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욜로족 잡기 나선 여행·호텔업계 욜로(YOLO)족 위한 여행법

박찬은 2017. 4. 19. 15: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치 만족형 소비를 하는 포미(For Me)족 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 올해는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말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가 트렌드 키워드로 등장했다. 이에 여행업계와 호텔업계에서도 ‘욜로족’, ‘포미족’ 및 혼자 밥 먹고(혼밥), 술 마시고(혼술) 여행하는(혼행) ‘혼족’을 겨냥한 1인 패키지를 연초부터 활발하게 선보이는 추세다. 게다가 지금은 5월 징검다리 황금 휴가를 앞둔 시점. 특급호텔에서 단돈 9만9000원으로 1인 호사를 누리던가, 1인 여행자를 타깃으로 만들어진 ‘욜로족’ 여행을 따라가봐도 좋겠다.

▶1인 욜로 여행자 모시는 여행업계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살자’를 뜻하는 ‘욜로(YOLO)’는 2017년 국내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여행업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과 2015년 사이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여행객 증가율(10.4% 증가)은 국내여행(1.8% 증가)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치 있는 것에 집중 소비하고자 하는 심리가 확산하면서 해외로 떠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 전 세계 여행 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한국인 여행객 1668명을 대상으로 ‘2017 여행 버킷리스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예산이나 타인의 의견에 기대기보다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여행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지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비용(21%)’이나 ‘지인의 추천(17%)’보다 ‘평소 가고 싶었던 곳(61%)’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는 것. 설문조사 참여자 10명 중 9명(92%)은 올해 해외여행을 떠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스카이스캐너 한국 시장 담당 박정민 매니저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집중하는 소비 성향이 확산하면서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욜로(YOLO)’를 대거 마케팅에 도입한 인터파크투어는 욜로족들이 주머니 가볍게 떠날 수 있도록 중국·동남아·일본·미주·유럽 등 각 지역별 다양한 해외여행 상품을 파격적인 특가에 판매하는 ‘지금 이 순간! 해외여행 인생특가’ 기획전을 선보였다. 인천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 인천에어포트 호텔은 슈페리어 더블룸 1박과 1인 조식에 30분간 마사지 프로그램을 추가해 11만원에 내놨고, 신라스테이 울산 호텔은 스탠다드룸 1박과 1인 조식, 비즈니스 트래블 키트를 제공하는 1인 패키지를 9만5000원부터 선보였다.

▶‘30대’ ‘여성’ ‘혼행족’ 중심으로 테마여행 인기

지난 4월13일 인터파크가 진행한 일러스트레이터 정승빈과 함께하는 마카오 드로잉 여행상품의 경우, 그림에 자신 없는 초보자들을 위해 여행 전 기초 드로잉과 채색법, 여행지에서의 드로잉 팁 등을 배우는 수업이 진행됐다. 마카오 곳곳을 누비며 전문가와 함께 그림으로 남기는 여행은 피부에 오롯이 새겨진다. 태국의 유명 물축제 ‘송크란 페스티벌’에는 여행작가 고아라 작가가 멘토로 동행했다. 단순한 축제 관람이 아니라, 태국을 대표하는 ‘담넌사두억’ 수상시장과 시장 사이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이 특징인 ‘위험한 시장’도 여행작가가 설명해주니 색달랐다. 테마여행을 즐기는 주 이용층이 ‘여성’, ‘30대’, ‘혼행족’ 등 세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고 밝힌 인터파크투어는 ‘마카오 드로잉 여행’ ‘태국 송크란 축제’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등 이색 테마 상품을 선보인 테마상품 ‘먹고찍고’ 2016년 매출이 전년대비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지러시아>를 쓴 국내 배낭여행 1세대인 서병용 작가와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을 하는 상품은 5월에 진행될 예정. 현재도 쿠바, 페루, 볼리비아 등을 여행작가와 함께 여행하는 프로그램 신청을 계속해서 받고 있다. 인터파크투어 마케팅팀 조혜영 팀장은 “욜로 라이프는 단순히 충동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경험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앞으로 이 같은 소비트렌드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여행 분야를 포함해 욜로족을 겨냥한 각 분야의 마케팅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급호텔을 10만원대로 즐기는 1인 패키지 출시 봇물

