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플] 피케티 교수, "올랑드 대통령의 짝퉁인 마크롱 보다는 좌파 멜랑숑 지지"
[경향신문]

<21세기의 자본>을 쓴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에서 좌파 포퓰리즘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장 뤽 멜랑숑 후보가 중도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결선투표에 진출한다면 멜랑숑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의 경제정책을 자문하고 있는 피케티는 멜랑숑을 지지하는 이유로 “마크롱은 올랑드 정부 5년 동안의 경제적 재난에 공동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은 올랑드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냈으며 노동개혁과 기업규제 완화 등의 정책을 주도했다. 멜랑숑은 좌파연대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프랑스 앵수미즈)’ 후보이다.
피케티는 이날 프랑스 국회방송 ‘퓌블릭 세나(상원)’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크롱과 멜랑숑은 모두 사회당 출신이지만 마크롱이 성장주의 경제정책과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사회당 우파를 대표한다면, 멜랑숑은 서민친화적 경제정책과 반 EU입장을 보이는 사회당 좌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피케티는 부와 소득의 불평등을 초래한 자본주의의 동학을 분석하고 그 대안으로 글로벌 자본세를 주창해왔다.
파리경제대 교수이기도 한 피케티는 그러나 멜랑숑의 “유럽연합 관련 공약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유럽연합과 유로존 탈퇴라는 플랜B보다 유럽연합과의 재협상이라는 플랜A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멜랑숑은 당선된 뒤 유로화 평가절하 및 공공부문 적자 조정, 보호무역주의 등을 골자로 EU 와 협상을 벌여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유로존 및 EU탈퇴를 국민투표에 붙이는 ‘플랜B’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피케티의 충고는 “플랜B에 몰두하기 전에 플랜A를 명확하게 하라”는 주문이다.
‘올랑드 키드’로 성장한 마크롱은 지지율이 4%대로 내려앉은 올랑드와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선공약에도 노동개혁을 비롯환 경쟁력 강화 정책을 내놓았다. 피케티는 마크롱이 현 정부의 실책과 거리를 두는 것에 대해 “매우 놀라운 속임수”라고 꼬집었다.
사회당의 아몽 후보는 전국민 기본소득 공약을 비롯해 올랑드 사회당 정부의 성장주의 경제정책과 결이 다른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0% 밑으로 떨어지고 멜랑숑이 지지율 17~18%로 3위로 부상했다. 일각에선 1차투표의 1, 2위가 진출하는 결선투표에 멜랑숑이 마린 르펜 극우 민족전선(FN) 후보나 마크롱 후보 중 한명과 진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피케티가 돕고 있는 아몽 역시 멜랑숑이 결선투표에 진출한다면 그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호 선임기자 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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