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트럼프의 '사드 청구서', 방위비 인상도 요구?

김관용 2017. 4. 2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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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에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비용을 요구하겠다고 밝혀 시끄럽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금액은 무려 1조 1300억원에 달합니다. 사드 1개 포대 구매 비용과 맞먹는 액수입니다.

사드는 우리 군이 아닌 미군 자산입니다. 겉으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1차적으로 주한미군과 국내 거주 미국인을 위한 무기체계라는 건 다 아는 사실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황당해 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미국을 철썩같이 믿고 있던 국방부도 뒤통수를 맞은 모양새입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시절 발언들을 곰곰히 되씹어 보면 주한미군 사드 비용 요구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 여러 국가들과 맺은 협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그러면서 동맹국들의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거듭 요구했습니다.

한미는 지난해 3월 사드 배치 논의를 위한 공동실무단 구성 때 사드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국 측이 부담한다는 원칙을 담은 약정서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대신 한국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관련 규정에 따라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기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국방부는 우리 국민들과 사드 배치지인 경북 성주 주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성주골프장을 미군 측에 제공한 것입니다. 사드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배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사드 반대론이 다시 불붙을 수 있습니다.

특히 사드 비용 요구는 우리가 미국 측에 내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내년에 2019년 이후의 방위비 분담금을 위한 한미간 협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비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5년마다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재협상을 합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2014년 9차 협상에 따라 2018년까지 해마다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에 9300억원 가량의 방위비 분담금을 냅니다. 방위비 분담금을 공식적으로 부담한 첫 해인 1991년 1073억원 보다 9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입니다. 특히 지난 9차 협상에서 연도별 인상률을 4% 이내로 하기로 해 지난 해 한국은 9441억원의 방위비 분담금을 냈습니다.

지난 26일 오전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으로 사드 장비를 실은 미군 측 트레일러가 들어가고 있다. 이날 8000여명의 경찰이 골프장 인근에 배치돼 주민들의 반발을 막았다. [사진=연합뉴스]
방위비 분담금의 면면을 뜯어보면 사실 돈이 남아 쓰지 않고 이월되는 액수가 상당합니다. 방위비 분담금 중 군사건설을 위한 현물지급(건물 등)액이 과도하게 책정돼 매년 수백억 원 대의 현물지급액이 이월(移越)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군사건설비는 방위비 분담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큽니다. 지난 해 기준 4000억원에 달합니다.

사실 방위비 분담금 지급 초기에 군수건설비를 현금으로 지급했다가 현금 미집행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주한미군이 이자놀이를 한다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9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군사건설비 중 설계·감리 비용 목적으로 12%만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현물로 주는 방식으로 지급 형태를 바꿨습니다. 9차 협상금액이 처음 적용된 2014년 군사건설비 4110억 원 중 12%를 제외한 약 3617억 원이 현물지급분으로 정해졌습니다.

그러나 2014년에 현물지급분의 10%가 넘는 약 380억 원이 사용되지 않아 이월됐습니다. 2015년에는 군사건설비 현물지급분으로 정한 약 3650억 원 중 341억 원이 남아 다음 해로 넘겼습니다. 역시 10%에 가까운 이월액입니다.

예산의 10% 가량을 예사로 이월하면서도 예산은 계속 증액하는 ‘이상한’ 구조인 것입니다. 방위비 분담금 지급액 규모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부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2018년 협상 시 객관적인 수치를 제공하며 한국이 지불하고 있는 비용이 결코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입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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