“뭐? 호텔에 아깝게 혼자 묵는다고?” 흔히 호텔 숙박은 1인 예약 시 싱글 차지가 붙어 2인 예약 시보다 많은 요금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트렌드에 따라 혼자서도 이색적으로 호텔 숙박을 즐길 수 있는 1인 패키지를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는 호텔이 많아졌다. 프리미엄 두피 케어 세트와 책을 선물하는 포미 패키지를 기획한 그랜드 힐튼 서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조현진 지배인은 “자신이 가치를 두는 상품에 과감히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 ‘포미족’에서 이름을 착안한 패키지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호텔에서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강남의 ‘옴므 패키지’는 1인 남성 고객을 위한 패키지로, 1인 고객을 위한 패키지 중에서도 특화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의 고급 호텔에서 머무르며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 패키지의 가격은 세금 포함 단돈 9만9000원. 그런가 하면 기존의 패키지의 판매 방식인 고정된 가격으로 특정 기간만을 판매했던 것과 다르게 시즌 및 날짜에 따라 가격이 변경되는 다이나믹 레이트를 적용한 1인 패키지도 나왔다. 머큐어 강남의 ‘열심히 일한 당신’ 패키지는 고객이 원하면 연중 언제든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게끔 변화를 줘 1인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나 혼자 산다’가 아니라, ‘나 혼자서 더 잘 산다’를 실현하고 있는 1인 고객의 취향을 잡기 위한 호텔업계의 프로모션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두피케어 제품과 에세이 증정하는 그랜드 힐튼 서울 ‘포미 패키지’

8만원 상당의 ‘닥터포헤어 (Dr.FORHAIR)’ 프리미엄 샴푸 세트와 에세이 <잘하고 있어요, 지금도>(서영아, 소담출판사) 1권을 선물로 증정하는 그랜드 힐튼 서울의 ‘포미 패키지’는 선착순 예약이 빠르게 마감돼 현재 일부 물량만 남은 상태다. ‘포미 패키지 Ⅰ(11만5000원)’은 디럭스 룸 1박, 뷔페 레스토랑 1인 조식, 수영장 및 피트니스 무료 이용, 사우나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포미 패키지 Ⅱ(15만5000원)는 이그제큐티브 룸 1박,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1인 조식,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해피아워 무료 이용, 수영장, 피트니스, 사우나 무료 이용 혜택 등이 포함된다. 모두 세금 및 봉사료 별도.

▶맥주와 팩 제공…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타임 포 미 패키지’

프리미어 룸에서의 1박과 함께 무료 조식, 해피아워, 하루종일 커피 & 차가 제공되는 22층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이용 혜택. 여기에 오후 2시 늦은 체크아웃과 24시간 피트니스 센터 이용이 포함된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의 ‘타임 포 미(Time for Me) 패키지’는 1인 전용이다. 나홀로 시간을 더욱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맥주 2캔과 프링글스 과자, 믹스 너츠, 육포로 구성된 스낵 팩(Snack Pack)과 페이셜 마스크 팩 2장을 선물로 제공해 10만원대에 특급호텔에서 나만의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가격은 16만원부터(10% 세금 별도)다.

▶남자 ‘혼족’ 유혹!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강남 ‘옴므 패키지’

남자 ‘혼족’을 위한 1인 패키지를 내놓은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강남의 프로모션도 화제다. 스탠더드 객실 1박, 조식 뷔페 1인, 사우나 1인 이용권에 남성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에스콰이어> 1권을 증정하는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강남의 ‘옴므 스타일’ 패키지 가격은 단돈 9만9000원(부가세 포함)이다. 연말까지 운영된다.

▶일요일에는 ‘For Me’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

‘오 마이 홀리데이 패키지’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이 올초 내놓은 ‘오 마이 홀리데이(Oh My Holiday)’ 패키지 역시 1인 홀로족은 위한 패키지다. 슈퍼리어 객실 1박과 함께 뷔페 레스토랑 ‘가든테라스’에서의 1인 조식 이용권이 포함된 ‘오 마이 홀리데이’ 패키지는 일요일과 월요일에만 적용해 가격도 낮췄다. 호텔 내 수영장과 지난해 11월 리뉴얼한 사우나와 피트니스 클럽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혼자서도 호텔에서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라는 뜻. 가격은 세금 포함 11만5000원부터다.

