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경찰도, 기자도, 모두 울었다
[머니투데이 목포(전남)=김민중 기자] [세월호 마지막 항해가 던진 큰 울림…"병폐 뚫은 희망의 싹, 풀어야할 숙제 산더미"]

경찰도 울었다. 3월31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 철망 안쪽에서 경계근무를 하던 경찰들이 밖에 있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보고 눈물을 닦았다. 보안 문제로 부두 진입을 제지당한 유족이 들여보내 달라며 애원하자 벌어진 일이다. 다행히 이날 낮 유가족 60여 명은 세월호 입항을 코앞에서 볼 수 있었다.
세월호 귀환을 확인하고 철망 밖으로 나온 오후에도 비슷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관련 보도를 접하고 속속 모인 목포시민들이 철망에 노란 리본을 달자 이를 지켜보던 경찰이 한참 동안 고개를 떨궜다. 한때 감정이 격해진 유족이 교통통제에 따르지 않고 차를 몰았는데도 경찰은 바라만 봤다.
이 같은 모습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질서유지를 해야 한다는 경찰의 책무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자 역시 다르지 않았다. 사건의 냉정한 관찰자로서 현장을 누벼야 하지만 어려웠다.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가 수차례 고동을 울릴 때는 미수습자들이 울부짖는 것 같았다. 결국 한쪽에 가 울었다. 그러다 '미수습자 가족·유족들이 오열하고 일부가 구급차에 실려갔다'는 사실을 놓쳤다.
현장에 있던 해양수산부 관계자, 목포시청 직원, 목포신항 관계자 등도 감정이 요동친 듯 했다.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취재진에 "아이들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라고 고백했다. 각자 할 일에 영향을 받을 만큼 돌아온 세월호가 주는 울림은 컸다.
울림의 성격은 기본적으로 슬픔이겠지만 또한 복잡다단하다. 3년의 절망, 분노, 자괴감, 그리고 희망과 성취감이 뒤섞였다. 공교롭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당일 세월호는 돌아와 묘한 카타르시스마저 더한다. 국정농단의 병폐를 뚫고 희망의 싹을 틔웠다.
세월호 귀환, 박 전 대통령 구속은 일단락이지만 또 다른 시작이다. 당장 미수습자들을 수습하고 정확한 참사 원인을 규명하는 게 급선무다. 박 전 대통령 관련 수사도 남았고 재판도 지금부터다. 진실은 책임을 묻기 마련이다. 낱낱이 밝혀 잘못한 사람은 벌하고 억울한 사람은 구해야 한다.
목포신항이 자리잡은 허사도(許沙島)는 시야가 탁 트였다. 그래서인지 세월호는 더 커 보인다. 우리는 울면서 이 거대한 세월호를 품었지만 이제는 눈물을 거둘 때다.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냉철하게 문제의 원인을 짚어내 칼을 들이대야 한다. 철저히 치료하지 않으면 치유되지 않고 심지어 재발한다.
목포(전남)=김민중 기자 mi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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