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환자 줄어든다고..달빛어린이병원 의사들 조리돌림한 소아과 의사단체

조형국 기자 2017. 4. 27. 1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주간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달빛어린이병원’에 참여한 의사들에게 불이익을 준 의사단체가 경쟁당국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달빛어린이병원사업참여를 방해한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소청과의사회)에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이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소청과의사회는 2015년 2월부터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의 확대를 막기위해 회원 의사들에게 사업취소를 요구하고 징계방침을 통지하는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소아환자가 야간·휴일에도 응급실 아닌 일반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평일 밤 11~12시, 휴일 18시까지 진료하는 병원으로 2014년 8월부터 보건복지부가 지정해 정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소청과의사회는 1990년에 설립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단체로 전국 12개 지회, 약 3600명 소청과 전문의가 가입한 단체다.

이들 단체는 달빛어린이병원에 반대하는 명분으로 “달빛어린이병원은 아동병원 등 병원급 의료기관 위주로 운영될 수밖에 없어 대형마트처럼 동네병원 붕괴시키는 등 소아 의료체계 왜곡시킨다”고 주장해왔다. 야간·휴일에 아동·청소년들이 병원을 가면 그만큼 평일 낮 환자가 줄어 자신들의 영업권이 침해되고 수익이 줄어든 병원이 문을 닫는 얘기다.

공정위 조사결과, 이들은 달빛어린이병원에 참가한 의사들에게 직접 사업을 취소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3월 충남 ㄱ병원은 소청과의사회의 압력을 받고 사업을 취소했고, 같은해 5월 부산 ㄴ병원도 사업 연장을 못하도록 압력해 1년 뒤 사업이 취소됐다.

달빛어린이병원 의사들에 대한 조리돌림도 있었다. 이들은 참가 병원 의사들의 이름과 사진, 경력 등을 소청과 전문의 온라인커뮤니티 ‘페드넷’에 공개하고 비방글을 쓰거나 불이익을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ㄷ병원, 경북 ㄹ병원 의사들은 개인정보가 공개되자 심리적인 부담을 느껴 병원을 퇴사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달빛어린이병원 의사들이 페드넷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소청과 의사들은 페드넷을 통해 최신 의료정보나 구인구직 정보, 의료기기 구매정보 등을 얻는데 접속이 제한된 의사들은 병원 운영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외에도 달빛어린이병원에 참여하면 연수강좌·의사회 모임 참가를 금지하고, 소청과의사회 선거권·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등 회원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의 징계안을 결의, 통보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14~2016년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취소한 7개 병원 중 5곳이 소청과의사회의 영향으로 사업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민 건강 증진에 앞장서야할 의료전문가 집단이 자신의 힘을 이용해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고, 국민 건강과 보건을 위협하는 행위를 한 데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