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분야별 공약 점검>'가계부채'해법 제각각..'성장' 말 않고 '파이나누기' 치중

③ 경제
부채총량제·이자상한제 등
가계빚 해소 모든 후보 공감
법인세 높여 복지 재원 마련
劉·沈후보 빼곤 증세 말안해
洪후보만 유일하게 減稅공약
다중대표소송·황제노역 금지
공정거래 강화에 한목소리
文·沈‘정부주도’4차산업혁명
洪·安·劉는 민간 지원에 방점
‘5·9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들은 거시경제보다 생계와 관련된 가계부채, 미래 성장을 위한 4차 산업혁명 등에 대한 경제 관련 공약을 내놓았다. 잘못된 경제 관행을 뿌리 뽑고 공정거래를 강화하는 경제민주화 공약도 발표했다. 그러나 경제 파이 전체를 키우는 성장에 대한 비전 없이 파이를 나누는 데 치중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계부채 =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인 가계부채 해소 필요성에 모든 대선 후보가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은 각각 달랐다. 문 후보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소득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고, 가계부채 비율을 가처분소득 대비 150% 이내로 관리하는 가계부채 총량제 도입을 내세웠다.
안 후보는 부채 구조의 질적 개선에 방점을 두고 금리 형태를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상환 방식은 유예 후 일시상환에서 장기분할상환구조로 변경을 유도하기로 했다. 홍 후보는 이자율 최고한도를 20%로 인하하고,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이자 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금리 변동에 대비한 완충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심 후보는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의 최고이자율을 모두 20%로 인하하는 한편 이자 총액이 원금을 넘지 못하도록 이자제한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채무 원금 상환 능력이 부족한 가계에 대해 정부 차원의 전환대출을 추진하고, 정부 재정으로 주택담보증권을 매입해 개인별 워크아웃과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증세 = 원내 5당 대선 후보 모두 격차 해소, 저출산 극복 등 대규모 재원을 필요로 하는 복지 공약을 경쟁적으로 발표했지만, 재원 확보를 위한 증세를 공공연히 말하는 후보는 드물었다.
문 후보는 5년간 공약 이행에 들어갈 재원 178조 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고소득자 과세 강화, 고액 상속·증여에 대한 세 부담 인상을 언급했다. 그러나 세율 인상의 구체적인 수치는 ‘득표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안 후보도 연 40조9000억 원 수준의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 신설, 초고소득층에 대한 누진세율 적용 세분화 등을 내세웠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얼마나 올리겠다는 내용은 빠졌다.
반면에 심 후보와 유 후보는 ‘더 많은 복지를 위해 더 많은 세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뚜렷이 밝히고 있다. 유 후보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세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2018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21.5%까지 올리겠다고 했다. 심 후보도 사회복지세, 법인세와 소득세, 부동산세 등 조세개혁을 통해 연평균 70조 원의 세금을 더 거둘 계획이다.
홍 후보는 5당 후보 중 유일하게 증세 대신 감세를 공약했다. 그는 “기업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법인세는 현상 유지하겠다”, “담뱃세와 유류세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선 후보들이 경제 성장을 위한 방안은 거의 얘기하지 않고, 분배 공약만 다루고 있다”며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공약이 수두룩한데 정작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벌개혁 = 문 후보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투명한 경영구조 확립을 최우선 개혁 과제로 삼았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는 다중대표소송제와 집중투표제 도입, 기존 순환출자 단계적 해소의 뜻을 밝혔다.
안 후보는 공정거래위원회 독립성 및 역할 강화,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근절 등을 약속했다. 유 후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폐지, ‘공정거래 관련 법령의 집행 강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주장했다. 심 후보는 재벌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50억 원 이상 배임·횡령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집행유예 금지, 재벌 일가 황제노역·황제면회 금지 등을 공약했다.
홍 후보도 다중대표소송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 독단적 경영 전횡을 막기 위한 공약을 일부 제시했지만 전반적으로 재벌개혁보다는 경제 활성화에 무게를 실었다.
◇4차 산업혁명 =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미래 변화에 대비해 5당 후보들도 앞다퉈 공약을 내놨다. 문 후보와 심 후보가 정부 주도의 산업 개혁을 공약한 데 반해, 홍 후보와 안 후보, 유 후보는 민간 지원에 치중하는 작은 정부론에 무게를 뒀다.
문 후보는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해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해 스마트 하우스, 스마트 도로, 스마트 도시 등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심 후보는 국내외 전문가가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 ‘지능정보사회자문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현재 미래창조과학부를 정보과학기술부로 개편하고, 4차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조성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다. 안 후보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학제 개편과 민간주도 ‘4차 산업혁명 인재센터’ 설치 지원 등을 통해 창의 인재 10만 명 양성 등을 공약했다. 유 후보는 창업비용을 투자자들로부터 받는 창업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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