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정후 "아버지는 '바람의 아들'도 아닌 내게 가장 좋은 사람"

이재상 기자 2017. 4. 1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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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아버지처럼 하라고 해서 부담이 됐어요."

이정후는 "아버지는 정말 야구에 대한 말씀을 안 하신다. 항상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 선배들 이야기 잘 듣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는 조언만 해주신다"고 밝혔다.

이정후를 바라보는 많은 지도자들은 "지금은 '바람의 손자'라고 하지만 나중에 분명 이종범이 '이정후의 아버지'라고 불릴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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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의 슈퍼루키 이정후. © News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항상 아버지처럼 하라고 해서 부담이 됐어요."

'슈퍼루키' 이정후(19·넥센 히어로즈)는 데뷔 전부터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장남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모든 스포츠 스타 2세가 그렇듯 이정후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큰 산이었다. 매사 긍정적인 이정후지만 때론 '이종범의 아들'이란 타이틀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최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이정후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했지만 항상 '아버지만큼만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컸다. 나와 아버지는 분명 다른데, 그런 것들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모두가 잘 알고 있듯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였던 이종범의 아들이다. 키는 아버지(178㎝)보다 더 큰 185㎝로 우투우타였던 부친과 달리 우투좌타다. 유격수 출신이었던 이종범과 달리 지금 넥센에서 외야수를 보고 있다.

이정후는 "고교 1,2학년 때 외야수를 봤는데 3학년 때 유격수로 옮겼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외야에 있는 게 솔직히 마음이 편하다"고 밝혔다.

넥센 히어로즈 슈퍼루키 이정후와 아버지 이종범(넥센 히어로즈 제공). © News1

휘문고를 졸업한 이정후는 2017시즌 1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고 시즌이 시작하자고졸 루키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타격감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넥센의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찬 이정후는 2007년 임태훈(두산) 이후 10년 만의 순수 신인왕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시범경기 12경기에 나가 타율 0.455(33타수 15안타) 4타점의 성적을 냈다. 원래 내야수였던 이정후는 송구가 불안해 외야로 이동한 뒤 기량이 만개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선수라고 보기 보다는 그냥 한 명의 어엿한 프로 선수 같다"고 극찬했다.

넥센 코칭스태프는 취재진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줬다. "아버지(이종범)가 한 번도 아들한테 야구에 대한 조언이나 말을 하지 않는다더라.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나라면 절대 그렇게 못했을 것을 것이다.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을 텐데…"라고 했다.

이정후는 "아버지는 정말 야구에 대한 말씀을 안 하신다. 항상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 선배들 이야기 잘 듣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는 조언만 해주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변에서 아버지와 하도 비교를 많이 해서 요새 좀 부담스럽긴 하다. 그래도 내겐 화 한번 낸 적 없는 한없이 좋은 분이다. 웃긴 이야기도 잘 해주신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이정후는 아직은 수줍지만 당차게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다. 강병식 넥센 타격코치는 "(정후는)세세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완벽남'이다. 자기만의 타격존이 확고하다. 지금보다 앞으로 더 잘 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넥센 히어로즈 신인 이정후./ (넥센 히어로즈 제공) © News1

이정후는 부족한 부분을 꼽아달라는 말에 "타구 판단이나 수비 위치도 그렇고, 타격할 때 팔꿈치가 약간 들리는 것도 교정해야 한다. 부족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하소연 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잃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도 방망이는 자신 있었는데 프로에 온 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공들이 많아 적응이 힘들긴 하다. 하지만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하는 내 스타일을 유지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후를 바라보는 많은 지도자들은 "지금은 '바람의 손자'라고 하지만 나중에 분명 이종범이 '이정후의 아버지'라고 불릴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후는 "항상 타석에 들어서면 팬들에게 '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앞으로도 운동장에서 한발 더 뛰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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