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m 大佛.. "희망 주는 미륵 부처님 모셨어요"
천태종 "21세기 문화재 만들겠다" 2003년 기공식, 14년 만에 완공
청동 88t, 금박 15만장 등 들어가.. 미륵보전은 높이 33m 목조건물
청동(靑銅) 88t, 가로세로 11㎝짜리 금박 15만 장, 금가루[金粉] 1.6㎏. 지름 1m 이상 되는 수령(樹齡) 500~900년 된 캐나다산(産) 홍송 11t 트럭으로 240대 분량….
오는 10일 낙성법요식과 봉안 법회를 갖고 공개되는 천태종 분당 대광사(주지 월도 스님)의 미륵대불과 미륵보전에 쓰이는 재료의 양이다. 대광사 미륵보전과 미륵대불은 천태종(총무원장 춘광 스님)이 '21세기의 문화재'를 만들겠다는 원력으로 20년 이상 공을 들여온 불사(佛事). 앞으로 수도권 불교의 명소가 될 전망이다.
우선 미륵보전. 밖에서 보면 3층 건물이지만 안에 들어서면 통으로 천장까지 뚫려 있다. 고개를 거의 90도로 꺾어야 천장이 보인다. 바닥 면적 687㎡(약 207평), 높이 32.5m에 이르는 이 목조건물은 정면 5칸(31.5m), 측면 4칸(21.8m)에 이른다. 3층을 통으로 뚫은 비법은 나무를 가로세로로 덧대 지붕의 무게를 분산하도록 한 전통 다포(多包) 양식이어서 가능했다. 경복궁 근정전(바닥 면적 190평), 경회루(288평)와 견줘보면 그 규모가 짐작이 간다. 사찰 건축물로는 전북 김제 금산사 미륵전(정면 18m, 측면 13.3m), 전남 구례 화엄사 각황전(정면 26.3m, 측면 18.2m)과도 비교된다. 미륵보전 건축은 무형문화재 대목장 신응수(75)씨가 맡았다. 신씨는 "큰 불상을 모시는 만큼 중국과 일본의 대형 목조 건축물과 금산사 미륵전 그리고 경복궁 등 궁궐 건축을 참고해 지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미륵대불. 360도 돌아가면서 볼 수 있는 '앉은 키' 14.3m, 머리 높이 4.8m에 이르는 '거인'이다. 좌대(座臺)까지 포함하면 높이가 17m다. 무릎 앞에서 엉덩이까지 길이가 6.8m, 양 무릎 사이의 너비가 9.7m로 부처님 무릎 위에 성인이 올라가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부처님은 왼손에 보주(寶珠)를 들고 있는데, 보주가 없다면 부처님 손바닥 위에 사람이 올라설 수 있는 크기다. 일본 나라(奈良) 도다이지(東大寺) 청동대불(높이 14.8m)보다 약간 작은 정도다.
미륵대불은 조각가 김문섭(59)씨가 2006년부터 10년 넘게 작업한 결과다. 청평 작업장에서 주물을 뜬 후 1~1.5m짜리 작은 조각 150개로 분해해 대광사로 옮겨와 미륵보전 내에서 다시 용접하고 세 겹 옻칠을 입히고, 금박과 금분을 씌우는 과정을 거쳤다. 미륵불은 부처님 재세 때로부터 56억7000만년 후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한다고 알려진 '미래의 부처님'이다.
천태종이 대광사 미륵보전과 미륵대불 조성을 시작한 것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제2대 종정이었던 대충(大忠·1925~1993) 대종사 때 분당서울대병원 인근의 불곡산(佛谷山) 자락 1만여 평을 매입했다. 2003년 당시 전운덕 총무원장 때 기공식을 가진 지 14년 만에 완공된 것. 대광사 주지 월도 스님은 "2003년 당시 종단 어른들이 미래불인 미륵불을 모시기로 결정했는데, 요즘 세상을 미리 내다보신 것 같다"며 "여러 가지 이유로 좌절하고 불안한 시대에 이 부처님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대광사는 미륵보전은 참배 공간으로 삼을 계획이다.
천태종은 낙성과 봉안에 앞서 지난주 신도 1000여 명이 1년간 손으로 직접 쓴 법화경 사경을 불상 내부에 봉안했다. 10일 낙성법요식에는 종정 도용 스님과 총무원장 춘광 스님 등 스님과 신도 1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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