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그대와' 채동현, 달리기는 계속된다 [인터뷰]

김예나 기자 2017. 3. 3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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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현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목표를 향한 열정과 집념, 결코 좌절하지 않는 끈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지금의 배우 채동현을 만들었다. 마냥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하다가도 배우로서 소신을 밝히는 그의 눈빛은 그 어떤 순간보다도 진중했다.

연극 '헤비메탈 걸스' '택시드리벌' '발레선수' '밑바닥에서' '연애시대' '유럽블로그' '그남자 그여자' 등 수많은 연극 무대에서 활약하며 실력을 갈고 닦아온 채동현.

그런 그가 첫 드라마 데뷔작 케이블TV tvN 드라마 '굿 와이프'에 이어 최근 종영한 '내일 그대와'(극본 허성혜·연출 유제원)를 통해 다시 한 번 브라운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극 중 유치하고 수다스럽고 눈치 없는 황비서 역으로 출연한 그는 매 회 특유의 코믹한 연기로 드라마에 활력을 더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채동현은 가장 먼저 자신을 믿고 황비서 역을 맡겨준 유제원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무대 연기를 하며 즉흥 연기, 즉 애드리브가 몸에 밴 채동현에게 짜여진 대본, 전형적인 연기를 요하는 드라마가 주는 부담감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 하지만 유 감독은 채동현 특유의 자유분방하고 개성 강한 연기를 높이 평가하고 연기를 맘껏 펼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줬다.

채동현은 "감독님은 배우를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감독님 사인이 떨어지기 전까지 계속 애드리브를 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셨다. 특히 독특한 연기를 좋아하셨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뻔한 연기가 아니라 전혀 기대하지 못한 모습들을 연기했을 때 더 좋아하셨다"고 회상했다.

유 감독의 믿음과 배려 덕분에 채동현을 비롯한 많은 배우들이 더욱 더 역량을 드러낼 수 있었다. 더욱이 배우 박주희, 강기둥, 이봉련, 백현진 등 영화, 공연 쪽에서 오랜 경력을 지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작품인 만큼 각기다른 스타일의 연기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재미가 컸다.

"공연하는 배우들은 창조하길 즐긴다"고 표현한 채동현은 "그랬기 때문인지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화기애애하고 좋았다. 그만큼 배우들도 서로 이해하는 부분이 커서 팀웍도 확실히 좋았다. 마치 공연팀 같은 기분이었다. 그만큼 끈끈했고 서로 호흡도 좋았다"고 밝혔다.


드라마는 100% 사전 제작으로 완성됐다. 지난 가을부터 겨울까지 진행된 촬영 일정은 생각했던 것보다 빡빡했다. 채동현은 "사전 제작이라고 해서 여유로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감독님이 점점 좀비가 될 정도로 힘든 촬영 일정이었지만 워낙 현장 분위기가 좋으니까 다들 즐겁게 촬영했다"며 "또 당시 '도깨비'가 엄청나게 좋은 반응을 얻을 때였다. 당연히 '내일 그대와' 역시 '대박' 날 거라는 기대가 컸다"고 말을 이어갔다.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고 대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내일 그대와'도 반응이 좋을 거라고 다들 기대가 컸어요. 단체 대화방에서 방송 보면서 같이 모니터하고 얘기도 많이 나눴어요. 시청률이 떨어졌다고 해서 갑자기 다들 말이 없어지거나 그러지는 않았어요. (웃음)"

'내일 그대와'는 '도깨비'의 후속작이자 배우 이제훈 신민아의 '로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작 전부터 크게 관심 받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한 '내일 그대와'는 평균 시청률 1%대를 이어가며 조용하게 막을 내렸다.

채동현은 시청률이 낮게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영상 하나하나 쉽게 찍은 촬영이 아니었다. 한 장면 한 장면 찍을 때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저렇게 하면 어떨까 하며 감독님과 배우들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고 노력해서 만들어낸 작품이다"며 진한 애정을 엿보였다.

동시에 채동현은 '내일 그대와'의 진행 방식이 마치 '미드'와 같아서 좋다고 했다. '내일 그대와'는 현재와 미래가 오가는 타임슬립 소재의 드라마. 시간여행자인 주인공 유소준(이제훈)을 둘러싼 여러 가지 사건들이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내용을 담았다. 이와 같은 내용 전개는 흥미를 유발시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극에 몰입하기 어려움을 주는 단점이 있었다.

