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만 사던 LPG차, 5인승 RV부터 단계적 허용할듯

고재만,이승윤 2017. 4. 25. 17:5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발생 많은 경유차 대안으로 추진
충전소 부족·연비 등 개선할 문제점 많아 車수요 급증하진 않을듯

◆ LPG차 일반인도 산다 / 文-安 공약에 정부 호응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LPG 충전소. LPG 차량 사용제한이 대폭 완화되면 충전소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한주형 기자]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경유차를 대체하기 위해 일반인도 친환경 차량인 액화석유가스(LPG) 차를 탈 수 있게 관련 규제를 풀겠다."

대선 여론조사 1·2위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미세먼지 공약이다. 친환경 차량인 LPG 차량 규제를 풀라는 국회의 압박에 이어 유력 대선주자들이 LPG 연료사용 제한 완화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차기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 사실상 완화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25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관련 부처와 LPG산업협회 대한석유협회 등 업계, 산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학계가 참여한 'LPG 연료사용 제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오는 6월 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법 개정안 마련,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등 일정을 고려하면 이르면 올해 말에는 추가적으로 상당수의 일반 국민이 LPG 차량을 선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당초 미세먼지 대책으로 출발했던 LPG 규제 폐지 논의는 점점 판을 키우는 모양새다. 에너지 세제 개편과 미국 보호무역주의 대응 카드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현재 LPG의 세금은 ℓ당 221원으로 휘발유(745원)와 경유(528원)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LPG 연료사용 제한 완화에 따라 LPG 차량이 급증하게 되면 상당한 세수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경유세(또는 LPG세) 인상 등 에너지 세제 개편이 불가피하다. 정유업계는 LPG 차량 확대로 조세 수입이 급감하고 이는 정부의 세제 개편으로 이어져 결국 세금 부담이 늘어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LPG업계는 전체적인 환경비용을 감안할 때 세수가 줄더라도 미세먼지 배출이 적은 LPG 차량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며 맞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도 미국산 LPG 수입 확대는 매우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다. 현재 국내 LPG 수요의 3분의 2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최근 미국산 LPG 수입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전체 수입물량의 47.7%가 미국산이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전인 2011년 2100만달러에 불과했던 미국산 LPG 수입 규모는 지난해 12억2000만달러로 금액 기준 58배나 늘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LPG 연료사용 제한 완화에 반대했던 산업통상자원부의 입장 변화에는 미국 통상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산 LPG 수입을 늘리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임에도 불구하고 LPG 차량은 매년 감소세다. 2012년 기준 241만5485대에 달하던 LPG차는 지난해는 216만7094대까지 줄었다. 전체 등록차량 중 LPG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2.8%에서 9.9%까지 떨어졌다. 구입 가능자가 장애인·국가유공자 등으로 제한돼 있어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었고,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수익성을 이유로 잇따라 모델 단종에 들어가면서 LPG 차량 대수가 급감했다.

반면 경유차는 37.1%에서 42.1%로 5%포인트 늘어났다. 이명박정부가 추진했던 '클린디젤' 정책에 따라 경유차에 각종 세제 혜택이 주어지고, 소비자의 경유차 선택 폭도 넓어지면서 숫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MB정부의 클린디젤 정책은 결국 지금 미세먼지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을 보면 LPG의 연료 사용을 제한하는 이유가 수급과 안전인데 현재 상황을 보면 둘 다 실질적으로 해소된 상황"이라며 "LPG 차량을 법으로 제한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며 외국은 오히려 LPG 차량의 친환경성을 인정해 각종 세제 지원과 보조금 지급을 통해 구입을 장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시장과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LPG 차량 전면 허용보다는 우선 5인승 이상 다목적(RV) 차량부터 허용하는 방식처럼 단계적인 규제 완화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규제가 풀리더라도 LPG 차량 수요가 증가세로 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5일 기준 전국 LPG 평균가격은 ℓ당 857.7원으로 휘발유(1487.7원)의 57% 수준이지만 연비도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수송연료로서 경쟁력이 휘발유나 경유보다 높지 않다. 매일경제신문이 현대차 쏘나타를 기준으로 연비를 고려한 상대 연료비 수준을 분석한 결과 휘발유차를 100원이라고 봤을 때 경유차가 64.4원, LPG차는 75.6원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경유차가 연료비 측면에선 매력적이란 얘기다. 물론 에너지 세제에 변화가 없다는 전제에서다. 또 전국 충전소 개수가 2000여 개에 달한다고는 하지만 수도권에는 상대적으로 적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고재만 기자 / 이승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