시작됐다"며 "오는 2019년까지 터키와 유럽 소비자들에게 러시아산(産) 가스를 공급할 안정적인 통로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르크 스트림'은 러시아의 흑해 연안 도시 아나파를 출발해 그리스 접경지인 터키 입살라로 뻗어가는 총 길이 1100㎞(해저 구간은 900㎞) 대규모 수송관이다. 1년에 약 157억 5000만㎥ 용량 천연가스를 운반할 수 있는 파이프 두 개가 나란히 건설된다. 가스프롬 측은 1단계로 터키까지 파이프를 설치한 후, 2단계로 그리스와 불가리아 등 터키 인접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는 현재 남동유럽 지역 가스 수송로로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브러더후드' 가스관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의 잦은 충돌로 가스 공급에 문제를 겪어왔다. 러시아는 그에 대한 대안으로 2012년부터 동남 유럽 6개국을 잇는 '사우스 스트림(South Stream)' 가스관을 추진해왔으나,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가 시작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유럽의 반대에 부딪힌 러시아는 대신 터키와 손을 잡았다. 2014년 터키·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터키군이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한 이후 앙숙이 됐던 양국은 지난해 10월 '투르크 스트림' 추진에 합의하면서 관계를 회복했다. 올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는 등 밀월 관계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유럽은 전체 수요의 30%에 이르는 러시아 가스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가스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엄포를 놓았고, 실제로 수차례 가스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EU와 이탈리아 등은 지난 4월 대규모 천연가스가 발견된 이스라엘에서 지중해를 거쳐 그리스, 이탈리아까지 오는 2200㎞ 길이 가스관 건립에 합의하는 것으로 맞불을 놓았다. 미국 또한 지난해 유럽에 액화천연가스(LNG)를 본격적으로 수출하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권력' 견제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대안을 찾는 EU 국가들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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