그는 "처음부터 친절하게 순차적으로 진행됐다면 시청자분들이 쉽게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의 매력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순서도 뒤죽박죽 바뀌고, 시간 흐름도 생각지 못했던 내용으로 바뀌면서 더 재밌고 매력적이었다. 이런 매력들 때문에 '내일 그대와'를 좋아하는 마니아 팬들로부터 호평을 많이 받은 줄 알고 있다"고 했다.

드라마는 다소 복잡하고 부족한 개연성을 보였지만 채동현이 연기한 황비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코믹함으로 일관했다. 물론 캐릭터 자체가 웃기는 것은 아니었다. 각 상황에 처한 황비서의 능청스러운 표정, 유연한 행동, 어리숙한 말 등이 웃음을 유발하는 포인트로 작용했다. 이를 두고 채동현은 "캐릭터를 오버스럽게 표현하기보다 상황의 재미를 살리는데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저는 오버하는 연기를 좋아하지 않아요. 연기에도 합당한 선이 있잖아요. 웃기기 위해 오버하기보다 차분한 톤으로 낭창하게 대사를 하면 더 재밌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워낙 상황들이 재밌다 보니까 제가 힘을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코믹하게 그려졌어요. 무리수를 두면 더 역효과가 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채동현이 코믹과 진중함, 두 가지 톤의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갈수 있는 비결은 다작을 통해 여러 가지 역할들을 맡았던 경험이었다. 그는 "한량에서부터 발레리노, 완전 상남자, 재벌 2세의 대학교수 등 해보지 않은 역할이 없다"며 "때문에 캐릭터 변신이란 제게 너무 당연한 것이었고 습관이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동현은 무대 연기의 경험이 드라마 연기에서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무대 연기에서 맡았던 캐릭터라 할지라도 드라마 연기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나는 연기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어떤 연기가 더 효과적일까 항상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의 연기적 고민은 이뿐만 아니었다. 그가 지닌 연기적 스펙트럼의 한계점 역시도 고민 중 하나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끊임없는 오디션. "굉장히 치열하게 오디션을 준비하는 스타일이다"고 밝힌 채동현은 "오디션 자체가 굉장히 특별하고 귀한 경험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항상 지금 보는 오디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밝혔다.

"예전에 혼자 일할 때 TV를 보다가 누군가 어떤 쇼프로그램에서 '오디션을 100번 보고 붙었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도대체 어디를 가야 100번의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것일까 생각이 들었어요. 제게는 오디션을 보는 것 조차도 어려웠던 시간들이었어요. 오디션만 보게 해주길 바라는 집착과 열망이 컸어요. 지금의 회사에 들어오고나서는 오디션을 보게해주는 자체가 감사해요. '꼭 붙어야지' 하는 마음보다는 이 정도까지 준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큰 것 같아요."

물론 매 오디션을 치열하게 준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채동현은 "같은 시간대에 오디션이 세, 네 개씩 겹쳐서 잡힐 때에는 체력적으로도 버티기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그럴 때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언젠가 그리워할 지금의 열정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다"며 지칠 줄 모르는 오디션을 향한 열정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가끔씩은 스스로도 맞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인지 의심들 때도 있었단다. 하지만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봤을 때의 희열이 좋다는 채동현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하나씩 해왔고, 지금도 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또 해낼 것이기 때문에 배우의 길에 서 있는 것"며 "누군가 비웃을지도 몰라도 오디션에 대한 집념은 계속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지금의 채동현이 꿈꾸는 모습은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그는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코믹이든 멜로든 정극이든 장르를 불문하고 맛깔나는 연기를 잘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잘 한다'는 의미는 말 그대로 완벽함을 나타낼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 담긴 제 열정과 끈기, 노력과 인내가 모두 녹아든 연기를 보여드리기를 바라는 바다"고 정의했다.

"열심히 달려왔다. 언제 결실을 맺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열심히 달려가겠다. 배우 채동현을 유심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는 그의 파이팅 넘치는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꾸준함을 무기로 배우라는 한 우물을 파고 또 파온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매니지먼트 구, 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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