▶비즈니스 트래블러 위한

쉐라톤 그랜드 인천 ‘공항가는 길 패키지’

요즘은 패키지 이름도 이색적이다. 1인 비즈니스 트래블러를 위한 쉐라톤 그랜드 인천의 ‘공항가는 길 패키지’에는 송도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객실 1박과 함께 레스토랑 피스트(FEAST) 조식 뷔페, 피트니스와 실내 수영장 혜택이 포함돼 있다. 단기 출장을 다녀오는 1인 비즈니스 고객을 위해 호텔 내 7일 무료 주차 혜택을 제공하는 부분도 구미가 당긴다. 출국 시에는 칼 리무진 셔틀 버스로 공항까지 편안히 이동할 수 있다. 그야말로 패키지 명을 ‘공항가는 길’이라고 지어진 이유를 알게 하는 패키지다. 연말까지 진행되는 1인 패키지는 14만6000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으로, 허니무너들의 입소문을 타고 2인 여행자의 문의도 급증해 17만2000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에 패키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열심히 일한 당신, 최고급 침대에서 맥주를!

머큐어 강남 ‘열심히 일한 당신 패키지’

특급호텔의 최고급 침구와 맥주. 열심히 혹사당한 당신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머큐어 강남이 선보이는 ‘열심히 일한 당신 비즈니스 패키지’에는 최고급 듀벳 침구로 베딩된 스탠다드 객실과 쏘도베 레스토랑의 조식 뷔페와 함께 맥주 한 캔과 간단한 견과류가 포함돼 있다. 최근 늘고 있는 ‘혼족’과 비즈니스 차 강남을 방문하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기획됐으며, 시즌 및 날짜에 따라 가격이 변경되는 다이나믹 레이트를 적용, 원하면 연중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연말까지 진행되는 ‘열심히 일한 당신’ 패키지는 12만9000원(10% VAT 별도)이다.

▶1인 여행객 전용…그랜드 하얏트 인천 ‘베드 앤 브렉퍼스트 패키지’

비행기에서 타고 내려 도심까지 이동하는 것은 굉장한 체력 소모를 바탕으로 한다. 비행만 하면 피곤한 이유다. 인천공항에서 3분 거리로, 무료 셔틀 버스로 공항을 오갈 수 있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도 조식 뷔페와 객실 숙박, 수영장이 포함된 1인 패키지를 내놨다. 혼자 여행하는 고객들을 위한 ‘베드 앤 브렉퍼스트(Bed & Breakfast) 패키지’에는 객실 1박과 조식 뷔페(or 룸 서비스)와 실내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이용이 포함돼 1인 비즈니스 트래블러를 위한 심플한 패키지라고 할 수 있다. 연중 상시 이용이 가능하며 가격은 18만5000원부터.

▶배낭여행객들에게서 시작된

욜로(Yolo)족!

현재 내가 붓고 있는 주택종합청약통장이 과연 천정부지 높아진 집값과 주택 대란을 해결할 수 있을까? 뼈 빠지게 적금을 부어봐야 내 몸 한 칸 누일 방 한 칸 얻지 못하는 현실에서 소비자들은 ‘지금 내게 가장 소중한’ 상품을 사려 한다. 충동구매가 아닌 삶을 바꾸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는 것. 욜로란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로,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기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한다. 서구권을 중심으로 배낭여행족들 사이에서 인사를 대신해 쓰여왔다. 이들은 대개 경제적으로 크게 궁핍하지 않으면서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또 ‘욜로(YOLO) 라이프’를 살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그만큼 가치가 있는 곳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 <트렌드 코리아 2017>(김난도 외, 미래의 창)에서는 ‘컴온, 욜로(C’mon, YOLO)’라는 키워드로 올해 트렌드를 설명한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 지금 하고 싶은 것을 지금 하면서 살자’라는 생각을 지닌 소비자들이 오늘을 즐기려 한다는 것. 저자들은 “욜로족의 등장은 ‘카르페 디엠’의 현대판으로 현재지향적, 자기지향적, 감각지향적, 쾌락지향적, ‘금붕어형’ 소비가 확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행 예약 시 출발 며칠 전에 나오는 ‘땡처리 티켓’ 등 타임커머스를 즐겨 찾고 덕업 일치(좋아하는 것=직업)의 소비행태를 보인다는 것. 이는 곧 위시리스트(Wish List)에서 버킷리스트(Bucket List)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글 박찬은 기자 일러스트 포토파크 사진 스카이스캐너, 인터파크투어, 각 호텔, 포토파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75호 (17.04.25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티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