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남상미, 좋은 사람이자 배우를 만나다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본 배우 남상미는 첫 인상 만큼이나, 따뜻한 심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선한 사람이자 배우인 남상미와 만났다.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연출 이재훈)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남궁민)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남상미는 극 중 경리부 대리 윤하경 역을 맡아 연기했다.
남상미는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해 드라마 '조선 총잡이' 이후 약 3년 간 공백기를 가졌다. 공백기 동안 다른 작품들을 '시청자'의 입장에서 지켜보며, 자신의 연기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내가 너무 강박을 가지고 연기에 접근했고, 연기를 힘들게만 생각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하면, 연기에 편안하게 다가가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던 찰나 남상미에게 운명처럼 '김과장'이라는 작품이 다가왔다. 다양한 작품들로부터 캐스팅 제안을 받았지만, 남상미는 결혼 후 첫 복귀작으로 '김과장'을 선택했다. '김과장'이 다루고 있는 소재가, 지금 시기에서 가장 필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참 좋은 이유 중에 하나가 대중에게 작품을 통해서 위로 등 뭔가를 드릴 수 있다는 점이에요. 대중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어서 '김과장'이 끌리더라고요."
"사회적인 이야기와 인간에 대한 위로를 더 그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감독님께 '러브라인을 빼면 어떨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어요. 직장인들의 애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여자 주인공은 사랑 때문에 걱정하고 그런 게 간지럽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그 안에 녹아들어서 같은 애환을 하고 보듬어주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더불어 남상미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능동적이고 당찬 성격을 지닌 윤하경이라는 캐릭터에 매료됐다고 했다. "여태까지 보여주지 않은 여자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하경이라는 캐릭터는 여자 주인공 캐릭터 치고 시원시원한 여자였던 것 같아요." 남상미의 말대로, 윤하경은 다른 작품 속 여자 주인공과는 다른 결을 지녔다. 사랑에 울고 웃고 수동적인 캐릭터가 아니었다. 윤하경은 남자 주인공과 함께 불의에 맞서 정의를 위해 싸우고, 겉으로는 유순해 보이지만 대장부 같은 기개를 지닌 인물이다. 또한 제 사람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위로할 줄 아는 따뜻한 심성을 지녔다. 또한 결혼 후 여자 배우가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의 폭이 좁은 것이 현실인 지금, 당차고 독립적이면서 거기다가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미혼의 캐릭터라는 점 역시 남상미가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또한 윤하경은 남상미가 바라는 삶과 맞닿아 있는 인물이었다. 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들이 가진 사연에 귀 기울일 줄 아는. 그래서인지 남상미는 그동안 연기했던 방식과는 다르게 윤하경을 연기했다. "저는 연기할 때 저를 많이 비우고, 작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색깔을 많이 입혀서 했었어요. 대사도 제 입에 맞게 안 바꾸고, 있는 그대로 했었어요. '인간' 남상미를 많이 지우고 연기하는 편이었죠. 근데 하경이는 저를 많이 이입시켰어요. 감독님이랑 이야기할 때도 '하경이는 이렇게 안 하지'보다 '저라면 이렇게 안 해요'라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 목소리와 톤으로 연기하려고 했어요."
극 중 윤하경이 악행을 저지르는 서율에게 숨겨진 사연을 듣는 장면 역시 이와 같은 이유로 남상미에게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해당 장면에서 윤하경은 서율을 회유하려 했지만, 서율은 앞만 보고 달려온 탓이 이제는 멈출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전했다. 남상미는 해당 장면에 대해 "제가 바라는 삶은 그거예요. 사람에게 누구나 다 사연이 있잖아요. 서율이 하경이에게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말해줬던 장면이잖아요. 하경이는 그걸 들어주고. 저에게도 하경이처럼 사람들이 가진 사연을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김과장'은 방송 4회 만에 지상파 수목극 시청률 1위에 등극, 연일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우며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이로 인해 남상미는 공백기가 무색하게, 성공적으로 배우로 복귀했다는 평을 받았다. 성공적인 복귀는 물론, '김과장'은 남상미에게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한 작품이기도 했다. 남상미는 '김과장'의 캐스팅 라인업을 처음 보고 이재훈 PD에게 "어떻게 이렇게 연기 잘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배우들로만 캐스팅하셨어요?"라고 물을 정도였다며 출연진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남상미는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작품인데 성공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 누구 하나 자신이 돋보이려 하기보다는 상대 배우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서로 도왔다고. 이에 '김과장'은 조연 캐릭터도 입체적으로 그려지며, 극을 다채롭게 꾸몄고 이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 "배우들이 서로 좋아가지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분위기? 너무 좋았어요. 너무 좋은 사람이자 인연을 만났다는 것에 행복하죠." 좋은 인연을 만나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그리고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잠시나마 위로를 전할 수 있었다는 점 때문에 '김과장'은 남상미에게 여러모로 감사한 작품이었다.
'김과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다음 작품을 생각해야 하는 시점. 남상미는 꼭 한 번 악역 연기를 하고 싶다며 소망을 전했다. "저 15년째 부르짖고 있어요. 태어날 때부터 악한 캐릭터를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저는 배우이다 보니까 다양한 걸 해보고 싶은 게 당연하잖아요. 여태까지 보여줬던 남상미의 모습이 아닌,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여기에 액션 연기 역시 잘 소화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 남상미다.
시종일관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연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앞으로 바라는 삶의 모습을 말하는 남상미를 보며 절로 마음이 따뜻해질 정도로, 그는 '좋은 사람'이자 '좋은 배우'였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요? 연기적으로는 변화무쌍하지만, 사람 자체로는 한결같은 사랑. 항상 진정성을 가지고 진심으로 다가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제이알 이엔티]
김과장|남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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