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朴 전 대통령, 靑 참모들과 상의 없이 해경 해체"

박근혜 전 대통령이 3년 전 세월호 구조 부실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청(해경)을 전격 해체하면서 청와대 참모들과도 상의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전직 해경 고위 간부의 증언이 나왔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참사 당시 해경의 고위 간부로 재직한 A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박 전 대통령이 해경 해체를 선언할 때까지 해경은 물론 청와대 참모들도 몰라 당황했다”며 “나중에 청와대 수석급 참모에게 (해경 해체 결정) 경위를 물어봤더니 ‘우리도 몰랐고 뒷수습하느라 힘들다’는 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후 한 달가량 지난 5월 19일 “해경이 구조 과정에서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해경 해체를 선언한 바 있다.
A씨는 “해경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영해 경비와 치안을 관할하는 국가 기능”이라며 “해경해체는 국가가 스스로 자신의 권한과 업무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해경을 해체할 당시에도 분노한 민심을 달래려고 해경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 조직체계와도 맞지 않는 대책이 나온 배경에 의구심이 일었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과 한 번 상의도 안 하고 해경 해체를 결정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자 박 전 대통령이 ‘그러면 내가 대한민국 모든 사람의 얘기를 다 들으라는 거냐’며 화를 냈다”고 폭로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선실세) 최순실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해양경비기능은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각각 넘어갔다.
그러나 해안경비에 구멍이 뚫리고 수사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상당했다. 2014년 당시 700명가량이던 해경 수사·정보 인력이 반 토막 나면서 5만여건에 달하던 해상범죄 검거건수는 2만여건으로 급감했다.
또 경비가 약화한 틈을 타 중국어선들이 우리 바다에서 활개를 치며 불법조업을 일삼아 어민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지난해 10월 서해에선 해경 고속단정이 불법조업 중국어선의 충돌 공격을 받고 침몰하기도 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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